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분석] 연간 폐업자 100만 명 시대… 2024년 통계 충격과 2025년 전망

이경희 기자 / 기사승인 : 2025-08-01 10:2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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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폐업 신고 98만7,000건… 사실상 '100만 폐업 시대' 진입
2019년 82만 건 → 2024년 99만 건… 5년간 20% 증가, 코로나 이후 '폐업 가속'
업종별 폐업률 분석… 음식점(18.2%), 소매(14.7%), 서비스(12.3%) 순
2025년 상반기 폐업 이미 52만 건… 연말 110만 건 돌파 전망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폐업 간판이 줄지어 걸린 상가 거리의 쓸쓸한 풍경. (사진 = 챗GPT)

 

2024년 한 해 동안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가 98만7,000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세청 '2024년 사업자 등록·폐업 현황'에 따르면, 이는 전년(92만1,000건) 대비 7.2%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치다. 사실상 '연간 폐업 100만 명 시대'에 진입한 셈이다.


폐업 건수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2019년 82만 건 → 2020년 79만 건(코로나 지원금 효과로 일시 감소) → 2021년 84만 건 → 2022년 89만 건 → 2023년 92만 건 → 2024년 99만 건이다. 코로나 시기 정부 지원으로 연명하던 한계 사업장들이 지원 종료 후 순차적으로 폐업하는 '지연된 폐업' 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 업종별 폐업률… 음식점 18.2%로 최고

업종별 폐업률(전체 사업자 대비 폐업 비율)을 보면 음식점업이 18.2%로 가장 높았다. 2024년 말 기준 음식점 사업자 약 78만 명 중 14만2,000명이 폐업한 것이다. 소매업 14.7%, 개인서비스업 12.3%, 숙박업 11.8% 순이었다.


음식점업의 높은 폐업률은 구조적 과잉 공급이 주원인이다. 한국의 인구 1,000명당 음식점 수는 14.2개로 일본(8.3개)의 1.7배, 미국(2.8개)의 5배에 달한다. 새로 열리는 음식점만큼 문을 닫는 음식점이 많은 '회전문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2년간 국밥집을 운영하다 폐업한 홍 모 씨(38)는 "같은 블록에 국밥집이 4곳이나 됐다. 월 매출 800만 원으로는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 지역별 폐업 현황… 서울·경기 집중, 지방은 '절대 감소'

지역별로는 서울(18만7,000건)과 경기(19만2,000건)가 전체 폐업의 38%를 차지했다. 그러나 폐업률(사업자 대비)로 보면 강원(16.3%), 전북(15.8%), 충남(15.1%) 등 지방이 더 높았다.


주목할 점은 지방의 폐업이 '절대 감소'와 맞물린다는 것이다. 서울·경기는 폐업이 많아도 신규 창업도 많아 전체 사업자 수가 유지되지만, 인구 감소 지역은 폐업 후 새로운 창업이 이뤄지지 않아 상권 자체가 소멸하고 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인구소멸위험지역 89곳의 소상공인 수는 2019년 대비 22.7% 감소했다. 이는 전국 평균 감소율(3.2%)의 7배에 달하는 수치다.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연간 폐업 100만 건에 육박하는 통계를 발표하는 브리핑 현장. (사진 = 챗GPT)


◇ 폐업 후 경제적 충격… 가구 소득 43% 감소

폐업의 충격은 사업주 개인을 넘어 가구 전체에 미친다. 한국노동연구원이 폐업 소상공인 2,000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폐업 후 1년간 가구 소득은 평균 43% 감소했다. 3명 중 1명(34.2%)은 폐업 후 6개월 이상 무직 상태를 경험했으며, 재취업에 성공한 경우에도 이전 소득의 65% 수준에 그쳤다.


더 심각한 것은 부채 문제다. 폐업 소상공인의 평균 사업 관련 부채는 7,200만 원이었으며, 이 중 38%는 개인 신용대출이었다. 사업 실패가 곧 가계 파산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경기 화성에서 카페를 운영하다 폐업한 이 모 씨(42)는 "보증금 5,000만 원을 날리고, 대출 3,000만 원이 남았다. 지금은 배달 라이더로 일하며 대출금을 갚고 있다"고 말했다.

◇ 2025년 전망… 연말 110만 건 돌파 우려

2025년 상반기(1~6월) 폐업 건수는 이미 52만3,000건으로, 전년 동기(47만8,000건) 대비 9.4%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이 추세가 이어지면 연간 폐업 건수는 110만 건을 돌파할 전망이다.


특히 하반기에는 ▲부담경감 크레딧 사용 기한 만료 ▲추석 이후 소비 급랭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 등이 겹쳐 폐업 증가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이 모 연구위원은 "100만 폐업 시대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한국 자영업 생태계의 구조적 위기를 나타내는 신호"라며 "폐업 예방을 위한 조기 경영 진단, 폐업 과정의 '연착륙' 지원, 폐업 후 재기 프로그램의 3단계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포커스 / 이경희 기자 leegh0224@biz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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