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家業을 잇다] ‘청각 토탈 케어 서비스’ 홍하나 원장 “父 후천적 난청 계기로 취약계층 보청기 기증·난청 치료제 연구개발 중”

임태경 기자 / 기사승인 : 2023-04-10 11: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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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보장구 급여비 지원 절차 간소화·보청기 모델 선택권 보장 필요”
“장애 중 마음의 벽 높은 청각장애인들, 상담 심리 치료 필요성 느껴”
▲청각 장애인인 부친의 영향을 받아 보청기 사업을 시작한 홍하나 원장.(사진=임태경 기자)


따스한 봄 햇살이 가득한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소재한 홍하나(44) 원장이 운영하는 보청기 센터를 방문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우측에 특수평가실과 청각평가실이 나란히 비치돼 있고, 정면 끝에는 원장실로 분리돼 있어 병원처럼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음료수를 건네며 차분한 목소리로 친절하게 맞이한 홍 원장과의 인터뷰는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꽤 흥미로웠다.

공무원이었던 홍 원장의 부친은 월남 전쟁 참전 중에 청각 장애를 얻게 돼 이를 계기로 현직에서 물러나 보청기 사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부친이 취약계층에게 보청기를 무료로 기증해 왔고, 전직 공무원으로서 보청기 관련한 의료보험 혜택 정보도 알리는 등 역지사지 마음으로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말에 진한 감동을 받았다.

홍 원장 역시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친언니와 함께 때마침 신설되기 시작한 청각학과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부친의 사업에 동참했다는데.

홍 원장의 언니는 청각학과와 관련해서 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난청 치료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난청 치료제를 15년째 연구 개발 중이라며 치료제가 개발되면 예방적 측면에서 건강기능 식품의 형태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귀띔해 주었다.

아울러 홍 원장은 부친을 비롯한 청각장애인들의 심리적인 어려움을 숱하게 목격해 온 탓에 5년 전부터 심리 분야도 함께 공부하면서 심리상담도 함께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예전에는 정부가 지원한 금액의 나머지 차액을 내가 지불하고 보청기 모델을 고를 수 있었던 반면 지금은 정부가 90%를 지원하는 대신 보청기 모델이 한정돼서 나와 고를 수가 없다는 청각장애인들의 불만을 전하며, 기존 제도로 바꿔줬으면 좋겠다면서 정부에 바람을 전했다.

또, 청각장애인들이 보청기를 할 때 ‘보장구 급여비’라는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데 그 절차가 복잡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청각장애인들을 보며 의료보험 절차가 간소화됐으면 좋겠다는 그의 바람에 뼛속까지 봉사 정신이 투철함을 엿볼 수 있었다.

▲청각 장애인인 부친의 영향을 받아 보청기 사업을 시작한 홍하나 원장.(사진=임태경 기자)

 

<다음은 홍하나 원장과의 일문일답>

Q. 보청기 관련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나 되셨나요? 
A. 1995년부터 시작했어요. 원래 서울 종로와 천호 두 군데서 운영 중인데요. 여기는 작년 9월부터 오픈해서 반년 좀 넘었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월남 전쟁에 참전하셨다가 귀를 다쳐 청각장애를 얻었어요. 그리고  공무원의 퇴직하시고 보청기 관련 업을 시작하셨어요. 저도 1999년도부터 시작했고요. 저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아빠를 돕기 위해 시작했어요. 제 친언니랑 같이 시작을 했고요. 때마침 대학교에 이 업종과 관련된 청각학과가 개설된 덕분에 언니와 저는 함께 전공을 이수하면서 이 업을 시작한 경우라서 보청기 업계에서는 저희가 되게 오래된 축에 속해요. 

 

저희가 국내 보청기 관련해서 초창기에 시작한 입장이고요. 전공자로서 아카데미까지 갖추고 운영하는 업체로서는 거의 최초죠. 대학에 언어 치료 청각학과, 언어치료청각재활학과 등 전공 이름이 약간씩 차이가 있어요. 저희 아버지가 1기로 졸업하시고 언니가 2기, 제가 4기 졸업생이에요. 학부는 2006년에 신설됐는데 학부가 대학원보다 더 늦게 생겼어요. 그래서 저희는 대학원부터 시작을 했고요.


