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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카페를 운영하는 장소영 사장.(사진=김진우 기자) |
“저는 쿠키와 음료 재료를 당일 구매한 것만 고집해서 늘 신선하게 청결하게 만들고자 노력해요. 제가 혼자 만들지만 단체 주문도 받고 있고, 전국적으로 택배 배송도 가능해요.”
늦은 오후 디저트 카페 ‘카페 라라’를 찾았을 때는 장소영(36) 사장이 손수 음료를 만들고 쿠키 포장에 여념이 없었다.
테이블이 세 개 밖에 없는 작은 가게지만, 심플한 외관과는 달리 내부는 갤러리를 연상케 하는 그림들과 소품 등이 전시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손수 그림을 그리는 등 나만의 공간 연출에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묻어났다.
2018년부터 5년째 가게를 운영해오고 있는 장 사장은 창업을 하기 전에 병원 행정직에서 10년 정도 근무했다고.
장 사장은 병원 근무를 잠시 쉬는 동안 디저트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예상치도 못하게 자신의 적성을 찾게 돼 자영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처음에는 누구나 두려움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공감하면서도 막상 닥치면 헤쳐나갈 수 있으니 주저하지 말고 도전해 봤으면 좋겠다며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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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카페 내부에는 장소영 사장이 직접 그리고 만든 작품들로 빼곡하다.(사진=김진우 기자) |
<다음은 장소영 사장과의 일문일답>
Q. 직장생활을 접고 카페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제가 직장 생활하다가 갑자기 몸이 안 좋아서 쉬다가 카페 알바를 했었어요. 그런데 마침 그게 디저트 카페였는데 만드는 게 너무 재밌는 거예요. 너무 제 적성에 맞아서 ‘이거는 내 거다. 내가 할 일이다’라고 생각해서 그때부터 열심히 유튜브 보면서 배우니까 재밌더라고요.
Q. 직접 매장을 운영하다보면 아르바이트 할 때와 많이 다를 것 같은데요?
A. 아르바이트할 때는 (기계가) 고장 나거나 하면 주인한테 다 말하면 됐어요. 저는 제 할 일만 하면 됐는데 (지금은) 조명 하나가 나가도 제가 다 직접 찾아봐야 되고, 세금(전기세)도 더 아끼게 되죠. 예전에는 막 조명을 켜고 다녔는데, 요즘은 조명 하나도 좀 아끼게 돼요. 그리고 (식품을) 조리할 때도 예전 (아르바이트 할 때) 보다 요즘 더 청결에 신경 쓰게 돼요. 제가 만든 걸 손님이 맛보니까 조심하자고 생각하죠. 그리고 직장 다닐 때 꼬박꼬박 월급이 나왔는데, (사업은) 힘든 점이 그날그날 수입이 다르니까 불안 속에 살고 있죠.
Q. 가게에 대해 소개한다면?
A. 저는 단체 손님이나 행사 같은 곳에 제가 직접 쿠키를 만들어서 제공하고 있으니까 단체 주문도 늘 환영해요. 여태까지 한 번도 기한을 넘긴 적이 없고요. (광진) 구청에 행사할 때도 몇백 개를 제 시간 안에 드린 적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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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카페에서 판매하는 수제 쿠키와 건강 음료들.(사진=김진우 기자) |
Q. 가계를 운영하면서 세운 소신과 철칙이 있다면?
A. 저는 카페니까 동네 장사니까 무조건 (손님께) 친절하게 (응대)하자. 또 손님들이 (제가) 친절하면 제 음료가 맛이 있든 없든 (카페를) 찾는다고 많이 얘기하셨어요. 그리고 뭐든지 제가 직접 만든 걸로 판매해요. 쿠키 뿐만 아니라 음료도, 수제청 같은 것도 100% 다 제 손을 거쳐요. 과일을 사서 제가 다 만들죠. 음료 드릴 때마다 이거 제가 만든 거니까 맛있게 드시라고 말하면서 서비스로 하나씩 쿠키를 무료로 제공하거든요. 그리고 계란은 항상 매일매일 준비해서 늘 신선한 것만 써요. (재료가) 오래된 것은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철칙이에요. 모든 식당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매일매일 주문해서 만들어요.
Q. 판매 후에 남은 재료나 상품은 어떻게 처리를 하나요?
A. (제가) 5년 차가 되다보니 쿠키랑 수지청의 경우 판매량이 어느 정도 예상되잖아요. 그러니까 예상한 만큼만 과일 사서 빨리 팔고 또 사고 이렇게 해요. 쿠키는 4주간 보관이 가능해서 그 조건을 생각해서 오늘은 이 정도만 만들면 되겠다 이런 식으로 계산해요. 재료 값도 비싼데 가급적이면 안 남기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남으면 주변에 가게를 찾는 아기들에게 나눠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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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카페에서 판매하는 수제 쿠키.(사진=김진우 기자) |
Q. 벽에 걸려 있는 그림들은 모두 사장님 작품인가요.
A. 카페를 창업한 후 그틈틈이 그렸어요.
Q. 손수 그림을 그려서 실내 인테리어를 직접 꾸미기로 한 계기가 있다면?
A. 그냥 한 번 그려봤는데 집에 놔둘 데도 없고 마침 카페가 너무 썰렁해서 벽에 그냥 걸어놨거든요. 그랬더니 (손님들) 반응이 좋았어요. 갤러리에 온 것 같다는 분들도 있었어요. (그 뒤로) 점점 (그림 수가) 늘어난 거죠. 일부 그림은 판매도 했어요.
