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人줌] 광덕시장 45년 지킴이 ‘참기름 할머니’의 바램

이경희 기자 / 기사승인 : 2022-10-03 09:5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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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대명동 광덕시장에서만 45년 장사를 해온 위정숙 사장.(사진=이경희 기자)

 

시장 안으로 들어서 고소한 참기름 냄새를 따라가니 곧장 선산상회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기름을 짜러 온 할머니 두 분이 비슷한 연배의 사장님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대구 대명동 광덕시장에서만 45년 장사를 해온 위정숙 사장과 손님들은 그 세월만큼이나 오랜 친구가 되었다. 


“내가 스물세살에 여기서 장사를 시작했는데 처음엔 채소가게를 했어요. 그러다 참기름으로 바꿨는데, 옛날엔 장사가 참 잘 됐지요. 지금은 코로나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전에도 예전에 비하면 말할 것도 없죠. 그래도 그렇게 장사해서 애들 다 키우고 지금은 또 이렇게 가게 나와서 사람들도 만나고 큰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소일거리라 생각하고 그냥 하는 거죠.”

 

▲위정숙 사장은 직접 국산깨를 구입해 참기름을 짜서 가게를 찾는 손님들에게 판매한다.(사진=이경희 기자)

말은 그렇게 하지만 가게 한켠엔 국산깨 가마니가 수북이 쌓여 있다. 한쪽에선 들깨 껍질을 벗기는 기계가 부지런히 돌아가고 있고, 위정숙 사장은 손님들과 대화를 하는 중에도 기계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직접 국산깨를 구입해 참기름을 짜서 가게를 찾는 손님들에게 판매하는데 주로 젊은 주부들이 많이 찾는다. 연세가 있는 분들은 직접 깨를 구해와 기름을 짜달라고 하는데 그럴 땐 작업비만 받고 짜드린다.


위정숙 사장은 “이 나이에 뭐 바랄 게 있겠어요. 그저 시장에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고 다들 장사가 잘 됐으면 하는 게 다지”라며 웃었다.

 

소상공인포커스 / 이경희 기자 leegh0224@biz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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