Q. 아버님은 회복이 좀 되셨나요?
A. 아니요. 저희 아버지 연세가 이제 70대이시기도 하고, 33세부터 보청기를 하셨는데 그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보청기를 할 수 있을 때가 아니었어요. 그 당시의 어르신들은 요즘과 다르게 막 미친 듯이 일하던 분위기였잖아요. 국가에 충성하고 일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몸을 돌보지 못하고 일하셨고요. 저희 아버님은 다른 합병증도 앓고 계신 데다가 거의 절벽에 가까운 난청을 가지고 계셔서 아직까지는 보청기의 도움을 받고 계시죠.


이 길을 선택한 점에 대해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아버지 본인은 초창기에 너무 힘들어하셨어요. 보청기가 한 번 고장 나면 미국에 보내야 했고 오는 데 한 달 정도 걸리니까 그동안은 휴가를 내야 하는데 쉽지가 않았어요. 그 한이 있으셔서 본인이 직접 뛰어들어서 보청기 센터의 대표가 되셨죠. 우리나라는 보청기를 못 만들었거든요. 지금 한국에 들어와 있는 제조사 회사들도 그때쯤에 들어왔고 대학에 전공도 개설되면서 모든 것이 운이 좋았던 것 같고요. 저희도 자연스럽게 그 길을 시작하게 됐던 것 같아요. 저희도 준비를 잘했지만 여건도 함께 잘 전환이 됐던 것 같아요. 

Q. 센터를 소개한다면? 
A. 저희는 전부 다 전공자이고, 청각학 석·박사 과정을 다 이수해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고요. 저희는 아카데믹한 걸 기본으로 합니다. 게다가 경력이 거의 30년 가까이 됐다는 것도 큰 이점 중에 하나고요. 우선 저희가 부설로 건강 연구소라는 게 있어요. 저희 언니는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데, 난청 치료제를 연구하고 개발한 지 15년 됐거든요. 치료제가 개발되면 예방적 측면에서 건강기능 식품의 형태로 출시할 계획이죠. 그래서 난청 치료 분야에서 저희가 세계 최초예요. 지금 연구소와 병행하면서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보청기만을 판매하고 재활하는 것에서 청각 전반적인 부분에서의 토탈 케어 서비스를 드리기 위해서 여기도 오픈을 했어요. 여기 저희 청각평가실 부스랑 검사 장비 규모가 대학병원 수준으로 갖춰져 있어요.

 

연구하는 부분도 저희가 연구소에서 병행하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오랫동안 이 일을 하다 보니까 청각장애인들이 결국 마음이 아프다는 점과 그들만의 심리적인 특수성이 있다는 걸 많이 겪어요. 정말 보청기를 끼고 나서 소리가 잘 들리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소리가 여태까지 듣던 육성과 다르게 마이크 소리이기 때문에 소리를 더 선명하게 듣고 잘 사용하기 위해서 재활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데요. 그런 재활까지 케어해 주는 곳이 많지 않아요. 저희는 전공자로서 연령대별 청각 재활을 제공하고 있고요. 


재활을 하다 보니까 결국은 청각장애인들의 심리적 특성이 있거든요. 그런 부분은 소리를 잘 듣게 하는 재활 서비스만으로는 케어가 안 되거든요. 그래서 제가 5년 전쯤에 심리를 추가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게 기계적인 문제를 해결해서 될 일이 아니라서 상담 심리를 공부해서 저희 센터에 오시면 상담 심리 지원 서비스까지 토탈로 같이 해드리는 거죠. 그러니까 쉬운 예로 나이가 들어서 눈이 멀 것인지 귀가 멀 것인지 둘 중에 하나가 반드시 장애가 온다고 가정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차라리 귀가 어두운 게 더 낫겠다고 답해요. 눈이 멀면 다치기 쉬울 것 같아서 너무 불편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심리적인 측면에서 달라요. 

