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It] ‘시니어’ 소비층 겨냥한 기업들이 뜬다!

김영란 기자 / 기사승인 : 2023-05-29 15: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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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력 겸비한 시니어...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추구
-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른 시니어 세대 위한 스타트업 증가

▲ 한 자동차회사의 ‘제2의 청춘카’라는 광고. 이 광고는 젊은 선남선녀 일색이었던 기존의 자동차 광고 형식을 깨면서 ‘신선하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나이는 숫자일 뿐. 누구보다 젊게 사는 시니어 세대의 모습이 당연한 달라진 세상’. 변화된 라이프 스타일은 소비트렌드의 판도도 바꾸어 놓고 있다.(이미지=현대자동차)

 

컴퓨터 모니터 앞, 시계는 12시를 가리키고 마우스를 광클하는 어느 순간 예매완료를 알리는 메시지가 뜬다. ‘오예~’와 ‘나이스~’를 외치는 모습은 의외로 흰머리가 풍성한 중장년의 여성이다. 한껏 꾸민 차림으로 집 앞에 도착한 승용차를 탄 이들은 흥에 겨워 춤을 추며 도심을 질주한다. 그 위로 흐르는 문구 “시니어 문화생활, 20대 추월. 60세 이상 문화 예술 관람률 76.4%”. 한 밤을 가르며 달리는 승용차의 모습과 함께 나오는 “세상, 달라졌다”라는 멘트.


한 자동차회사의 ‘제2의 청춘카’라는 광고다. 이 광고는 젊은 선남선녀 일색이었던 기존의 자동차 광고 형식을 깨면서 ‘신선하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나이는 숫자일 뿐. 누구보다 젊게 사는 시니어 세대의 모습이 당연한 달라진 세상’. 변화된 라이프 스타일은 소비트렌드의 판도도 바꾸어 놓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개인등록 자동차(법인 및 사업자 제외) 2184만여 대 중 60대 이상이 차주인 차량은 31.6%(690만7857대)로 집계됐다. 60대 이상 차주의 등록 차량 비중은 지난 2018년 12월 23.8%에서 꾸준히 증가해왔다.


자동차회사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중형 이하 차급에도 50·60대 이상 구매자의 유입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준중형=젊은층’ ‘대형=중장년’식의 단순한 등식은 이제 유효하지 않다”고 말했다. 

 

▲ ‘백세시대’라는 말이 무색하게 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요즘 중년은 더 이상 늙고 초라한 세대가 아니다. 가족을 위한 소비를 주로 해왔던 중년들이 이제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위해 아낌없이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이미지_freepik)


막강한 소비층으로 부상한 ‘시니어’
‘백세시대’라는 말이 무색하게 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요즘 중년은 더 이상 늙고 초라한 세대가 아니다. 가족을 위한 소비를 주로 해왔던 중년들이 이제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위해 아낌없이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변화된 소비 트렌드를 반영하는 ‘영포티’, ‘오팔세대’ 등의 키워드는 이제 낯설지 않다.


최근 이러한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반영하는 젊은 취향의 ‘라이블리 시니어(Especially Lively Senior, Senively)’, 즉 소비력을 갖추고 자기 인생을 즐기려는 시니어들이 주목받고 있다. 패션업계를 선두로 나이의 경계가 사라지는 에이지리스(Ageless) 브랜드와 60세 이상 시니어 모델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에서 주최한 시니어 모델 선발 대회에서는 무려 1천5백 명의 참가자가 몰리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구찌, 발렌티노, 앨러리 등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품 브랜드 역시 시니어 모델들을 앞다퉈 기용하고 있다.

 

▲ 유튜브에서 가장 옷을 잘 입는 할머니로 알려져 있는 1세대 패션 디자이너 ‘밀라논나’ (이미지_밀라논나 유투브 캡처)

 

라이블리 시니어의 대표적인 인물은 유튜브에서 가장 옷을 잘 입는 할머니로 알려져 있는 1세대 패션 디자이너 ‘밀라논나(이탈리아어로 ‘밀라노 할머니’를 뜻함)’다. 밀라논나는 각종 패션 팁 등을 알려주며 젊은 세대들과 끊임없는 소통을 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밀라논나’의 구독자는 2022년 12월 기준으로 94만 명을 넘어섰으며, 대표 패션 아이콘 배우인 한예슬과의 협업 콘텐츠에도 출연하기도 했다.


60대를 ‘노인’으로 부르는 것이 머쓱할 정도로 건강하고 액티브한 시니어들은 단순한 쇼핑과 같은 소비를 넘어 여행, 취미생활, 모임문화 등 외부활동까지 빠른 속도로 확산시키며 막강한 소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시니어 세대 위한 스타트업 증가 추세
이렇게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른 시니어 세대를 위한 스타트업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전까지는 시니어 돌봄에 주력한 서비스가 부각됐다면 최근에는 경제력과 여가를 즐기는 다양한 중장년층 관심사와 요구를 충족시키는 스타트업이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MZ세대에게 인기를 끌며 시장성을 증명한 관심사 소셜 기반 커뮤니티나 모임 플랫폼이 많아지고 있다.

