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家業을 잇다] 父 가업 이은 전인식 대표 “게이밍 기어·컴퓨터 조립 등 자체 브랜드화 목표”

김진우 기자 / 기사승인 : 2022-10-26 11: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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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부터 유지되는 저렴한 택배비...택배 물량 많은 만큼 질 낮은 서비스·오프라인 시장 죽어”
▲부친이 사업을 이어받아 컴퓨터 조립 및 제작 업종에서 25년째 사업을 해오고 있다.(사진=김진우 기자) 


“AS를 최단 시간 안에 최대한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이런 부분에서 손님들이 신뢰해 주신 덕분에 지금까지 운영이 가능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부친의 사업을 지켜보고 함께 하면서 관심과 재미를 붙였다는 전인식(50세, 72년생) 대표는 자신은 경영 마인드보다 엔지니어 정신에 가깝다며 겸손함을 내비치면서도 판매하는 제품들을 자체 브랜드화 하는 게 목표라는 포부를 밝혔다.

전 대표에 따르면, 애플전자는 1982년 그의 부친인 초대 전병수 대표가 세운상가에서 애플 초기형 컴퓨터를 조립 및 제작하면서 영업을 시작했다.

애플전자가 1998년 서울 광진구 구의동 강변 테크노마트로 이전하면서 상호를 애플시스템으로 변경했으며 전인식 대표가 위임받아 운영하다가 2018년 9월 법인 ㈜온더데스크를 설립해 현재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2016년에는 온오프라인 스토어 타건샵을 운영해 기계식 키보드, 게이밍 기어 등을 소비자가 조금 더 편하게 쇼핑이 가능하도록 힘쓰고 있다고.

전 대표는 “㈜온더데스크는 개인 및 기업용 맞춤 컴퓨터를 시작으로 개인용 서버, NAS(네트워크 결합 스토리지, LAN으로 연결하는 외장 하드디스크이다), 기업서버의 제작 판매가 주된 업무”라며 “한국 컴퓨터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온더데스크는 조금 더 나은 사양, 합리적인 소비자의 니즈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예비창업자들에게 “경영과 엔지니어 마인드 둘 다 겸비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에 대한 공부를 먼저 하고 창업하는 것을 추천한다”면서 아낌없는 조언을 남겼다. 

전 대표는 오프라인 시장이 활기를 잃은 원인으로는 20년 전부터 지금까지 2500원~3000원 정도의 택배비가 저렴하게 유지되고 있는 점이라면서 택배 물량이 많은 만큼 질 낮은 배송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며 택배비를 비싸게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친이 사업을 이어받아 컴퓨터 조립 및 제작 업종에서 25년째 사업을 해오고 있다.(사진=김진우 기자) 

 

<다음은 전인식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어 자영업을 시작한 지 얼마나 됐나요? 
A. 이 일만 한지 25년 정도 됐어요. 첫 자영업입니다.

Q. 이 일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원래 제 아버님이 하셨던 거예요.

Q. 가업을 물려받기로 결심한 이유가 궁금한데요.
A. 크게 특별한 이유는 없었고요. 이 업종에 관심이 있고 재미있어서 그 당시에 다른 분야에 취직해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어요. 저희 아버님이 제가 초등학교생 때부터 이 일을 하셨기 때문에 초등학교생 때부터 아버지 일을 도왔어요. 

Q. 이 매장에 대해 소개한다면?
A. 저희는 이 테크노마트를 완공할 때부터 제일 처음으로 입주한 업체고요. 그래서 좀 오래됐고 옛날에 저희 아버님은 세운상가에서 하신 일을 제가 그곳에서 물려받아서 여기 테크노마트로 넘어온 거거든요. 전통적으로 저희가 오랫동안 임했기 때문에 경험도 있고 pc만 조립하는 게 아니라 ‘게이밍 기어’라는 게임에 특화된 주변 기기들이나 기계식 키보드 등도 판매하고 있고요. 소비자들과의 신뢰 관계를 유지해 온 덕분에 지금까지 계속 운영해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소비자와의 신뢰를 중시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의 약속을 잘 지키려고 노력하나요? 
A. 저희는 솔직히 순전히 조립만 하는 사람들이지 그 부품 자체를 만드는 사람들은 아니잖아요. 그렇지만 한 번 팔면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컴퓨터를 쓰시다가 문제가 생기면 옛날에는 출장 서비스도 다 다니고 했는데 지금은 마진 구조상 출장 서비스는 힘들어요. 그 대신 저희 매장에 방문만 해주시면 헛걸음하지 않도록 문제를 최단 시간 안에 최대한 해결하려고 책임지고 노력하고 있어요. 손님들이 그런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 믿고 찾아주는 건데 그렇게 하도록 철저히 해야죠. 