눈이 안 보이시는 분들은 손끝이나 귀가 상대적으로 발달해요. 그런데 소리라는 것 자체가 저희가 이렇게 대화를 하고 있어도 조금만 귀를 기울이면 밖에 차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잖아요. 소리의 모든 정보는 섞이지 않아요. 말소리 들리고 차 소리 들리고 다 따로 들려요. 그래서 시각장애인들은 상대적으로 청각 정보를 통해서 상당히 안정된 정보를 제공받고 있어서 심리적으로 안정돼 있어요. 그리고 지팡이를 짚고 가든 안내견과 함께 가든 누구나 다 알고 도와주잖아요. 


그런데 청각 장애는 보이지 않는 장애거든요. 듣는 게 안되니까 시각적인 정보가 메인이란 말이에요. 시각 정보는 거짓 정보일 확률이 높아요. 우리가 그냥 화장발 하면 예뻐 보이고 게다가 밤에 네온사인은 화려해 보이고 정보가 더하게 되면 변해요. 반면 청각 정보는 목소리, 자동차 소리 다 따로 들어와요. 그래서 시각 정보는 들어오는 메인 정보 체계 자체가 거짓 정보일 확률이 높아서 심리적으로 되게 불안해요. 그리고 대화가 안 되니까 소외되거든요. 모임에도 못 나가게 되고 자신감도 떨어지고 되묻기도 어렵고 한 번은 물어보지만 또 못 들었다고 두세 번 더 못 물어보거든요. 청각 장애는 성격이 변해요. 마음의 벽이 높고 심리적으로 상당히 상처가 많다는 점을 저도 피부로 많이 느끼게 되면서 상담 심리까지 필요성을 느꼈죠. 

 

▲청각평가실 내부 전경.(사진=임태경 기자)


Q. 청각 장애도 선천적인 경우와 후천적인 경우로 나눌 수 있을 텐데요. 심리적인 특징을 비교한다면?
A. 선천적인 경우는 심리적으로 큰 차이가 안나요. 그런데 후천적인 경우는 후천적으로 장애를 얻고 나서  중도에서 상실감이라는 게 있거든요. 그런 점 때문에 더 상처가 있어요. 


저희는 아버지가 후천적으로 청각 장애를 얻으신 경우지만 일종의 코다(CODA, Childrens Of Deaf Adults, 농아인의 자녀들)라고 불리거든요. 이 경우에 문화가 달라요. 저희도 아버지가 청력이 많이 나쁘시니까 집에서 손짓을 더 많이 써야 돼요. 저도 몰랐는데 코다만의 특징이 발달하는 거죠. 그래서 코다로서 청각장애인과 가족 모두를 이해할 수 있어서 손님들을 상담해 드릴 때 많은 도움이 돼요. 또 이 일을 하다 보니까 우리만의 노하우를 갖고 있더라고요. 

Q. 이 센터를 운영하면서 마음에 새긴 철칙이 있다면? 
A. 저희는 아버지가 본인이 힘드셔서 이 일을 시작하신 거기 때문에 센터를 오픈하실 때부터 역지사지였어요. 그래서 특정하게 서비스를 해드리는 게 좀 남다른 것 같아요. 일단 경제적인 측면보다는 저희가 전공을 공부해서 학구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요. 저희는 초반에 이름표가 개인 이름이 아니라 역지사지였거든요. 일단은 아빠가 저희에게 당부하신 게 네가 청각장애인의 입장이 되어서 대해야 한다 무조건 청각장애인을 도와줘야 된다고 하셨어요.

저희 아버지는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고가의 보청기를 살 수 없는 취약계층 수백명에게 보청기를 무료로 기증하셨어요. 그래서 옛날에 서울시에서 주는 자랑스러운 시민상, 숨은 일꾼상 이런 상도 받았었거든요. 그래서 신문에도 많이 나오기도 했고요. 아버지는 수익의 일부를 무료 기증을 많이 하셨고 의료보험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정보도 저희 아빠가 공무원이셨기 때문에 이 분야에 알린 거죠. 그러면서 기업이 이어져 왔고 저는 20대 때부터 항상 봉사하러 따라다니고 그게 일상이었고요. 

