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코노미, 사회적‧브랜드의 새로운 가치 제시
![]() |
▲ 1950년대 6.25 피난민의 힘겨운 삶의 터전으로 시작되어 현재에 이르기까지 부산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부산 감천문화마을(이미지_pixabay) |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이후 세계는 유래없는 변화를 겪었으며, 이전과 다른 새로운 표준이라는 의미의 '뉴노멀'이 강조됐다. 특히 코로나19라는 위기에서 기업과 가구의 생존을 위한 각국의 대규모 재정정책 이후, 소상공인은 인플레이션, 공급망 이슈, 노동력 부족 등과 같은 부정적 경제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소비자 온라인 시장 성장에 따른 언택트 소비와 함께 MZ세대를 중심으로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트렌드, 지역 기반의 로컬브랜드가 부상하고 있다.
지역 기반의 로컬브랜드 부상, ‘로코노미(Roco-nomy)’
MZ세대는 소유보다는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며, 개성있고 트렌디한 로컬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큰 것이 특징이다. 또한 대기업 중심의 규격화된 제품 또는 서비스보다 경험과 가치를 중시하는 성향을 나타낸다. 경험과 지역 및 동네만이 가진 고유한 가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이러한 기회를 포착한 지역브랜드가 등장하고, 소규모 골목상권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러한 소비트렌드는 로코노미(Roco-nomy)로 불리고 있는데, 이는 로컬(Local)과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로 지역사회 내부에서의 소비와 생산, 교류를 중심으로 한 경제 활동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이후 외출, 여행이 제한되면서 소비자는 골목길에 있는 오프라인 매장경험을 통하여 새로운 가치를 얻으며, 소상공인 또는 종업원이 취향에 맞는 제품을 추천해주고 지역 내 커뮤니티 장소의 역할도 하는 지역기반의 로코노미샵이 새로운 비지니스로 등장한 것이다.
최근 몇 년간, 로컬 시장에서의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로코노미는 대한민국의 창업분야에서도 중요한 트렌드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로컬 브랜드의 성장과 소비자들의 지역적 연결성 증가로 인해 로컬 마케팅 전략과 지역사회 기반의 사업 모델이 중요시되고 있다.
![]() |
▲ 로코노미의 장점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것이다. 지역적 특성에 맞춰 제작된 제품과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제공하고, 지역 상인들의 경제적 기회를 늘려주며 지역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지역회의 참여와 협력을 촉진시키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다.(이미지_pixabay) |
로코노미의 장점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것이다. 지역적 특성에 맞춰 제작된 제품과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제공하고, 지역 상인들의 경제적 기회를 늘려주며 지역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지역회의 참여와 협력을 촉진시키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다. 이러한 장점들이 적용되어 성장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지역마다 독자적인 매력을 지닌 ‘지역 브랜드’다.
지역적인 소속감과 연결성을 중요시하는 MZ세대의 관심을 반영하여, 로컬 커머스, 로컬 맛집 탐방, 지역 여행, 문화체육 행사 참여 등 로컬과 관련된 즐길거리가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다. 특히, SNS를 통해 자신이 방문한 지역의 맛집, 여행지, 문화체육 행사 등을 공유하며, 자신의 취향과 감성에 따라 로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인기를 끌고 있다.
MZ세대는 로컬을 즐기는 것으로 지역 경제에 기여하고, 지역 사회에 소속감을 느끼며, 지역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고 발견하는 등 다양한 이점을 누리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MZ세대의 로컬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여, 지역적인 특성을 고려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
▲ 스타벅스 경동1960점(이미지_신세계그룹) |
지역 전통시장과의 상생, ‘스타벅스 경동1960점’
전통시장의 부흥과 상생을 목적으로 경동시장 폐극장에 둥지를 튼 경동1960점은 스타벅스의 ‘커뮤니티 스토어’ 5호점으로, 지역사회의 긍정적인 변화와 장기적인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개발된 스타벅스의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이다.
젊은이들의 뜨거운 인기를 끄는 ‘스타벅스 경동1960점’은 서울 경동시장 안 오래된 폐극장을 리모델링해 오픈했다. 레트로와 트렌디함이 느껴지는 인테리어와 60년간의 이야기가 담긴 新과 舊가 한데 어우러져 완성된 공간이다. 전국의 모든 약재가 모이는 경동시장 입구에 위치해있는 경동1960점은 각종 한약재와 식품을 파는 전통시장 한가운데 스타벅스를 상징하는 녹색 간판이 낯설면서도 잘 어우러진다.
한때 극장이었던 공간의 DNA를 그대로 간직하고 스크린이 있었던 자리에는 빵을 굽고, 커피를 만드는 조리대가 들어섰다. 국내 유명 조명설계팀과도 협업해 기존의 극장 구조를 더욱 돋보이게 연출했다. 클래식이나 재즈 등 지역 아티스트들의 문화예술 공연도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극장이었던 이 공간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오직 경동1960점만이 담을 수 있는 특별한 감성은 로코노미 트렌드에 완벽히 부합했다. 전통시장의 부흥과 상생을 목적으로 경동시장 폐극장에 둥지를 튼 경동1960점이 MZ세대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것이다.
