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분석] 관세 전쟁 장기화, 수입식재료 가격 상승이 소상공인에게 미치는 영향

이경희 기자 / 기사승인 : 2025-07-23 12: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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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 전쟁 장기화 속 수입식재료 가격 최대 35% 급등
밀가루·식용유·치즈·새우… 소상공인 핵심 식재료 가격 상승 현황
음식점 소상공인 73%가 "메뉴 가격 인상 불가피"… 소비자 반발 우려도
정부, 할당관세 확대·비축 물량 방출 검토… "근본 해법은 식재료 다변화"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수입식재료 가격 인상에 놀란 표정의 소상공인. (사진 = 챗GPT)

 

미·중 관세 전쟁의 장기화가 한국 소상공인의 식재료 비용을 직격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주요 수입식재료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8.7% 상승했다. 특히 미국산 밀가루(+23.4%), 동남아산 식용유(+28.1%), 유럽산 치즈(+19.6%), 중국산 새우(+35.2%)의 가격 상승폭이 컸다.


이는 미·중 관세 전쟁의 여파가 글로벌 공급망 전체로 확산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 → 중국의 보복관세 → 글로벌 무역 경로 재편 → 물류비 상승 → 식재료 가격 인상이라는 연쇄 효과가 작용하고 있다.

◇ 품목별 가격 상승 현황… 밀가루·식용유·치즈·새우

소상공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수입식재료의 가격 변동을 보면, 밀가루(미국산 강력분)는 25kg 1포당 2만8,000원에서 3만4,500원으로 23.4% 올랐다. 빵집·분식점·피자집 등 밀가루 의존도가 높은 업종의 타격이 크다.


식용유(팜유·대두유)는 18L 1캔당 2만5,000원에서 3만2,000원으로 28.1% 급등했다. 튀김류를 주메뉴로 하는 치킨집·돈가스집·분식점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수입 치즈(모차렐라·체다)는 kg당 1만2,000원에서 1만4,350원으로 19.6% 상승했다. 피자·파스타·샌드위치 전문점의 원가 부담이 커졌다. 중국산 새우(냉동)는 관세 보복 조치의 직접 영향으로 35.2%나 급등해, 해산물 음식점의 메뉴 가격 인상 압박이 거세다.

◇ 소상공인 73% "메뉴 가격 인상 불가피"

한국외식업중앙회가 음식점 소상공인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3.4%가 "하반기 메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답했다. 평균 예상 인상폭은 8.3%로, 이는 소비자의 외식 물가 체감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울 종로에서 파스타 전문점을 운영하는 문 모 씨(36)는 "치즈·올리브오일·파스타면 등 주요 식재료가 모두 수입산인데, 원가가 20% 이상 올랐다. 메뉴 가격을 1,000~2,000원 올리지 않으면 적자"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가격 인상은 고객 이탈이라는 딜레마를 수반한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 소비자의 58%가 "외식 메뉴 가격이 5% 이상 오르면 방문 횟수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소상공인은 원가 상승과 고객 이탈 사이에서 진퇴양난에 처해 있다.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수입식재료 가격 안정 대책을 발표하는 정부 관계자. (사진 = 챗GPT)


◇ 정부 대응… 할당관세 확대, 비축 물량 방출

정부는 수입식재료 가격 안정을 위해 긴급 대응에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밀가루·식용유·치즈 등 12개 품목에 대한 할당관세(관세율 인하)를 하반기에도 연장하기로 했다. 밀가루 관세율은 기본 3%에서 0%로, 식용유는 8%에서 2%로 인하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정부 비축 밀가루 5만 톤을 시중가 대비 20% 할인된 가격으로 방출한다. 또한 동남아·호주·남미 등으로 식재료 수입선을 다변화하기 위한 '긴급 수입 다변화 지원 사업'도 신설했다.


중기부는 소상공인 대상 '식재료 공동 구매 플랫폼'을 운영해 대량 구매에 따른 단가 인하 효과를 제공한다. 현재 1만2,000개 업체가 참여 중이며, 참여 업체는 개별 구매 대비 평균 12%의 식재료비를 절감하고 있다.

◇ "식재료 자급률 제고가 근본 해법"

전문가들은 단기 대응을 넘어 식재료 자급률 제고가 근본 해법이라고 지적한다. 한국의 식량자급률은 2024년 기준 44.7%로 OECD 평균(66.3%)에 크게 못 미친다. 특히 밀(1.8%), 대두(7.5%), 옥수수(0.8%)의 자급률은 극히 낮아 글로벌 공급망 충격에 취약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송 모 연구위원은 "관세 전쟁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글로벌 무역의 '뉴노멀'이 되고 있다"며 "국산 밀·국산 대두 생산 기반을 확충하는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 차원에서도 수입 식재료 의존도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산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 개발, 계절별 제철 식재료 활용, 식재료 손실(food loss) 줄이기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관세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식재료 자급과 다변화가 소상공인 생존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소상공인포커스 / 이경희 기자 leegh0224@biz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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