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人줌] ‘36년 야채 상인’ 송태숙 사장 “요즘 시장에도 대이어 장사 하는 젊은이들 많아 부럽기도 하다”

이재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4-25 16:3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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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유치원 보낼 때쯤 시작한 장사가 어느덧 40여년 앞둬…코흘리개 막내가 이제는 시장에 나와 어머니 일 도와줘”
▲송태숙 사장은 전통시장에서 36년째 야채장사를 해오고 있다.(사진=이재윤 기자)

“그때는 사람들한테 치일 정도였지.” 팔달신시장에서 36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 ‘성주상회’ 송태숙 사장은 그 시절을 회상하며 희미한 웃음을 지었다. 아이들 유치원 보낼 때쯤 시작한 장사가 어느덧 40여년을 앞두고 있으니 세월이 많이 흘렀다. 코흘리개 막내가 이제는 시장에 나와 어머니 일을 도와주고 있으니 시간이 참 빠르기도 하다며 웃는다.


팔달시장은 야채, 청과물 도매시장으로 유명하다 보니 지금도 새벽 3시면 전국 각지에서 온 상인들로 하루를 연다. 송태숙 사장도 새벽 3시면 어김없이 팔달시장에서 하루를 연다. 

 

송태숙 사장은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새벽이면 찾아오는 사람들 있으니 나와야지.”라며 웃었다. 전에는 새벽에 나와서 팔고, 낮에 나와서 잠깐 하면 하루 장사가 됐는데 요즘은 밤 8~9시까지 종일 가게를 지키고 있어도 예전만 못하다고.

 

▲송태숙 사장은 전통시장에서 36년째 야채장사를 해오고 있다.(사진=이재윤 기자)

 

‘성주상회’는 원래 제사에 쓰이는 나물, 야채 위주로 장사를 했다고 한다. 요즘은 제사도 많이 간소화하고 줄이는 추세라 그렇게 많이 나가지는 않는다고. 대신 다른 야채, 채소류도 팔면서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산지에서 사온 우엉을 다듬는 딸과 남편의 모습을 보며 송태숙 사장은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일은 많다”며 웃었다.


요즘 시장에도 대를 이어서 장사를 하는 젊은이들이 많아 부럽기도 하다. 일을 도와주는 딸에게 “한 번 해볼래?”라고 넌시지 물어보지만 돌아오는 답은 “엄마가 평생 고생하는 거 봤는데, 하고 싶겠나?”이다. 그래도 마음 한편에는 시장에 더 많은 젊은이들이 들어와 송태숙 사장이 처음 장사를 하던 그 시절처럼 다시 사람과 사람에 치이는 날이 왔으면 하고 바래본다.

 

소상공인포커스 / 이재윤 기자 liehan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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