경동1960점은 지난해 12월 16일 문을 연 이후 약 한 달간 누적 4만 명 이상의 고객이 방문하였으며, 일평균 1천 명에서, 많게는 2천 명 이상의 고객이 방문하고 있으며, 그와 동시에 경동시장의 상권도 살아났다.
![]() |
▲ 보해양조_여수밤바다(이미지_보해양조) |
기안84와 손잡은 보해양조, ‘여수밤바다’
주류전문 기업 보해양조는 스타트아트코리아 소속 팝아트 작가 기안84와 손잡고 ‘여수밤바다’ 소주를 리뉴얼 출시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전시회’ 콘셉트로 기안84의 팝아트 작품 4점을 ‘여수밤바다’ 전면 라벨에 담고 QR코드를 통해 도슨트의 작품 설명까지 들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19년 출시된 보해의 로컬브랜드 제품인 ‘여수밤바다’는 여수를 상징하는 돌산대교와 반짝이는 별빛을 이미지화 시킨 아름다운 소주 라벨로 여수 시민은 물론 관광객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여수 낭만포차 거리 내 소주 점유율의 약 8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작년 새롭게 선보인 ‘여수밤바다’는 도수를 기존 16.9도에서 16.5도로 낮추고 보해가 개발한 새로운 레시피를 적용시켜 여수지역 음식, 특히 해산물과 깔끔한 페어링을 살린 점이 특징이다. 보해양조는 ‘여수밤바다’를 여행에서 느낀 감성을 추억 할 수 있는 매개체로 보고 이번 기안84와 리뉴얼을 시작으로 제품 라벨을 캔버스로 활용해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전시해 나갈 예정이다. 스타작가 협업 및 여수지역 신인작가 발굴을 통해 다양한 작가전을 기획하고, 작가별 리미티드 에디션을 발매해 고객 및 팬들과 소통할 계획이다.
‘여수밤바다’에 입혀진 작품들은 스타트아트코리아 소속작가 기안84가 ‘제1회 개인전’에서 선보였던 것들로 ‘자화상’, ‘욕망의 자화상’, ‘인생 조정 시간(2)’, ‘인생 조정 시간(3)’까지 총 네 점이다. 보해는 원작의 느낌과 비율을 최대한 구현하고자 전면라벨 사이즈를 늘리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 |
▲ 굽네_남해마을바사삭(이미지_지앤푸드) |
오븐치킨 프랜차이즈 굽네, ‘남해마늘 바사삭’
지앤푸드가 운영하는 오븐요리프랜차이즈 굽네는 남해 지역농산물을 사용해 지역상생을 통한 ESG 가치를 실현하는 일환으로 ‘남해마늘 바사삭’을 출시했다. 출시 2달만에 하루 평균 1만 마리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남해마늘 바사삭’은 기존의 마늘 치킨과 차별화된 맛으로 유튜브 후기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 월드컵특수 효과까지 누리며 당당하게 굽네 베스트 메뉴에 등극했으며, 남해군과의 지역 상생의 가치를 인정받아MZ세대를 중심으로 높은 화제성을 얻고 있다.
굽네 홈페이지 온라인 주문 데이터 분석 결과, ‘남해마늘바사삭’ 주문 고객의 65%가 2030세대로 나타났다. 최근 주 소비층으로 부상한 MZ세대를 중심으로 ‘남해마늘 바사삭’이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 |
▲ 강원도 춘천 카페 감자밭 '감자빵' (이미지_감자밭) |
강원도 춘천 카페 감자밭, ‘감자빵’
춘천의 감자빵 열풍은 자체적으로 베이커리 제품을 생산하고 만들어내는 지역 카페인 ‘감자밭’에서 시작되어 대한민국 전역으로 확산된 대표적인 맛집 문화이다. 감자밭의 감자빵은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 담백하고 고소한 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감자밭은 지역 특산물인 감자를 활용하여 실제 감자와 똑같이 생긴 빵의 비주얼에 독특한 맛과 식감을 구현했다. 감자뿐만 아니라 밀가루, 우유, 설탕 등의 원재료에 대해서도 엄격한 품질 관리를 실시하여 최상의 제품을 만들어내고, 깔끔하고 아늑한 카페 분위기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감자밭은 SNS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제품의 매력을 홍보하고, 소비자들의 참여와 소통을 이끌어냈다. 또한, 맛집 리뷰어들에게 무료 샘플을 제공하거나 협찬을 제안하여 제품 홍보에도 주력해 성공적인 마케팅 결과를 이끌어냈다.
![]() |
▲ 북촌한옥스테이(이미지_서울시) |
이밖에도 ‘한달 살기’, ‘한옥스테이’, ‘팜크닉(팜+피크닉)’ 등 다양한 로코노미 사례가 등장하고 있으며, 지역불균형을 해소하려는 각 지자체의 고민도 계속되면서 청년인구 유입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지역 비즈니스가 뜨고 있다.
지역 경제 발전과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이 같은 로코노미 사례들은 지역사회의 활력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로컬 경제에 중점을 둔 이러한 경제체계는 지역사회 내 새로운 산업 분야를 발굴하여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지역산업과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창조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다.
성공적인 로코노미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역 경제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 협업 능력, 그리고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노력, 지역 주민들의 참여와 활동, 지역 경제 활동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 지원 등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지자체, 기업,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협력과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소상공인포커스 / 김영란 기자 suputer@naver.com
[저작권자ⓒ 소상공인포커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