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정적 영향 최소화를 위한 노력과 대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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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에서 저소득층 주민들이 이주하고, 부유한 계층이 해당 지역에 유입되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과 함께 원래 주민들이 사는 곳에서 자리를 밀어내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은 다양한 사회문제를 양산하고 있다.(이미지_.flickr) |
한국은 급격한 도시화와 경제성장으로 인해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은 도시 내 저렴한 지역에서 저소득층 주민들이 이주하고, 부유한 계층이 해당 지역에 유입되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과 함께 원래 주민들이 사는 곳에서 자리를 밀어내는 현상을 말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젠트리피케이션 사례로는 서울의 이태원, 홍대, 경리단길 등이 있는데, 이 지역들은 예전부터 문화, 예술, 유행 등이 생산되고 소비되는 곳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과 함께 부유한 계층들의 유입에 따라 기존 지역주민들의 재생산이 어려워지고, 소득 격차와 문화 갈등이 심화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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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문화의 상징적인 장소로 알려져 있는 홍대지역은 임대료 상승에 의한 대표적인 젠트리피케이션 심화지역으로 꼽히고 있으며, 급속한 상업화로 인해 본연의 색채를 잃고 있다.(이미지_대한민국역사박물관) |
# 서울 홍대거리
서울 홍대는 1990년대 중반부터 젊은 예술가, 보헤미안적 지식인, 힙스터 성향의 문화소비자들이 모여들어 이른바 인디문화의 상징적인 장소로 알려져 있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취향과 개성있는 예술가들이 어우러진 홍대에는 대안문화의 성지로서는 물론 작지만 개성있는 식당, 카페, 바, 라이브 클럽, 댄스 클럽 등이 생겨나면서 상업적인 부분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예술과 대중문화의 중심지 서울 홍대는 형성 당시 저렴한 가격과 독특한 분위기로 유명했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급속한 상업화로 인해 홍대 앞 상권은 임대료 상승에 의한 대표적인 젠트리피케이션 심화지역으로 꼽히고 있으며,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고액의 임대료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본래 홍대 지역에 있던 문화예술인들은 합정역, 상수역 주변으로, 망리단길이라고 불리는 망원동과 홍대입구역에서 경의선 숲길로 이어지는 연남동으로 밀려나가게 되었고, 이들이 빠져나간 자리는 대기업의 프랜차이즈가 들어오고 임대료가 폭등하면서 계속해서 예술적 색채는 옅어지고 상업적인 색채만 강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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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전통적인 문화와 건축물이 보존되어 있는 서울 삼청동 또한 최근 몇 년간 상업적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도드라진 지역이다. (이미지_.flickr) |
# 서울 삼청동
한국의 전통적인 문화와 건축물이 보존되어 있는 서울 삼청동 또한 최근 몇 년간 상업적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도드라진 지역이다. 서울에서 가장 공시지가가 낮은 낙후지역이었던 삼청동은 1990년대 인사동 인근에서 활동하던 예술가들이 이동해 빠르게 상업화되었다.
전통적인 한옥 건물은 복원되어 고급 주택이나 게스트하우스로 이용되고, 예술 갤러리, 디자인 스튜디오, 카페, 공방 등과 같은 문화 예술 관련 시설로 탈바꿈되면서 고가의 주택과 상업 시설은 원래 지역 주민들에게는 경제적인 부담으로 작용되었으며, 전통적인 가치와 문화를 상업화시키는 과정에서 본래의 아이덴티티가 희석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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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특하고 개성적인 상점과 카페들로 상권을 이루던 경리단길은 과다한 경쟁, 임대료 상승, 그로 인한 폐업과 환경 악화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경리단길은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쇠락의 길에 접어 들었다.(이미지_flickr) |
# 서울 경리단길
서울 경리단길은 이태원의 주된 상권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로 이곳에 찾아든 해외 유학파 셰프들이 식당을 시작한 곳으로, 독특하고 개성적인 상점과 카페들로 상권을 이루면서 유명해졌다.
육군중앙경리단에서부터 하얏트호텔 입구까지 다양한 음식 옵션, 캐주얼한 분위기를 가진 개성 넘치는 펍 스타일의 술집이나 카페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었으며,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면 서울 시내와 남산이 한눈에 들어와 주말뿐 아니라 주중에도 사람들로 넘쳐나던 곳이었다.
