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분석] 2026년 최저임금 1만320원 확정… 17년 만의 노사 합의 의미

이경희 기자 / 기사승인 : 2025-07-11 14:3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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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최저임금 1만320원 확정… 올해 대비 2.9% 인상
17년 만에 노사 합의로 결정… 2008년 이후 처음으로 '투표 없는 확정'
소상공인계 "2.9%면 감내 가능"… 노동계 "물가 상승률에도 못 미쳐"
최저임금 1만 원 시대 3년차… 소상공인 인건비 구조 변화 분석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17년 만에 노사 합의로 최저임금을 결정한 최저임금위원회. (사진 = 챗GPT)

 

2026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320원으로 확정됐다.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는 7월 초 전원회의에서 노사 합의안을 의결했다. 올해(1만30원) 대비 290원(2.9%) 인상된 금액이다. 월 환산액(주 40시간 기준)은 215만6,960원이다.


이번 결정의 가장 큰 의미는 17년 만의 노사 합의다.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노사가 합의로 최저임금을 결정한 것은 2008년(4,000원) 이후 처음이다. 이후 17년간은 매년 노사 대립 끝에 공익위원 중재안으로 결정되는 것이 관례였다. 이번 합의는 "경제 상황의 어려움을 노사가 함께 인식한 결과"라는 평가다.

◇ 소상공인계 반응… "2.9%면 감내 가능한 수준"


소상공인계는 대체로 안도하는 분위기다. 대한소상공인총연합회는 "인상률 2.9%는 물가 상승률(2.5%)과 비슷한 수준으로, 소상공인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라고 평가했다. 최근 5년간 평균 인상률(5.1%)의 절반 수준이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서울 마포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이 모 씨(41)는 "직원 2명 기준 월 인건비가 약 12만 원 늘어나는데, 작년(5.0% 인상)보다는 부담이 훨씬 적다"고 말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동결이 아닌 이상 완전히 만족하기는 어렵지만, 올해 합의는 소상공인의 현실을 노동계도 인정한 것으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 노동계 입장… "물가에도 못 미치는 인상"


반면 노동계는 불만족스럽다는 입장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2.9%는 물가 상승률(2.5%)을 겨우 0.4%포인트 웃돌 뿐으로, 실질임금 기준으로는 사실상 동결"이라며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 개선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합의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최저임금 1만5,000원을 계속 요구한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연대(시민단체 연합)도 "OECD 평균 대비 한국 최저임금의 상대 수준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 최저임금의 중위임금 대비 비율은 2019년 62.0%에서 2025년 56.8%로 하락했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률이 전체 임금 상승률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를 계산하는 식당 사장님. (사진 = 챗GPT)


◇ 소상공인 인건비 구조 변화… 무인화·자동화 가속


최저임금 1만 원 시대 3년차를 맞아 소상공인의 인건비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가장 뚜렷한 변화는 무인화·자동화의 가속이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키오스크(무인주문기) 도입 소상공인 비율은 2022년 18%에서 2025년 37%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직원 수도 줄고 있다. 소상공인 1곳당 평균 종업원 수는 2019년 2.8명에서 2025년 2.3명으로 감소했다. 특히 음식점업에서 감소폭이 커, 같은 기간 3.1명에서 2.4명으로 줄었다.


경기 성남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최 모 씨(50)는 "예전에는 직원 3명이었는데 지금은 키오스크 도입하고 1명으로 줄였다. 인건비 월 200만 원을 아끼는 효과"라고 전했다.

◇ 전문가 전망… "내년부터 업종별 차등 적용 논의 본격화"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업종별·지역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저임금법 개정안(업종별 차등 적용 허용)이 국회에 계류 중이며, 내년 최저임금 논의에서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국노동연구원 박 모 연구위원은 "소상공인이 밀집한 음식점·소매업과 대기업 제조업의 지불 능력은 크게 다르다.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영세 업종의 고용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노동계는 "업종별 차등은 사실상 저임금 고착화"라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올해 17년 만의 노사 합의가 이뤄졌지만, 최저임금을 둘러싼 구조적 쟁점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소상공인포커스 / 이경희 기자 leegh0224@biz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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