Q. 센터를 찾는 손님들은 어떤 분들이 많은가요?
A. 70대~80대 분들이 주로 찾고요. 전체적으로 저희가 28년을 두고 봤을 때는 남자 손님들이 더 많으세요. 그리고 예전에는 70대 손님들이 가장 많았는데 요즘은 70~80대 위주고, 90대 손님도 많이 늘었어요.

Q.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온라인을 통한 홍보나 배달이 늘고 있는데요. 온라인을 통한 홍보도 하세요?
A. 저희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어요. 그런데 MZ세대들은 네이버보다 유튜브에서 주로 검색을 하는 반면 어르신들은 유튜브 검색보다는 카톡으로 전달받은 거를 주로 보시잖아요. 그런 점 때문에 어르신들께 정보 전달이 약간 더딘 것 같아요. 어르신들의 경우는 입소문을 통해 소개받고 방문하시는 편이에요. 온라인으로는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미래를 대비해야 되는 것도 있고요. 요즘 젊은 친구들도 이어폰을 워낙에 많이들 껴서 소음성 난청의 경우가 되게 많아요. 그래서 그런 점에 중점을 두고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어요.

Q. 정부가 소상공인들을 위해 각종 정책과 자금 지원을 하고 있는데 실제로 도움이 되셨나요?
A. 그 당시에 매출에 한해서 100만원 남짓 정도 받은 적 있었죠. 그런데 사실 그거는 정말 임대료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잖아요. 모든 소상공인들이 이 같은 답을 하지 않을까요. 정말 착한 임대주는 알아서 월세를 내려주는 분들도 있지만 극히 일부잖아요. 오히려 월세가 매년이나 2년마다 올라가는 상황에서 정부 보조금이 나왔지만 매달 주는 것도 아니니까 개인적으로는 풍족하다고 느낄 수는 없죠. 전 세계가 힘든 거니까 모두 분담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쉽지만 어쩔 수 없었죠.

 

▲홍하나 원장이 운영하는 보청기 연구소.(사진=임태경 기자)

Q. 청각 장애인 정책과 관련해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안타까운 점은 정책적인 부분이거든요. 의료보험 절차가 간소화됐으면 좋겠어요. 청각장애인들이 보청기를 할 때 보조금을 받을 수가 있어요. 보장구 급여비를 받는데 그 절차가 두 번 가야 돼요. 그런데 청각장애인은 이미 귀가 나쁘다고 판정이 된 거니까 당연히 보청기가 필요한 건데 그런 불필요한 절차 때문에 거동을 못하시거나 인지가 안 되시거나 혼자 병원 일을 보실 수 없는 분들은 보장구 급여비를 이용할 수가 없는 거예요. 

 

진짜 못 가시는 분들이 있으세요. 경제는 어려운데 거동이 안 되셔서 아예 포기하시는 분도 있고요. 또 같이 다녀주실 자녀분이 없거나 치매로 인지 장애를 겪는 분들은 그런 서류 절차를 밟는 것을 하실 수 없는 분들이고 정말 취약계층이잖아요. 그런 분들을 더 도와줘야 되는데 사각지대인 셈이죠. 그리고 청각장애인들이 정부 보조금에 차액을 지불하고 보청기 모델을 고를 수 있었는데, 현재는 보청기 모델이 정해져 있어서 선택의 폭이 좁아졌어요. 그런 불만들을 듣게 되는데 제도적으로 아쉽다는 생각이 들죠. 차라리 기존의 제도가 더 나았다는 청각장애인들의 목소리를 정부가 좀 들어줬으면 좋겠어요.


Q. 특정 모델 가격에 대해서 정부가 전액 지원을 하고 있는 거예요? 
A. 정부가 90% 지원하고 있어요. 5년에 한 번 보청기를 교체할 수 있는데, 그전에 모델 선택 혜택을 보셨던 분들은 다음번에 마련할 때 내가 하고 싶은 게 있고 내가 했던 모델이 있고 내가 원했던 음질이 있는데 못하니까 그냥 보장구 혜택을 안 보시는 분들도 있어요.