서울의 연리단길, 망리단길 뿐만 아니라 경주의 황리단길, 부산의 해리단길과 같은 경리단길을 모방한 거리가 형성될 만큼 성공한 골목상권의 롤모델이었지만 과다한 경쟁, 임대료 상승, 그로 인한 폐업과 환경 악화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경리단길은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쇠락의 길에 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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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로수길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상가 임대료가 급상승하였고, 이로 인해 가게들의 창업비용은 크게 늘어나게 되었다.(이미지_대한민국역사박물관) |
# 서울 강남 가로수길
쇼핑과 문화를 즐기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이던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또한 마찬가지다. 가로수길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상가 임대료가 급상승하였고, 이로 인해 가게들의 창업비용은 크게 늘어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지역 내 작은 가게들은 생존이 어려워지고, 대형 프랜차이즈나 외국계 브랜드들이 지배적인 입지를 차지하게 되면서 지역 특성은 사라지고 대중화되어버리면서 예전의 분위기와는 달리 텅텅 비고 있다.
지역의 지속가능 발전 위해서는 균형 유지가 중요
이러한 젠트리피케이션의 현황들은 이외에도 많은 지역에서 찾아 볼 수 있는데, 이로 인해 주거지역의 변화와 이주, 문화의 퇴색, 경제적 불평등, 사회적 고립 등 다양한 문제점들이 양산되고 있다.
부동산 투기와 외부 투자로 인한 주택 가격 급등은 원주민들에게 경제적 압력을 가중시키고 원래 주거하던 사람들이 이주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낸다. 주거비용 상승은 원주민들의 생활비를 높여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또한 기존 지역의 특색과 독특한 분위기가 사라지고, 대형 상업시설과 고급 아파트가 증가함에 따라 지역의 개성과 아이덴티티가 퇴색되는 결과를 초래해 사회적인 융합과 지역 사회의 결속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 새로 유입된 부유층과 원주민 간의 사회적 격차가 커지면서 상호 이해와 교류가 어려워지고, 지역 내부에서 갈등과 분열을 야기할 수 있다. 이는 지역 사회의 화합과 개발에 방해가 되며, 사회적인 연대감과 공동체 의식을 약화시키는 문제점을 야기하기도 한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시 발전과 관련된 복잡한 문제이기에 이러한 현상을 단순히 부정적인 현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도시 발전의 측면에서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 발전을 위한 균형 유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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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 감천문화마을 역시 젠트리피케이션 문제와 정면으로 마주했고, 재생의 부작용도 겪었다. 현재 감천문화마을은 마을공동체의 진화를 통해 여러 유형의 젠트리피케이션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다.(이미지_flickr) |
전문가들이 꼽는 그 대안으로는 첫째, 주거지역의 다양성을 유지하고 보호해야 한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한 이주와 주거비용 상승으로 기존 주민들이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주거 보조금과 임대료 제한 정책을 도입할 수 있다. 또한, 원주민들의 희망하는 생활 방식과 주거 환경을 고려하여 도시 재생 및 개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둘째,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사회적 보호망과 경제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원주민들에게 주거비용 지원뿐만 아니라 직업 훈련, 고용 지원, 창업 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의 지원을 강화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경제적 격차를 완화하고 지역 사회의 포용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셋째, 지역 사회의 참여와 대화를 촉진해야 한다. 원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지역 개발 및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는 공간을 마련하여 지역 사회의 의사 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주민들 간의 상호 이해와 교류를 위한 문화 프로그램, 지역 사회 행사 등을 개최하여 지역 사회의 결속력을 강화할 수 있다.
넷째,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규제와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부동산 투기에 대한 강력한 규제와 거래세, 재건축 등의 제한을 통해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조절하고, 주거 시장의 안정을 추구해야 한다. 또한, 개발 사업과 재생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와 모니터링을 통해 사회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정책의 효과적인 실행과 관리가 중요하다.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대응 정책은 체계적으로 계획되고 실행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와 지방 자치 단체는 적극적인 협력을 추구하고, 정책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평가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정책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속적인 개선과 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다양한 노력들이 동반될 때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지역 사회의 포용성과 지속 가능한 도시 발전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다.
소상공인포커스 / 노가연 기자 ngy90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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