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영업자 1인당 추가 인건비 부담 연 280만 원 추산… 한계 자영업자 30% “직원 줄일 것”
▶ 최저임금 미만율 13.7%로 역대 최고… ‘지키지 못하는 법’ 현실화에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
▶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 논의 재점화, 소상공인연합회 “구분 적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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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2027년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며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자영업자들. (사진 = 제미나이) |
◇ “이번엔 정말 못 버틴다” 자영업 현장의 절규
2027년 적용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 1차 전원회의가 지난 5월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렸다. 노동계는 시급 1만 2,210원(월 환산 255만 1,890원)을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현행 시급 1만 1,250원에서 8.5% 인상된 액수다. 반면 경영계는 “지난 5년간 누적 인상률만 23%에 달한다”며 동결을 주장하고 나섰다.
서울 동작구에서 24시간 김밥집을 운영하는 강모 씨(58)는 “직원 4명에 야간 알바 2명을 쓰는데, 최저임금이 또 오르면 매달 추가로 130만 원 가까이 더 나가는 셈”이라며 “이미 작년부터 점심 시간대 직원 한 명을 줄이고 내가 직접 일하는데, 더는 줄일 사람도 없다”고 호소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5월 전국 자영업자 1,8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7년 최저임금 영향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7.3%가 “최저임금이 5% 이상 인상되면 직원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폐업을 고려하겠다”는 응답도 21.8%에 달했다. 인상률이 8%를 넘을 경우 인력 감축 의사 응답은 78.4%까지 치솟았다.
◇ 노동계 “물가 상승률 반영해야”… 경영계 “지불 능력 한계”
노동계는 최근 2년간 누적 소비자물가 상승률 7.4%와 실질임금 감소를 근거로 두 자릿수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노총 김은희 정책국장은 “최저임금 노동자의 평균 가구원 수는 2.8명인데, 현행 월급으로는 가족 생계를 책임지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임금 인상은 내수 진작과 소비 회복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자영업·중소기업의 지불 능력이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맞서고 있다. 경총이 지난 5월 발표한 ’최저임금 영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1% 인상될 때 자영업자 1인당 연간 추가 인건비 부담은 약 35만 원, 5인 미만 사업장 평균 부담은 연 280만 원으로 추산된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성훈 노동정책팀장은 “최저임금 미만율(법정 최저임금 미만을 받는 노동자 비율)이 13.7%로 역대 최고”라며 “법을 지킬 수 없는 사업장이 늘어난다는 것은 최저임금 결정 체계 자체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 ‘업종별 구분 적용’ 논쟁, 7년 만에 다시 수면 위로
이번 협상에서 가장 첨예한 쟁점은 ‘업종별·지역별 구분 적용’ 여부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음식점업, 숙박업, 편의점업 등 한계 업종에 대해서는 별도의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본, 호주, 캐나다 등 주요국이 이미 시행 중인 제도이기도 하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전체 임금근로자 평균 임금의 65%를 넘어선 최저임금은 자영업의 마지노선을 무너뜨렸다”며 “업종별 차등 적용은 소상공인을 살리고 일자리를 지키는 마지막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강하게 반대한다. 민주노총 강민정 정책실장은 “특정 업종 노동자만 낮은 임금을 받게 하는 것은 헌법상 평등권에 반한다”며 “차별 적용이 도입되면 한국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더욱 고착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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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인건비 부담에 직원을 줄이고 홀로 주방을 지키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 (사진 = 제미나이) |
◇ 정부 “고용시장 충격 최소화”… 결정까지 두 달 남았다
정부는 노사 양측 의견 사이에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발표한 ’2027년 최저임금 운용 방향’에서 “고용시장 충격 최소화와 노동자 생계 보장이라는 두 가지 가치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노동연구원 정승국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의 최저임금은 이미 OECD 평균을 넘어서며 중위임금의 65% 수준에 도달했다”며 “이제 인상률 논의를 넘어 최저임금 결정 체계의 근본적 개편, 즉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과 산입 범위 조정 등이 논의돼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지웅 연구위원은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 폐업과 한계 노동자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임금 보전이라는 단편적 접근이 아니라 자영업 구조조정, 사회안전망 강화, 직업 재교육 등 종합적 정책 패키지가 동시에 가동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는 7월 중순까지 2027년 최저임금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 자릿수냐 두 자릿수냐, 동결이냐 인상이냐를 두고 노사 간 신경전이 두 달간 이어질 전망이다. 그 사이 자영업 현장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소상공인포커스 / 이경희 기자 leegh0224@biz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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