Q. 그동안 이 일에 종사하면서 좋은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A. 서로 소비자들과 신뢰 관계를 맺어서 친하게 지내고 있는데요. 어떤 손님은 젊었을 때 만나서 그분들이 결혼을 하고 자식들도 와서 지금은 그 손님의 자식까지 친하게 지내는 경우도 있어요. 이렇게 대를 이어서 계속 찾아주신다는 점이 감사하고 기분이 좋죠.

Q.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온라인을 통한 홍보나 배달이 늘고 있는데요. 온라인 거래를 하고 있나요?
A. 네. 온라인 쪽으로도 하고 있는데요. 원래는 저희 홈페이지를 따로 운영했는데 홍보 같은 것을 하려면 돈이 좀 많이 들잖아요. 그래서 홈페이지를 홍보하기가 좀 힘들어서 홈페이지는 잠깐 접어놨고요. 대신 네이버나 쿠팡 이런 플랫폼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컴퓨터 조립 pc는 옛날에 인터넷 초창기 때부터 pc를 조립으로 인터넷에서 팔던 사람들이 이미 점유를 다 하고 있어서 광고나 가격 경쟁에서 이기기가 너무 힘들어요. 그래서 지금 부품들이나 주변 기기들 쪽으로만 물건이 좀 나가고 있어요.

 

▲부친이 사업을 이어받아 컴퓨터 조립 및 제작 업종에서 25년째 사업을 해오고 있다.(사진=김진우 기자) 


Q. 온·오프라인 중에서 손님들은 주로 어느 쪽으로 정보를 알고 접근하나요?
A. 저희는 일단 거래처가 제일 중요하고요. 거래처나 기존 고객들이 그냥 한 번 사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오실 수 있게끔 AS 등 여러 가지 서비스라든가 친절함을 중시하고요. 예전에는 블로그나 이런 것들을 통해서 손님이 왔고요. 요즘은 게임 쪽으로 젊은 사람들이 관심이 많은데 컴퓨터로 게이밍 하는 프로 게이머들도 많고요. 그래서 마우스나 키보드들도 일반적으로 쓰는 제품과 다르게 게임 쪽에 특화된 장비들이 있는데 게이밍 기어라고 불려요. 그런 것들을 광고한 덕분에 저희 매장은 게이밍 기어 제품 쪽으로 좀 알려져 있어요. 저희는 돈을 들여서 광고를 막 하는 건 아니지만 페이스북, 블로그 등을 저희가 직접 운영해서 알리고 있습니다. 유튜브도 조금 하고 있는데 유튜브는 영상 편집하기도 힘들고 경험이 많이 없어서 잘 안 되더라고요. 

Q. 정부에 소상공인을 위해서 각종 정책과 자금 지원 등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실제로 도움이 됐나요?
A. 도움이 잘 안 됐어요. 그 이유가 정책 지원이나 이런 것들이 일부 사람들만 알 뿐 국민 전체가 다 알지를 못해요. 홍보가 잘 안 되니까요. 직접적으로 바로바로 알려주는 게 아니잖아요. 저희가 직접 들어가서 찾아보고 해야 되는데 꽤 번거롭다 보니까 그런 정보를 알기가 쉽지 않죠. 지원 대상에 속해도 나라 측에서 먼저 연락이 오지 않는 이상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고요. 간혹 어떤 중개인이나 이런 사람들이 이런 정책자금들을 요즘 지원하고 있다고 연락이 와요. 그런 데서 저희가 소식 듣고 정책자금을 지원받으려고 하면 수수료를 달라고 요구하는 중개인들도 꽤 있어요. 