Q. 사장님은 창업을 준비하면서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으세요?
A. 저는 (구청에) 소상공인 청년 자영업 지원 사업 그런 게 있어서 보증금 도움 받고 대출받아서 했어요.
Q. 코로나19 당시와 지금 상황을 비교하면 어떤가요?
A. (현재는) 그래도 (코로나 때)보다는 좀 나아진 것 같아요. 코로나 때는 (영업시간제한 때문에 사람들을) 아예 카페에 못 오게 했잖아요. 그때 정말 힘들었죠. 그런데 지금은 조금 풀려서 그나마 조금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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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카페 내부 모습.(사진=김진우 기자) |
Q. 정부가 소상공인들을 위해서 각종 정책과 자금 지원을 쏟아내고 있는데, 실제로 도움이 됐나요?
A. 코로나 때 정말 많은 도움이 됐어요.
Q. 코로나를 계기로 온라인 배달이 활성화 됐는데, 어려움점은 없나요?
A. 배달비 수수료가 너무 인상돼서 부담이 커요. 배달 서비스가 있는 건 좋지만 배달료가 너무 비싸요. 배달 한 건당 4~5000원이 깨져요. 그 대신 고객이랑 (제가) 반반씩 부담해서 제가 2000~3000원 정도 내요. 하지만 제가 아는 피자 가게는 파는 게 오히려 손해라고 하더라고요. 할인 쿠폰 쓰고 (배달) 주문하니까 오히려 적자라고 하던데, 저는 그만큼은 아니지만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Q. 현재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A. 꼬박꼬박 나가는 월세. 그리고 여기 구이동 자체가 제가 오픈할 때만 해도 (카페가) 별로 없었는데 갑자기 코로나 이후로 카페가 계속 생기는 거예요. 식당이 없어진 (대신) 그 자리에 카페가 우후죽순 들어서다 보니서로 나눠 먹기가 되잖아요. 그런데 손님은 줄어드는데 월세는 계속 나가야 되니까 (힘들어요.) 코로나 때도 손님은 못 오게 하는데 월세는 꼬박꼬박 나가야 되니까 진짜 정말 힘들었어요.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져서 밀가루, 달걀, 설탕 등 제가 주로 쓰는 재료 값이 갑자기 폭등해서 타격이 크더라고요. 벌어도 마진이 남지 않았죠. 저는 쿠키 만들 때 재료를 많이 사용하는데 (쿠키) 판매가는 못 올려요. 밀가루는 올라도 쿠키값은 못 올리니까 똑같고 오히려 손해인 적도 있고요. 그때가 (지금보다) 더 힘들었어요. 커피값도 제가 함부로 못 올려요. 그러면 또 손님이 떨어지니까요. 월세는 그대로인데 수입은 줄어드니까 이제 그만둬야 되나 그런 생각은 잠시 했었지만, 그래도 지금 열심히 하고 있죠.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이거니까 홍보도 열심히 하고 더 노력해서 하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일이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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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카페 전경.(사진=김진우 기자) |
Q. 주변에 둘러보면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많던데, 개인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거대 자본과 경쟁이 힘드실거 같은데요?
A. 찾는 분도 있는데 (코로나 이후부터 그사이에) 카페가 많이 늘어나서 손님 수가 예전 같지 않아요. 뉴스 보니까 편의점이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많았었는데 코로나 이후부터 카페가 제일 많은 업종이 됐대요. 카페는 (누구나) 다 하기 쉽다고 생각하고 쉽게 차리는 것 같아요. 프랜차이즈 카페가 동시에 2개, 3개가 생기니까 우리 개인 카페들이 너무 힘들어요. 게다가 거기는 싸게 판매하잖아요. 누가 이렇게 비싼 커피를 마시겠어요. 물론 마니아들은 (비싸도) 먹겠지만 젊은 사람들은 (주로) 싸게 먹으려는 (경향이) 있으니까 그것 때문에 우리 개인 자영업자들이 너무 피해를 보고 있어요. 그렇다고 제가 가격을 내릴 수는 없거든요. 가격을 내리면 제가 힘들어서요. 여기도 프랜차이즈 카페 2군데가 동시에 생기면서 사람들이 우르르 그쪽으로 가버리니까 체인점 회사에 너무 화가 났었어요. 우리를 죽이려고 저러나 싶죠. (가장 큰 문제는) 동네에 프랜차이즈가 너무 많아요.
Q.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A. 처음에 (사업)하면 누구나 떨리고 그러잖아요. 그 순간은 잠깐이고요. 시작하면 무조건 하게 돼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도 직장 생활하다가 갑자기 (카페를) 차렸거든요. 막상 닥치게 되면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니까 너무 겁먹지 말고 도전해 봤으면 좋겠어요.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한 지역마다 카페 수를 제한해서 개업을 허가해 주는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무제한으로 허용하면 같은 업종끼리 서로 힘드니까요. 여기만 해도 바로 옆집에 카페 또 카페 이렇게 줄지어 있거든요.
소상공인포커스 / 김진우 기자 jw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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