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부터 다르다. '달빛양과점'. 양과점(洋菓店)이라는 오래된 단어에 달빛을 얹었다. 화려한 브랜딩도, 대형 프랜차이즈의 화력도 없다. 그저 골목 안 작은 가게에서, 오늘도 누군가의 하루가 조금 달콤해지기를 바라며 반죽을 치댄다. 그 손끝에는 수년간의 취미와, 한 번의 큰 결심, 그리고 시아버지와 함께 만든 인테리어의 못 자국들이 고스란히 박혀 있다.

달빛양과점은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 가게다. 하지만 대표의 이야기는 오픈 훨씬 이전부터 시작된다. 취미로 디저트를 만들던 수년의 시간, 직장을 그만두고 홀로 창업을 결심한 날의 두려움, 그리고 시아버지의 손과 함께 직접 가게를 꾸린 시간들. 그 모든 과정이 지금 이 가게의 벽 하나, 진열대 하나에 새겨져 있다.

① 자영업을 시작한 계기 — "직장이 안 맞았고, 디저트가 나를 살렸습니다"

달빛양과점 대표가 처음 자영업을 떠올린 건 '도피'에 가까웠다고 한다. 직장생활이 맞지 않았고, 그 답답함을 달래던 것이 하필 디저트였다.

Q. 달빛양과점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직장생활을 하다가 잘 맞지 않아서 자영업을 처음 생각하게 됐어요. 그전에는 취미로 디저트를 만들었는데, 만들면서 너무 힐링이 되더라고요. 몇 년 동안은 취미로만 했는데, 어느 순간 '이걸 가게로 해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몇 년. 그 시간이 중요하다. 수많은 창업 실패 사례가 '준비 없는 열정'에서 비롯되는 것과 달리, 달빛양과점 대표는 오랗동안 취미라는 이름 아래 실전을 쌓아왔다. 레시피를 다듬고, 재료를 실험하고, 지인들에게 맛보이며 반응을 확인했다. 가게 오픈은 그 긴 준비의 마지막 문이었다.

" 취미로 디저트를 만들면 너무 힐링이 됐어요.
몇 년을 취미로만 하다가, 어느 날 가게로 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
달빛양과점 대표

에스프레소 머신 앞에 선 달빛양과점 대표. 편안한 웃음 뒤에는 수년간의 준비와 창업 초반의 치열한 시간이 담겨 있다. / 사진=김영란 기자

② 사업을 통해 겪었던 고충과 어려움 — 직접 망치 들고, 시아버지와 함께 만든 가게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죠." 대표는 씩 웃으며 말했다. 창업 초기의 가장 큰 벽은 역시 '돈'이었다. 인테리어 비용을 아끼기 위해 전구 하나부터 선반 하나까지, 모두 직접 손에 쥐었다.

Q. 달빛양과점을 운영하면서 시행착오와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가게 오픈하면서 경제적인 부분이 제일 어려웠어요. 전등 하나부터 가게 구석구석 정성이 들어갔는데, 시아버님 도움으로 인테리어를 전부 셀프로 했어요. 비용을 줄이려면 그 방법밖에 없었거든요. 쉽지 않았지만, 그래서 이 공간에 더 애착이 가요."

달빛양과점의 초록색 문틀과 레이스 커튼, 낡은 듯 따뜻한 목재 선반. 이 모든 것이 사실은 대표와 시아버지가 함께 고른 자재들이고, 함께 박은 못들이다. 외주를 맡겼다면 이렇게까지 세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째면 셀프 인테리어가 이 가게만의 '온기'를 만들어낸 비결인지도 모른다.

또 하나의 어려움은 마케팅이다. 가게 위치가 눈에 잘 띄지 않는 탕에 홍보가 절실하지만, 요즘 SNS에 넘쳐나는 과대광고를 보면 선뜻 따라 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Q.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 마케팅이라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고민인가요?
"요즘 과대광고가 너무 많잖아요. 제가 사실과 다르게 광고를 하는 게 싫어서 광고를 안 하다 보니, 위치도 좋지 않고 해서 홍보가 정말 고민이에요. 어떻게 정직하게 알릴 수 있을까, 매일 생각해요."
달빛양과점 낮 외관

낮에 본 달빛양과점 외관. 초록색 창틀과 나무 간판이 골목에서 조용한 존재감을 발한다. / 사진=김영란 기자

달빛양과점 진열 상품

가게 진열대를 가득 채운 피컨파이, 호두파이 등 다양한 베이커리. 천연 재료를 사용한 정성이 한눈에 느껴지다. / 사진=김영란 기자

③ 브랜드 개발 스토리 — "단맛도 자연에서, 천연꿀과 홍시를 고집하는 이유"

달빛양과점의 시그니처는 피컨파이와 호두파이다. 흔한 재료처럼 들리지만, 이 두 메뉴에는 대표의 철학이 가득 녹아 있다.