Q. 청력을 완전히 잃은 분들도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나요?
A. 일단은 청각을 평가해서 귀가 나쁜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데요. 내가 갖고 있는 잔존 청력이 많을수록 보청기를 빨리 착용할수록 보청기를 통해서 듣는 데에 도움을 훨씬 많이 받을 수 있고요. 잔존 청력이 많이 없으신 분들은 보청기를 끼고 최대한 볼륨을 올린다고 해도 효과가 떨어져서 완벽하게 듣는다고 보기는 좀 힘들고요. 

저희가 사용하는 청력표를 살펴보면 0부터 120까지의 데시벨이라는 기준이 있는데요. 소리 강도를 측정할 때 사용하는 기준이에요. 그래서 25 데시벨 이내에 청력이 정상이고요. 25부터 전체 주파수가 올라갈수록 소리를 점점 못 듣는 거고요. 100 데시벨 이상으로 올라가면 거의 소리를 못 듣는다고 해요. 귀는 피아노처럼 낮은 소리부터 높은 소리까지 10가지 주파수를 다 따로따로 평가하거든요. 그래서 25 데시벨 이내에 들어와야 정상이고 26 데시벨부터는 난청이라고 하거든요. 45 데시벨 정도부터는 보청기를 해야 되는 청력이고요. 청력이 더 나빠지기 전에 보청기는 빨리 하셔야 돼요. 


Q. 지금까지의 손님들을 대상으로 청각을 평가했을 때 평균적으로 청력이 어떤가요?
A. 저희는 정말 오랫동안 운영해 와서 손님마다 천차만별이에요. 게다가 청력은 주파수별로 차이가 나기 때문에 모양도 다양하고요. 게다가 요즘은 90대 분들도 정말 많으시고 연령도 다양해서 나이대별로 평균 청력을 말씀드리기가 어려워요. 다양한 연령층, 다양한 모양, 다양한 청력을 다 보이고 있죠.

Q. 120 데시벨까지 보청기 효과를 얻을 수 있나요?
A. 전 세계적으로 청각 평가 자체를 120 데시벨까지 범위를 정해서 측정하고 있고요. 일반적으로 100 데시벨 이상으로 청력이 떨어지면 소리를 구별하거나 듣기 힘들고 보청기의 도움도 크게 효과는 없지만 반드시 보청기는 해야 돼요. 수화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경우도 안전을 위해서 보청기는 반드시 하거든요. 수화로 의사소통하는 데 문제는 없지만 고출력의 보청기를 끼고 다니면 자동차들이 경적을 울릴 때 몸이라도 피해야 하거든요.


Q. 아예 보청기의 도움이 안 되는 분들을 대상으로 청력 회복을 위한 수술이 있나요?
A. 네. 인공와우 수술이 있어요. 우선, 소리는 외이의 외이도를 거쳐 중이의 고막과 3개의 뼈인 이소골(추골, 침골, 등골)을 거친 다음, 내이의 달팽이관(와우) 쪽으로 전달되게 되며, 달팽이관에 연결돼 있는 청신경을 통해 대뇌로 전달되게 됩니다. 인공와우는 청각신경에 전기적 자극을 줘 손상되거나 상실된 유모세포의 기능을 대행하는 전기적 장치인데요. 외부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전기적 자극으로 변환하여 청각신경을 자극하는 전극을 달팽이관에 이식하는 수술이죠. 양쪽 귀가 모두 청력손실이 90 데시벨 이상의 심도난청으로 보청기나 촉각기 등 청각 보조도구를 착용하고도 잘 듣지 못하는 2세 이상의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시술 대상이에요.

Q. 그 수술을 받게 되면 청력이 어느 수준까지 회복이 되나요?
A. 수술 후 대략 4주~6주 지나서 수술 부위가 완전히 치유된 것이 확인되면 전문 청각사의 도움을 통해서 인공와우이식기의 조율을 시작돼요. 그리고 수술 후 인공와우이식기를 통해 들어오는 소리는 일반인들이 듣는 소리와는 다르게 인식되므로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언어치료가 필요해요. 언어습득 전 청력 상실이 있었던 어린이는 말을 배우고 발음을 교정하는데 더욱 많은 시간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해요.

