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직장인에서 만두 장인으로

경기 시흥 유통상가 지하에 자리한 '만두라'는 한눈에 보아도 세월의 깊이가 느껴지는 공간이다. 들어서는 순간 구수한 사골 육수 향이 코끝을 감싸고, 좁은 홀은 단골손님들로 조용하게 채워져 있다. 이 가게를 이끌어온 노희탁(70세)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어떻게 만두 사업을 시작하게 됐나요?
원래 회사에 다니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친한 친구가 만두 장사를 했는데, 장사가 너무 잘되고 직장 월급보다 벌이가 훨씬 좋아 관심을 갖게 됐어요. 친구의 권유로 2~3년 정도 배운 후 1985년에 창업을 했고, 처음 5년은 다른 상호로 만두집을 운영하다가 1990년에 지금의 '만두라'를 인수해 이어받았습니다.

1985년 첫 창업 이후 40년. 만두라는 그사이 단순한 동네 식당을 넘어 정부로부터 '백년가게' 인증을 받은 역사 있는 맛집으로 성장했다. 유통상가 직원들의 구내식당처럼 시작한 작은 가게가, 이제는 전국에서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명소가 된 것이다.

맛이 정직하다는 말 한마디가 참 마음에 와닿았어요. 저는 그 말을 가슴에 새기고 항상 정직하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자고 다짐합니다.

— 만두라 노희탁 대표

② 수제 만두피·족타 반죽·사골 육수

만두라의 시그니처 메뉴는 만둣국과 통만두다. 모든 만두피와 만두소는 매일 직접 수제로 빚는다. 노 대표가 특히 자부하는 것은 두 가지, '족타 반죽'과 '사골 육수'다.

Q. 시그니처 메뉴를 소개해 주세요.
만둣국의 만두피는 굉장히 얇고 앺아들하면서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입니다. 육수는 직접 끓인 사골 육수로 다른 곳에서 먹어볼 수 없는 저희만의 맛이 있어요. 통만두는 계속 끓이는 사골 육수의 김으로 만두를 쪄내기 때문에 더욱 부드럽고 윤기가 흐릅니다. 만두피는 족타로 반죽해서 쫄깃한 식감도 즐길 수 있습니다.
만두라 만둣국 만두라 수제 만두

족타(足打)란 발로 밟아 반죽하는 전통 방식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글루텐이 충분히 발달해 만두피가 쫄깃하고 직겨지지 않는다. 수십 년간 이 방식을 고집해 온 노 대표의 손과 발에는 그만한 내공이 담겨 있다.

???? 백년가게 인증 & 방송 출연 이력

중소벤처기업부 '백년가게' 인증 (30년 이상 운영, 전망·보존가치 인정) | KBS '생활의 달인' 출연 | tvN '수요미식회' 출연

③ 애착 메뉴 — 사골 칼국수와 김치만두

Q. 가장 애착이 가는 메뉴가 있나요?
사골 육수로 만든 사골 칼국수와 김치만두입니다. 김치만두는 배추 겉잎으로 만든 겉절이를 소로 쓰기 때문에 아삭한 식감이 다른 곳과 확실히 다릅니다. 많은 분들이 이 두 메뉴도 꼭 드셔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만두라 김치만두 만두라 사골칼국수 만두라 내부

④ 40년을 버틴 소신 — 정직한 맛

Q. 운영 소신이 있다면요?
어떤 손님이 "맛이 정직하다"고 말씀해 주신 적이 있습니다. 그 말이 참 마음에 와닿았어요. 저는 항상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즐길 수 있도록 정직하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 이야기도 '정직함'과 맞닿아 있다. "방송에 나온 식당은 기대하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아서 속는 셈 치고 왔는데, 기대 이상으로 맛있어서 눈물이 난다"고 했던 손님의 한마디가 지금도 노 대표의 가슴속에 남아 있다.

⑤ 위기 극복 노하우 — 즉시 시정, 끝없는 성실

Q. 40년간 위기는 없었나요?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부족한 점은 즉시 시정하며 운영했습니다. 정직하게 하다 보면 언젠가 손님들이 알아주실 거라 믿으며 열심히 했더니 큰 어려움 없이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예비 창업자들에게 전하는 조언도 간결하고 확고하다. "식당 창업을 생각한다면 음식에 관심이 있어야 하고 맛을 낼 줄 알아야 합니다. 주방장이 맛을 변형할 때 이를 알아채고 시정할 줄 아는 능력이 없으면 반드시 실패합니다. 성실함은 기본이고, 손님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⑥ 앞으로의 계획 — 직영점 확장과 가업 승계

Q. 앞으로의 계획은요?
이 가게를 오랫동안 잘 운영해 나가고 싶고, 많은 사람들이 만두라의 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직영점을 늘리려는 계획이 있습니다. 현재 아들 친구가 저희 가게를 이어받기 위해 일을 배우고 있는데, 그 친구가 잘 배워서 만두라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식당으로 자리잡으면 좋겠습니다.

1985년 한 직장인이 친구의 만두 가게에서 눈을 떴던 순간부터 2025년 백년가게 인증에 이르기까지, 만두라의 40년은 '정직한 맛'이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족타 반죽의 쫄깃함, 직접 끓인 사골 육수의 깊이, 배추 겉절이 김치만두의 아삭함 — 유통상가 지하의 작은 공간에서 피어난 이 맛이 앞으로도 오래오래 이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