Q. 카페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와 그 비결을 소개해 주세요.
"피컨파이와 호두파이가 저희 가게의 시그니처 메뉴예요. 좀 더 건강하게 만들고 싶어서 천연 재료를 많이 썼어요. 단맛을 내려고 천연꿀이나 홍시를 사용했거든요. 그래서 제가 자부하고 있어요. 자신 있게 권하는 베스트 메뉴인데, 손님들은 다른 메뉴들도 좋아하세요. 동네 상권이다 보니 어른부터 아이들까지 다 창아주세요."

인공 감미료 대신 천연꿀과 홍시. 대형 마트 재료 대신 천연 재료. 이 선택은 비용을 높이지만, 대표는 타협하지 않는다. "제가 드시면서 힐링이 됐던 것처럼, 손님들도 드시고 진짜로 좋았으면 해요." 이 단 한 문장이 달빛양과점의 브랜드 철학이다.

???? 달빛양과점 시그니처 메뉴

피컨파이 · 호두파이 — 천연꿀과 홍시로 단맛을 내고, 정제 설탕을 최소화한 건강 지향 베이커리. 어른부터 아이까지 온 가족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동네 대표 과자점을 지향한다.

④ 정부와 지자체에 바라는 점 — "보여주기 정책 말고, 진짜 도움이 되는 정책을"

정부와 지자체의 소상공인 지원 정책에 대해 묻자, 대표의 표정이 조금 무거워졌다.

Q. 정부와 지자체의 소상공인 지원 정책이 실제로 도움이 됐나요?
"보여주기식 정책만 하지 말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해주셨으면 해요. 창업을 준비하면서 사업계획서도 써야 하고, PT도 해야 하고, 준비해야 하는 과정들이 너무 많았는데, 다 선착순이에요. 심사 기준도 까다롭고요. 이해는 하지만, 실제 소상공인에게는 도움이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준비된 사람'을 뽑는 지원 제도가, 정작 '준비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닿지 않는 아이러니. 복잡한 서류, 선착순 마감, 높은 심사 기준. 제도가 있어도 현장에서 쓰이지 못한다면, 그 제도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 선착순이고, 심사도 까다롭고, 준비 과정도 복잡해요.
보여주기 정책 말고, 진짜 소상공인에게 닿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

⑤ 경영 철학 — "물 위에 떠 있는 백조처럼, 겉은 우아하게 속은 치열하게"

Q. 달빛양과점을 운영하면서 세운 소신이나 철칙이 있다면요?
"제가 만드는 디저트를 손님들이 드시고 힐링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 가게의 목표예요. 재료도 그 목표에서 절대 타협하지 않아요. 그리고 과대광고는 하지 않아요. 제 것에 대해 솔직하고 싶어요."

손님이 '힐링'하기를 바라는 마음. 그것이 재료 선택에도, 인테리어에도, 광고 방식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힐링을 팔면서 과대광고를 할 수 없다는 논리는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⑥ 창업에 도전하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조언

Q. 카페나 자영업을 꿈꾸는 예비창업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학생분들이 가게 창아오셔서 '저도 이런 예쁜 가게 하고 싶어요'라고 많이 말씀하세요. 근데 저는 솔직하게 말해요. 자영업은 일단 힘들다는 각오를 단단히 하고 해야 한다고요. 자유롭게 출근하는 예쁜 직업으로 아시는데, 직장 다닐 때보다 더 일싵 나오고 더 늦게 들어가요.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백조 같아요. 겉은 우아해 보여도 발밑에선 쉾 없이 버둥거리는 거거든요. 그 각오가 먼저예요."
" 자영업은 물 위에 떠 있는 백조 같아요.
겉은 우아해 보여도, 발 밑에서는 쉽 없이 버둥거립니다.
그 각오를 먼저 단단히 하세요. "

에필로그 — 달빛이 지지 않는 가게를 꿈꾸며

Q. 앞으로의 계획과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온라인 판매를 활성화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오래오래,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내실을 단단하게 해서, 오래된 유명한 가게를 만들고 싶어요."

'오래된 유명한 가게'. 빠르게 뜨고 지는 가게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달빛처럼 은은하게, 그러나 꺼지지 않고 오래 빛나고 싶다는 바람. 달빛양과점이라는 이름이 그래서 더 잘 어울린다. 달빛은 화려하지 않지만, 밤마다 어김없이 떠오른다.

???? 이 기사의 키워드
#소상공인인터뷰 #달빛양과점 #베이커리창업 #피컨파이 #호두파이 #셀프인테리어 #소상공인줌 #창업조언 #천연재료 #골목상권 #2025소상공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