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 매체, 한국 2030 허세문화로 비판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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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카세’란 ‘맡긴다’는 뜻의 일본어로 고객이 직접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주방에서 셰프가 일정한 순서로 음식과 술을 제공하는 일종의 코스요리다.(이미지=pixabay) |
# 서울 신논현동에 위치한 한 오마카세 가게. 목재로 된 테이블과 의자, 나무벽, 일본식 찻잔과 음식을 담을 그릇 등 일본 전통식 가게의 분위기를 갖추고 있다.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 손님들은 셰프가 준비한 음식과 술을 먹으며, 조용히 대화를 나누거나 맛을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 이 가게는 일반적인 오마카세 가게와는 다르게, 일본식 오마카세 뿐만 아니라 한국식 요리도 함께 제공하고 있어 외국인 고객들도 많이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일정한 순서로 제공되는 음식‧술의 조화로 다양한 층으로부터 매우 인기를 끌고 있다.
셰프가 연출하는 특별한 맛, ‘오마카세’
‘오마카세(お任せ)’ 열풍이 꾸준히 화제가 되고 있다. ‘오마카세’란 ‘맡긴다’는 뜻의 일본어로 고객이 직접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주방에서 셰프가 일정한 순서로 음식과 술을 제공하는 일종의 코스요리다.
오마카세는 일본의 전통적인 식문화 중 하나로, 일본식 다이닝에 가면 다양한 종류의 일본 요리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오마카세는 한 번에 모든 요리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요리마다 시간을 두고 즐길 수 있어 매력적이다.
하지만 주방장이나 요리사가 최고의 식재료와 기술을 사용하여 조리한다는 특별함으로 인해 일반적으로 다른 메뉴보다 비싼 가격대를 이루고 있다. 오마카세 가게의 가격은 가게마다 상이하지만 보통, 일반적인 오마카세 코스는 한 사람당 5만원 이상부터 시작하여, 10만원 이상, 20만원 이상의 가격대도 있다. 더욱 고급스러운 재료나 코스 구성일수록 가격이 높게 책정되어 있으며 일부 오마카세 가게는 예약제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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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오마카세는 기존의 일본식 코스요리뿐만 아니라 이탈리안, 프랑스 등의 요리를 접목시킨 혼합 오마카세도 인기가 있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오마카세의 매력을 더욱 넓혀주고 있으며, 한국음식 문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이미지=.freepik) |
최근 오마카세는 기존의 일본식 코스요리뿐만 아니라 이탈리안, 프랑스 등의 요리를 접목시킨 혼합 오마카세도 인기가 있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오마카세의 매력을 더욱 넓혀주고 있으며, 한국음식 문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음식을 접하는 과정에서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일본음식과 한국음식을 조합한 혼합 오마카세나 한국식 오마카세 등의 새로운 시도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식 오마카세가 아닌, 한국식 오마카세를 제공하는 가게들도 많아지고 있어 한국의 전통적인 음식과 술을 오마카세 메뉴로 제공하여 고객들의 만족을 더하고 있다. ‘한우오마카세’, ‘커피오마카세’, ‘디저트오마카세’ 등 다루는 음식의 장르도 넓어지고 있으며, 일반적인 레스토랑에서는 느낄 수 없는 셰프의 연출과 맛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들에게 인기가 있다.
2030세대에 부는 ‘오마카세’ 열풍
최근 2030세대에게 무지출, 무소비, 짠테크 등의 소비가 유행하고 있지만, 동시에 자신의 취향에 대해서는 지출을 아끼지 않는 양면성을 보이고 있다. 자신이 가치를 두는 부분에서는 과감하게 지출을 하는 반면, 절약할 수 있는 소비에는 최대한 지출을 아낀다.