오히려 코로나 때 전 국민 지원금 같은 거 있었잖아요. 그게 훨씬 더 좋았어요. 만약에 사람들이 40만 원씩 지원을 받았다면 40만 원만 쓰고 가는 게 아니라 쓰다 보면 더 사고 싶은 게 더 있잖아요. 그러면서 더 소비하고 가니까 더 좋죠. 게다가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서울에서만 쓰게끔 해서 지역 경제 살리는 데 있어서 큰 기여를 한 것 같아요. 

Q. 현재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A. 저희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온라인 시장은 기존의 대규모 업체들한테 경쟁에 밀려서 진입하기가 어려워요. 인터넷 업체들은 가격 경쟁으로 그냥 무조건 싸게 밀어붙이니까 그걸 쫓아가서 저희도 인터넷에서 좀 싸게 올리면 가격 경쟁이 안 되고 오히려 마이너스로 손해 보는 경우가 많아서 마진 구조가 안 돼요. 

오프라인은 손님이 너무 없어서 그런 것들을 타개하기가 쉽지 않아요. 오히려 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택배비들이 별로 오르질 않았잖아요. 2500원~3000원 이 정도 금액이 계속 유지되고 있어요. 택배가 너무 싸니까 소비자들이 직접 오지 않고 다 인터넷으로만 물건을 구매하는 것 같아요. 택배 기사들은 매우 저렴하고 물량이 많으니까 막 집어던지잖아요. 만약에 택배비가 한 1만원~2만원 정도 되면 택배 물량도 조금씩 줄어들면서 택배 기사들도 보다 안전하게 배송하고 그럴 텐데요. 그리고 그만큼 손님이 직접 동네 상권에 와서 물건을 직접 보고 구입하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 같은데 그런 점이 좀 아쉽죠. 이런 이유로 오프라인 상가가 너무 죽어요. 

Q.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정부에 특별히 기대하거나 요구사항을 생각해 본 것은 없어요. 이런 어려운 점들을 개선하기 위해서 정부에서 다 규제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거든요. 다른 이상한 가게만 운영을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Q.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A. 지금은 계획을 따로 잡은 건 아닌데요. 저희도 자금이 모아지면 주변 기기나 이런 것들을 저희 브랜드로 만들고 싶어요. 요즘에는 우리나라에서 이런 주변 기기들을 만들어서 유통하는 업체들을 보면 본인들이 기획을 하고 만드는 거는 중국에서 생산을 해서 국내 시장에 유통하는 분들이 꽤 있어요. 그러면서 그렇게 크는 회사들도 많이 있으니까 그런 게 아무래도 좀 더 마진 구조라든가 이런 것들이 더 좋은 것 같더라고요. 처음에 그런 것들을 하려면 자본금이 있어야 되잖아요. 기술력도 있어야 되고 그런 것들을 기획하고 디자인하려면 저 혼자 힘으로 되는 게 아니니까 직원도 더 써야 되고 그러려면 일단 투자를 해야 되는데 그런 걸 투자받는 게 쉽지 않잖아요.

Q.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께 조언한다면?
A. 저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기업가 정신은 아닌 것 같아요. 기업가 정신이라기보다는 엔지니어 마인드 쪽에 더 가깝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경영을 어떻게 잘할지에 대해서 신경 쓰기보다는 하나하나 판매했을 때 이런 기계들이 문제가 없는지 이런 거에 더 몰두를 해요. 그런 편이라서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경영 쪽으로는 공부를 안 해봤기 때문에 경영 마인드가 별로 없는 대신 손님들을 상대하고 기술적으로 지원해 주고 이런 부분은 잘하는데 우리 회사에 돈을 어떻게 지출하고 어떻게 이득을 보는 게 좋을 지에 대해서는 조금 마이너스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 두 가지를 다 겸비하기 위해 관련 공부들을 좀 많이 하시고 나서 창업을 하시는 걸 추천해요.

 

소상공인포커스 / 김진우 기자 jw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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