 

▲ 스타트업 비바라비다의 중장년층 대상 소설 커뮤니티 서비스 ‘오이’ (이미지_앱 캡처

 

중장년층 대상 소설 커뮤니티 서비스 ‘오이’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비바라비다는 국내 유일의 중장년층을 주력 고객으로 선정한 취미 기반 소셜 플랫폼으로, 중장년층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앱을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를 다양한 사람들과 나눌 수 있고, 채팅보다 음성에 익숙한 중장년층을 위해 음성 소통 메타버스 서비스를 제공, 유대감을 쌓을 수 있게 지원하는 게 특징이다.


후케어스코리아 역시 5070세대 전용 커뮤니티 앱 ‘시놀’을 통해 친구 만들기, 액티비티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공통 관심사를 가진 이들간 1:1, 1:N 매칭을 지원하고 있다. 시놀은 사용자의 위치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동네 친구를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혹시 모를 여러 상황을 대비해 인공지능(AI)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악성 유저를 차단하고 있다. 시놀은 올해 11월 정식 론칭한 이후, 앱 다운로드 수가 4000건을 넘어섰다. 또 실제로 매칭된 커플 역시 100쌍이 넘는다.

 

▲ 후케어스코리아 5070세대 전용 커뮤니티 앱 ‘시놀’ (이미지_시놀 앱 캡처)

 

시니어 5060세대 맞춤형 여가 플랫폼 ‘오뉴’를 운영 중인 로쉬코리아는 5060세대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여가 활동을 찾고,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 온‧오프라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매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고객은 3천명 정도이며, 누적 고객은 1.5만명이다.


시니어 세대가 디지털 기술을 활발히 활용함에 따라 오프라인뿐만이 아니라 온라인 영역까지 소비의 유통경로가 다양해 졌다. 바인드는 중년 남성을 위한 패션 커머스 애슬러를 운영하고 있는데, 아웃도어용품 등 중년 남성 패션 특화 제품을 제공해 재구매율 31%를 기록했고 온라인에 진출하지 않은 남성 선호 브랜드 140개 독점 입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온라인 서비스 활용이 어려운 중장년을 위한 도우미 서비스 ‘똑비’는 ‘시니어 개인비서’를 자처하며 시니어들이 디지털 활용에 있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해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일상생활과 관련된 개인비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똑비는 최근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검색, 예약, 구매, 추천 등 네 개 영역의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똑비를 이용한 시니어들의 만족도가 높아 따로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서비스 시작 1년여 만에 이용 고객이 1,000여 명이 넘었다.

 

▲ 노화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를 인공지능(AI) 기술로 해결하고자 하는 에이지테크(Age Tech) 스타트업 실비아헬스는 비대면 인지건강 관리 플랫폼 ‘실비아’ 앱을 운영하고 있다. (이미지_실비아 앱 캡처)

 

정신적‧사회적으로 건강하고 활발한 삶을 추구하는 시니어 세대를 겨냥한 시니어 헬스케어 스타트업은 기술을 더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노화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를 인공지능(AI) 기술로 해결하고자 하는 에이지테크(Age Tech) 스타트업 실비아헬스는 비대면 인지건강 관리 플랫폼 ‘실비아’ 앱을 운영하고 있다. 치매 예방 효과가 입증된 임상 연구에 인간 중심 AI 기술을 접목해 치매 조기 발견·예방 솔루션 제공하고 있다. 병원을 가지 않아도 비대면 AI기술로 인지건강을 평가‧관리하고 전문가 피드백도 받을 수 있어 환자들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또 다른 시니어 헬스케어 리브라이블리는 시니어 통증 피드백과 운동 전천후 데이터를 활용해 자체 운동 처방 알고리즘을 개발했고, 가족 기반 헬스케어 커뮤니케이션 앱인 케어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션메드도 시니어를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 시니어 세대의 다양한 요구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그들의 편의성과 편안함, 건강과 웰빙, 가족과 사회관계 등을 고려하여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_freepik)

 

건강과 웰빙, 여가 활동, 디지털 기술 활용, 유통 경로 다양화, 지속 가능한 소비, 유지보수 및 개인 서비스 등 다양한 측면을 포함하고 있는 시니어 세대의 소비트렌드는 개인의 선호, 지역 문화, 경제 상황 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마케팅에는 꼼꼼한 시장 조사와 심층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시니어 세대의 다양한 요구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그들의 편의성과 편안함, 건강과 웰빙, 가족과 사회관계 등을 고려하여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이러한 제품과 서비스 개발을 통해 시니어 층의 관심을 유도하고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함으로써 신뢰와 만족도를 높여 나가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포커스 / 김영란 기자 supu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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