기존의 소비 패턴에서 벗어나 유연하고 다양한 소비를 추구하는 2030세대는 새로운 경험과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자신이 즐긴 음식과 여행지를 공유하는 등 SNS 상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오마카세’는 새로운 요리 경험과 인스타그램 등의 SNS에 게시할 컨텐츠를 제공하는데 최적화 되어 있기에 SNS를 통해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공유되면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를 두고 최근 한 일본 매체는 한국에서 스시 ‘오마카세’ 식당 방문이 유행하는 현상에 대해 “한국 젊은이들의 사치, 허세의 상징”이라며 비꼬는 기사를 보도한 적 있다. 이 매체는 서울의 한 오마카세 레스토랑을 방문한 뒤 “손님의 20%가 사업 관계, 나머지 80%가 20~30대 커플”이라며 “첫 데이트나 생일, 크리스마스 등 기념일에는 인기 있는 오마카세 레스토랑을 예약한다. 서울시내의 인기 오마카세는 점심에 13만원, 저녁엔 25만원 정도로 가격이 비싼데, 평가가 좋은 레스토랑의 주말 예약은 일주일 전부터 마감된다. 연인과 함께 SNS에 사진과 영상을 올려 다른 사람에게 자랑까지 하는 것까지가 세트”라며 한국의 소비 풍조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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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먹거리와 새로운 요리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층에게 오마카세 같은 새로운 요리 경험은 이들에게 매우 매력적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소비트렌드인데 이를 단순히 ‘허세’나 ‘사치’로 치부하는 것은 편협하고 악의적인 관점이라는 의견도 있다.(이미지=.freepik) |
하지만 이에 대해 반박하는 의견들도 관측되고 있다. 다양한 먹거리와 새로운 요리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층에게 오마카세 같은 새로운 요리 경험은 이들에게 매우 매력적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소비트렌드인데 이를 단순히 ‘허세’나 ‘사치’로 치부하는 것은 편협하고 악의적인 관점일 뿐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음식을 먹는 것 이상의 경험을 통해 함께하는 사람들과 다양한 음식을 함께 즐기는 상황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소셜 라이프를 즐기는 것이 무슨 문제냐는 의견도 있다.
색다른 경험을 통한 ‘오마카세’의 상호작용
한 소셜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는 소셜미디어를 후끈하게 달구고 있는 ‘오마카세’ 열풍에 대해 “오마카세 경험은 식음이 주는 감각적 만족뿐 아니라 식재료에 대한 ‘배움’의 니즈를 충족시킨다. 오마카세 연관 식음 키워드의 변화를 살펴보면, 오마카세 문화가 시작된 일식에서 ‘한우오마카세’, ‘커피오마카세’, ‘디저트오마카세’ 등으로 다루는 음식의 장르가 넓어지고 있다. 한우의 다양한 부위 이름과 맛, 커피의 원산지에 따른 맛과 향, 디저트의 다양한 종류와 맛 등을 심도 있게 배우고 경험하며, 단순히 먹는 행위를 넘어 음식에 대한 지식을 학습하는 장의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개인적으로 소중한 사람과, 셰프와 소통하며 식사하는 색다른 문화를 경험을 통해 어떤 음식이 나올지 모른 채 모인 사람들과 소통하는 오마카세의 ‘상호작용’이 지금 이 시대가 원하는 경험”이라 덧붙였다.
이어 “오마카세 문화는 ‘전문가’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주방장에게 내맡긴다는 의미가 ‘○○카세’라는 형태로 변용되기도 하는데, 그 예로 ‘이모카세’, ‘엄마카세’, ‘삼촌카세’, ‘아재카세’ 등이 있다. 노포의 이모님, 우리 집의 엄마가 차려낸 음식은 고급 음식은 아니지만 먹는 사람을 생각하며 성의 있게 만들어낸 정성스러운 음식이다. ○○카세의 변용은, 정성이 담긴 음식을 내놓는 사람은 누구나 오마카세 다이닝의 셰프처럼 존경받아야 마땅한 사람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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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카세’ 열풍은 긍정적‧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한국의 맛과 재료를 활용하여 오마카세를 새롭게 구성하고, 다양한 문화적 콘텐츠와 연계하여 새로운 한국 자신만의 고유한 오마카세 문화를 만들 수도 있다. (이미지=pixabay) |
‘오마카세’ 열풍이 고가의 음식과 불필요한 소비를 부추긴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지만, 한 끼 식사가 아니라 특별한 날이나 소중한 인연과 함께하는 시간으로 생각하고 즐기는 것이 문제가 될 것 없다는 의견도 상존한다.
‘오마카세’ 열풍은 긍정적‧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한국의 맛과 재료를 활용하여 오마카세를 새롭게 구성하고, 다양한 문화적 콘텐츠와 연계하여 새로운 한국 자신만의 고유한 오마카세 문화를 만들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 자신만의 고유한 오마카세 문화를 만들어가는 노력과 새로운 발전을 이끌어내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소상공인포커스 / 김영란 기자 supu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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