Q. 난청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요?
A. 기본적으로 건강해야 되고요. 체력과 면역력이 중요하죠. 체력이 떨어지면 이명이 올 수도 있고요. 그런 부분에서 귀는 기운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거든요. 우선 큰 소음을 조심하셔야 돼요. 큰 소음에 항상 노출되지 않게 조심을 해야 되고요. 예를 들면 우리가 노래방을 50분 이상 이용하지 말고 반드시 10분 동안 귀를 쉬어줘야 해요. 계속 소음에 시달리면 신경이 그때부터 손상되거든요. 어느 정도 시간까지 쓰고 쉬어줘야지 회복이 돼요.

이어폰도 30분 이상 끼면 안 돼요. 이어폰은 고막 앞에서 바로 큰 소리를 들려주는 거거든요. 게다가 내가 지하철을 타고 이어폰으로 소리를 들으면 더 볼륨이 커지니까 귀에 충격이 크죠. 모든 이어폰 사용은 30분을 넘지 않아야 해요. 그리고 이어폰보다는 헤드폰, 헤드폰보다 스피커, 스피커보다 안 듣는 게 좋고요. 이어폰 소리를 30분을 들었으면 30분 동안 무조건 쉬는 식으로 귀를 내가 관리를 해야 돼요.

그리고 특히 시끄러운 곳에서 일하시는 분이라면 청각 평가를 받아서 내 청력을 자주 알고 있는 것도 너무 필요하고요. 귀마개를 이용하면 귀를 보호할 수 있죠. 또, 귀에 해가 되는 이독성 약물들이 있어요. 특히 일부 항생제가 대표적인데요. 큰 수술을 받고 항생제를 많이 투여했을 때 원래 정상 청력이었는데 귀가 나빠지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내가 약간의 청력 손실을 갖고 있다면 약 처방을 받을 때 의사 선생님께 얘기해줘야 해요. 그리고 건강 검진이 필요하죠. 단, 건강 검진에서는 전체 주파수를 평가하지는 않고 일부 주파수만  평가해요.
 
Q. 환청에 시달리시는 증상도 청각 교정이 가능할까요? 
A. 이명은 매미 소리 이런 식으로 의미가 없는 소리예요. 환청은 멜로디나 사람 말소리, 나에게 뭔가 지시한다든지 등 의미가 있는 소리거든요. 환청은 조현병의 주된 특징이에요. 환청은 이명과 달라요. 저희가 다루는 분야는 이명이고요. 환청은 정신과로 가셔야 돼요.

Q. 보청기를 사용하다가 안 사용해도 될 정도로 청력이 회복되는 경우도 있나요? 
A. 아니요. 그렇지는 않아요. 나이가 들면 노화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예요. 보청기를 착용하면 보청기가 소리 자극을 계속 주기 때문에 신경이 둔해지지 않고 운동을 해요. 나빠지는 속도를 늦춰줄 수 있어요. 

Q.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A. 최근에 보청기 업계들도 많이 생기면서 보청기에 대한 좀 잘못된 상식이나 일부 과대광고들이 보이더라고요. 바로잡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최근에 저희 유튜브에서 보청기 팩트 체크 코너를 시작했거든요. 아직 난청이나 보청기가 필요하지 않아도 일반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드리고 싶어서요. 그리고 난청은 예방이 제일 중요하다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 연구소와 귀에 대한 상식, 청력손실 예방에 대한 필요성을 대중에게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Q.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께 조언한다면? 
A. 저희 업종은 특수 전문분야라서 전공을 공부하고 필요한 자격증을 갖추면 좋겠고요. 청력은 상당히 예민한 부분이고,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많은 지식과 경험이 필요해요. 정말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나서 진심으로 봉사하는 정신과 어르신들과 장애인들을 생각하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출발하셨으면 좋겠어요. 

내가 많이 알아야 맞는 서비스를 해줄 수 있는 거기 때문에 계속 공부를 할 수밖에 없어요. 게다가 어르신들은 단순하게 귀만 나쁘신 게 아니라 당뇨와 혈압 합병증으로 오셔서 귀가 더 나빠질 확률이 높으신 분들도 있는 등 복합적이거든요. 이거에 따라 다 드려야 되는 솔루션이 다르기 때문에 정말 쉬지않고 공부를 해야합니다.

 

소상공인포커스 / 임태경 기자 allonbeb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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