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년 넘는 세월 한 자리를 지키며 장사한 김영자 사장.(사진=이재윤 기자) |
[소상공인포커스 = 이재윤 기자] “여기서 장사한 게 30년이 넘었는데, 그때는 요 앞이 비포장도로에 집들도 초가집이었어요. 리어카 두 대 지나기에도 비좁은 골목이었는데, 장날이면 골목에 좌판들이 꽉 들어차서 리어카 한 대도 지나기 힘들 정도였어요.”
시장이 막 형성되기 시작했을 때를 생각하면 비록 시장 환경이 열악하긴 했지만 사람들로 북적이던 기억만으로도 마냥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그랬던 시장이 어느 날부턴가 주변이 재개발되고 대형 마트들이 하나, 둘 들어서면서 점점 위축되기 시작했다.
엄지축산이 세 들어 있는 건물도 곧 재개발이 된다고 한다. 30년 넘는 세월 한 자리를 지키며 장사를 해 왔는데, 마음이 착잡하기만 하다.
“세상이 변하는 걸 뭐라 하겠어요. 그나마 우리 집 고기를 찾아오시는 오랜 단골들 때문에 사는 거지. 처음 장사할 때부터 우리는 암소만 취급했고 지금도 그래요. 그런 집 잘 없을 거예요. 한 번 드신 분들은 차이를 바로 아세요. 그래서 멀리 이사 가서도 일부러 여기까지 찾아오는 오랜 단골들이 많아요.”
시장이 점점 위축돼 마음이 착잡하지만, 김영자 사장은 “우리 시장이 정말 아늑하고 따뜻한 시장”이라며 애정을 표현했다. 이곳에서 자식들을 시집, 장가보내고 손주들도 다 봤다. 시장 환경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꿋꿋이 시장을 지켜온 건 함께 장사를 하는 상인들, 그리고 잊지 않고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있어서다.
김영자 사장은 “상인회장님을 비롯해 다들 열심히 애를 쓰신다”며 시장이 예전처럼 사람들로 북적이는 날이 올 거라 믿는다고 했다. 그 믿음으로 오늘도 시장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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