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유통업계도 용량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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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식 열품과 고물가 상황이 겹쳐지면서 ‘소식좌’는 낭비를 줄이고 지속 가능한 생활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이미지_freepik) |
일명 ‘먹방’은 방송, SNS 등에서 큰 열풍을 일으키며 유명한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들이 콘텐츠로 활용하고 있으며, 먹방 방송이나 쇼도 생겨나며 많은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영상이나 사진을 공유하고 먹는 소리와 먹는 모습을 귀로 느끼는 대리만족 먹방이나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음식을 소개하는 먹방 콘텐츠,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헬시 먹방’도 더불어 호응을 얻고 있다.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는 컨텐츠가 대세였지만, 최근 ‘소식좌’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소식 먹방’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방송인 김숙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소식좌(적게 먹는 사람을 뜻하는 유행어)’를 주제로 한 영상에 연예계 대표 ‘소식좌’로 꼽히는 박소현과 산다라박이 출연해 음식을 먹는 장면은 보는 이들에게 충격이었다. 과자나 과일 한 입, 김밥 몇 개를 먹고 배가 부르다거나 음료 하나로 끼니를 대신한다는 장면은 넘쳐나는 과식 먹방이 지루해진 시청자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들 이외에도 가수자 작곡가인 코드쿤스트, 개그우먼 안영미, 모델 주우재, 개그맨 김국진 등이 연예계에서 손꼽히는 대표 ‘소식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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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식 유투버(이미지_구소애나Anna유투브) |
폭식 먹방에서 ‘소식 열풍’으로
이들이 소식을 하는 데는 저 마다의 이유가 존재하겠지만, 이러한 ‘소식좌’ 트렌드는 다이어트와 건강식이 유행하는 요즘 시대에 인기를 얻고 있다. 비만과 관련된 건강 문제가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높아졌고, 과도한 소비문화와 함께 지속 가능한 생활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소식좌’는 낭비를 줄이고 지속 가능한 생활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소비문화의 변화도 그 이유다. 나날이 고공 상승하는 식재료비, 외식비 부담으로 인해 저렴한 가격으로 작은 양의 음식을 구입하여도 충분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소식 열품과 고물가 상황이 겹쳐지면서 기본 1인분의 음식이 아니라 0.5인분을 파는, 심지어 0.25인분 등 그보다 더 적은 양을 파는 식당들도 있다. 이 특이한 식당들이 다이어트나 많이 먹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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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쩜오각 메뉴판(이미지_쩜오각) |
‘절반만 주세요’... 0.5인분 식당 인기
“유산슬덮밥, 간짜장, 짬뽕, 깐풍기, 추가 공깃밥을 다 먹어도 22,100원이다.”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중국음식점 ‘쩜오각’ 리뷰에 달린 글이다. 실제로 이 집의 메뉴는 짜장면 2,900원, 짬뽕‧간짜장 3,900원 등 일반 중국집의 절반가격이 메뉴판에 적혀있다. 최근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탄 쩜오각은 0.5인분의 식사를 판매하고 있다. 1인분의 가격을 따져보면 다른 가게와 별반 차이가 없지만, 여기서는 절반 양의 음식을 시켜서 먹을 수 있다는 것. 쩜오각의 이러한 영업은 최근 ‘소식 열풍’에 초점을 맞춘 듯 보이지만, 쩜오각 측은 중식을 먹을 때 매번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다양하게 음식을 맛 볼 수 있게 0.5인분을 판매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박리다매 구조로 개당 마진이 적고 주방일이 많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기 줄을 서야 할 정도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호평과 인기가 자자하다. 다양한 음식을 조금씩 시식하기 원하는 취향을 겨냥해 상권을 극복하기 위해 만든 아이디어이라지만, 1인분이 부담스러운 ‘소식’을 원하는 고객들에겐 환영받을 곳이고 다양한 음식을 한꺼번에 맛보길 원하는 고객에게는 필경 꼭 가봐야 할 핫플레이스로 꼽히고 있다.
이 밖에도 떡볶이, 순대 ‘반인분’ 메뉴를 출시한 분식집, 양갈비전문점, 스시집, 치킨집 등도 인기다. ‘반인분’ 식당을 찾은 한 고객은 “혼자 여러 가지 메뉴를 시키기에는 금액적인 부담도 있고 남겨서 버려지는 음식이 많아 아쉬웠는데 합리적인 가격으로 1/2 용량만 즐길 수 있어 만족한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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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S25 쁘띠컵밥 2(이미지_GS25) |
식품‧유통업계도 소식 트렌드로
식품업계와 유통업계 또한 1인가구 증가, 소식 트렌드에 맞춰 발 빠르게 신제품을 쏟아내며 흐름에 합류하고 있다.
GS25는 소식좌를 위한 도시락이라는 콘셉트로 쁘띠컵밥 2종을 출시했으며, 이 제품은 기존 도시락 메뉴 대비 중량과 가격을 절반 수준으로 낮춰 출시 한 달 만에 3만 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CU는 집에서 혼자 와인을 즐기는 혼술족을 위해 1인용 데일리 와인 콘셉트로 개발해 ‘와인 반병까쇼’를 선보였다. 용량은 일반 와인 평균 용량(750㎖)의 절반 수준인 360㎖로 출시 이후 작년 12월 말까지 누적 판매량 30만병 이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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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 와인 반병까쇼(이미지_CU) |
신세계푸드의 ‘빵빵덕 미니 생크림 케이크’는 지름 14cm 수준의 작은 크기로, 이마트 내 E베이커리와 블랑제리 매장에서 998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출시 2주 만에 6000여개가 팔렸다. 농심켈로그가 컵시리얼 라인업을 확대해 출시한 ‘리얼 그래놀라 컵시리얼’ 2종은 켈로그의 대표 프리미엄 그래놀라 브랜드인 리얼 그래놀라를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1인 분량으로 소포장한 제품이다.
기존에 유행하던 ‘먹방’에 대한 피로감과 건강·환경에 대한 관심, 물가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소식에 대한 관심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과하지 않아도 충분히 식도락을 즐길 수 있다는 소식 바람이, 고물가 시대를 만나 새로운 외식문화를 낳고 있다.
소상공인포커스 / 노가연 기자 ngy90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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