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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솟는 물가에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은 물론, 전기료와 가스비 등 공공요금까지 오르면서 이른바 ‘삼중고’에 허덕이고 있다.(이미지=freepik) |
치솟는 물가에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은 물론, 전기료와 가스비 등 공공요금까지 오르면서 이른바 ‘삼중고’에 허덕이고 있다.
서울 건대입구역 인근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A씨(48·여)는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되면서 이제 좀 풀리려나 싶었는데 오히려 더 힘들어졌다”며 “월매출 1000만원 정도가 되는데 임대료와 고정비, 대출이자 등을 빼면 200여만원도 남지 않을 때가 많다”고 한숨을 쉬었다.
A씨의 분식접 인근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B씨(51·남)는 “정말 힘들게 가게를 유지하고 있는데 가스비용까지 올라 답답하다”며 “기존에 이것저것 나가는 것만 해도 감당하기 힘든데 가스비까지 치솟아 장사를 그만둬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걱정했다.
이처럼 각종 공공요금이 오르면서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1월 서울의 도시가스 소매요금은 Mcal(메가칼로리)당 19.691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4.2243원 대비 38.4%나 올랐다.
난방에 주로 사용되는 주택용 열 요금은 1Mcal(메가칼로리)당 지난해 3월 말 65.23원에서 4월 66.98원, 7월 74.49원, 10월 89.88원으로 계속해서 올랐다. 열 요금이 오른 것은 2019년 8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지난해 인상률만 37.8%나 됐다.
도시가스요금이 오른 이유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액화천연가스와 LNG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이처럼 에너지 수급난이 이어지면서 국제 LNG 가격은 지난해 12월 t당 1255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나 치솟았다.
앞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음식점업, 숙박업, 도·소매업, 기타서비스업 등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자영업자 2022년 실적 및 2023년 전망 설문조사’를 한 결과, 자영업자의 상당수는 경기침체가 2023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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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이 2023년 매출과 순익이 올해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 전망에 대해서는 2022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이 53.2%로 나타났으며, 2023년 순익 전망은 응답자의 54.0%가 올해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미지=전경련) |
지난해 매출과 순익 실적은 자영업자 68.6%가 2022년 매출이 2021년보다 감소했다고 답했다. 순익도 2021년보다 감소했다는 응답은 69.6%로 나타났다. 특히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이 2023년 매출과 순익이 2022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영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비용증가 요인으로는 ▲원자재·재료비(22.8%) ▲인건비(21.5%) ▲임차료(20.0%) ▲대출상환 원리금(14.0%) 등을 꼽았다.
조사 대상 자영업자들의 평균 대출금액은 약 9970만원이었다. 대출규모가 1억원 미만이라는 답변이 대부분(72%)이었고, 1억5000만원 이상 대출을 했다는 응답도 약 16%에 달했다. 경기회복 시기는 60%가 2024년 이후라고 관측했다. 2023년 하반기 내로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답변한 비율은 40.8%였다.
폐업과 관련해서는 약 40%가 향후 3년 내에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폐업을 고려하게 된 주요 이유로는 ▲영업실적 지속 악화(26.4%) ▲경기회복 전망 불투명(16.1%) ▲자금사정 악화 및 대출상환 부담(15.1%) 등을 꼽았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약 25%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장기화하면 결국 서민경제 전체가 휘청일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최소 2023년까지는 경제위기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힘든 고비를 넘길 수 있도록 자영업자들에 대한 세밀한 정책적 지원이 당분간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포커스 / 노가연 기자 ngy90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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