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이슈] 불경기‧기후변화 속 재활용 제품들이 뜬다! 

김영란 기자 / 기사승인 : 2022-09-06 23: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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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집행위원회, 에코 디자인 새로운 규정 발표...규정 적용 대상 확대 시사
▲ 재활용 제품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재활용 상품은 가구, 옷, 소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각광받으며 디자인 또한 리폼되어 새로운 트렌드를 구사하고 있다.(이미지_pixabay)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재활용 제품 
어려운 경기 탓에 쇼핑은 상상도 못했던 워킹맘 신 모(32)씨는 최근 집 인근에서 열린 재활용 바자회에서 만 원도 채 안 되는 가격에 옷 한 벌을 사고 횡재한 기분이다. 재활용 의류이긴 하지만 꼼꼼한 바느질에 세련된 스타일의 유명 브랜드 옷을 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이러한 풍경은 재활용 제품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재활용 상품은 가구, 옷, 소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각광받으며 디자인 또한 리폼되어 새로운 트렌드를 구사하고 있다. 새 것에 대한 동경, 재활용 제품이 구시대적이고 촌스럽다는 편견은 이제 버릴 때가 됐다. 찢어진 청바지를 이용해 만든 치마, 오래되고 촌스러운 스타일의 시폰 치마를 개조해 만든 원피스 패션 등 재활용의 변신은 그야말로 무죄다. 있는 그대로도 무방하지만 새롭게 개조돼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독특한 알뜰함을 즐겨 보는 것도 생활의 즐거움이다.  

 

▲ 낡고 오래된 물건이 지닌 풍미와 아름다움을 새롭게 조명해 미적 감각으로 풀어내고 있는 예술품들은 예술이 주는 감동은 차지하고서라도 새로운 시대상을 엿보게 하고 있다.(이미지_pixabay) 

 

버려진 고물이 예술이 된다고? 
예전 한 인디밴드가 버려진 고물을 하나의 타악기, 현악기, 관악기가 되는 과정을 스토리로 풀어내는 공연을 기획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빈 유리병에 빨대를 꽂은 뽁뽁이 피아노, 대형 짬통을 가로질러 놓은 두꺼운 고무줄을 롤러 손잡이와 머리빗으로 연주하는 짬통 베이스, 크고 작은 주사기로 화음을 넣는 주사기 피리 등 재활용 제품으로 탄생한 독특한 20여 가지 악기로 무대를 채웠다. “세상에 없는 악기를 만들어 공연에 올리겠다”는 그들의 인식도 그러하지만, 무심코 버려진 고물들이 음악으로 태어나는 광경은 사뭇 경이롭기까지 하다.

 

▲ 이란 작가 모흐센 헤이다리 예가네흐 (Mohsen Heydari Yeganeh)는 폐기된 도구들, 나무조각, 천조각 등 고물상이나 길거리에서 주어온 폐기물을 이용해서 예술작품으로 제작하여 재생시키는 예술작업을 하고 있다.(사진_Mohsen Heydari Yeganeh 인스타그램)

 

 

▲ 이란 작가 모흐센 헤이다리 예가네흐 (Mohsen Heydari Yeganeh)는 폐기된 도구들, 나무조각, 천조각 등 고물상이나 길거리에서 주어온 폐기물을 이용해서 예술작품으로 제작하여 재생시키는 예술작업을 하고 있다.(사진_Mohsen Heydari Yeganeh 인스타그램)

 

이란 작가 모흐센 헤이다리 예가네흐 (Mohsen Heydari Yeganeh)는 폐기된 도구들, 나무조각, 천조각 등 고물상이나 길거리에서 주어온 폐기물을 이용해서 예술작품으로 제작하여 재생시키는 예술작업을 하고 있다. 사슬을 사용하여 새의 깃털을 만들고, 강철 칼날을 사용하여 부리를 만드는 등 고물을 결합하여 예술작품을 탄생시키고 있는 그는 자신의 작품을 "날아다니는 쓰레기(flying garbage)" 라고 부른다.

 

그의 조각작품은 추상적인 요소를 생동감이 있고, 표현적인 캐릭터로 결합해 새로운 디자인으로 창조해 냄으로써 낡고 오래된 물건이 지닌 풍미와 아름다움을 새롭게 조명해 미적 감각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러한 예술가들의 활약은 예술이 주는 감동은 차지하고서라도 새로운 시대상을 엿보게 하고 있다. 

 

▲ 아모레퍼시픽이 1년간 고객으로부터 수거한 화장품 공병으로 제작된 예술작품(사진_아모레퍼시픽)

  
환경을 생각하는 ‘에코 디자인’ 
22년 3월 31일, EU집행위원회는 ‘09년 발표된 에코 디자인 지침(directive)을 개정하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 새로운 규정은 제품의 내구성(durability), 재활용 가능성(reusability)등 총체적인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다양한 기준을 추가했다.


이러한 부분은 에너지 소비와 무관한 품목들도 에코 디자인 규정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으며, 또 품목별 요구 사항도 에너지 효율성에 국한되지 않아 기업들이 지켜야 할 준수사항의 범위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반인들에겐 다소 생소한 용어인 ‘에코 디자인’은 환경과 디자인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어디서든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러한 재활용 제품의 재발견은 생산과정에서의 환경 피해를 줄이고 제품의 기능, 품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환경 친화 디자인이다.


이러한 에코 디자인 제품은 유해물질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오랫동안 사용이 가능하고 사용 후에도 재이용, 폐기하기 쉽도록 설계되어 그 실용성을 인정받고 있다. 영국 ‘리마커블 팩터리’에서 제작한 문구 제품, ‘쌈지’에서 만든 친환경 브랜드 ‘고맙습니다’의 면 크랙과 PP 포대를 이용한 빅백, 라벨을 재활용한 파우치 등도 인기를 끌었다.  

 

▲ 영국의 디자인 문구 회사인 리마커블(remarkable)은 버려지는 일회용컵과 버려진 레코드판을 모아 이를 다시 분쇄하고 재가공해 필기구를 만드는 원료로 활용한다.(이미지_remarkable 홈페이지) 


사소한 일상 재활용품을 활용해 무언가를 만드는 일은 비단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래되고 지루해진 물건들을 이용에 자신의 생활에 맞게 재활용하는 것 또한 새로운 상상력의 시작이자 발전이다.


오래된 물건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게 되는 재활용품. 책상과 휴지통이 결합된 테이블, 스탠드와 손전등 기능이 동시에 가능한 소품, 폐상자를 이용한 잡지꽂이 등 천덕꾸러기 폐품을 이용해 다시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도 일상에 지치고 무료한 이들에게 가슴 뿌듯한 일로 남을 것이다.

 

소상공인포커스 / 김영란 기자 supu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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