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및 인구소멸위험지역에 60% 이상 우선 배정… 지역 균형 발전 정책 기조 반영
직접대출 금리 연 2%대 유지, 대리대출 가산금리 인하… 그러나 '자금 소진 속도'와 '집행 효율' 우려
인구소멸지역 소상공인에게 '정보'가 곧 '생존'… 지역 밀착형 전달 체계 구축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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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인구소멸위험지역으로 지정된 한 지방 소도시의 상가 거리 풍경. (사진 = 챗GPT) |
2025년 2월, 중소벤처기업부가 올해 소상공인 정책자금을 총 3조4천억 원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전년(2조9천억 원) 대비 15%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정책자금은 크게 '성장기반자금'(1조2천억 원), '경영안정자금'(1조5천억 원), '특별경영안정자금'(7천억 원)의 세 가지로 나뉘며, 업력·매출 규모·경영 위기 정도에 따라 맞춤 지원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전체 자금의 60% 이상을 비수도권과 인구소멸위험지역에 우선 배정한다는 것이다. 수도권과 지방 간의 경제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상황에서, 정책자금의 지역 편중을 바로잡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 인구소멸위험지역에서 3년 이상 사업을 영위한 소상공인에게는 금리를 0.5%포인트 추가 우대하는 혜택도 신설됐다. 현재 전국 228개 시군구 중 113개가 인구소멸위험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 지방 소상공인에게 '유일한 생명줄'… 현장의 목소리
정책자금의 직접대출 금리는 연 2%대를 유지하며, 시중은행을 통한 대리대출의 가산금리도 0.1%포인트 인하됐다. 충남 공주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오 모 씨(55)는 "시중은행에서는 자영업자라는 이유로 대출 문턱이 높았는데, 정책자금 덕분에 2.5% 금리로 운영자금 3천만 원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지방 소상공인에게는 유일한 생명줄"이라고 말했다.
경북 영주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모 씨(48)도 "인구감소 지역 우대 금리까지 받으니 실질 금리가 2% 초반"이라며 "시중 금리가 5~6%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 이 돈으로 약국을 리모델링하고 건강기능식품 코너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성장기반자금의 경우, 사업 확장이나 시설 투자를 계획하는 소상공인에게 최대 7천만 원까지 지원된다. 경영안정자금은 일시적 경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최대 5천만 원, 특별경영안정자금은 재해나 경제위기 등으로 급격한 매출 감소를 겪는 소상공인에게 최대 1억 원까지 지원된다.
◇ 자금은 충분한데 집행은 부족… '전달 체계'가 관건
그러나 현장에서는 정책자금이 정작 필요한 곳에 제때 도달하지 못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정책자금 집행률은 85%에 그쳤으며, 특히 하반기에는 예산이 조기 소진되어 추가 수요에 대응하지 못한 바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상반기에 자금이 집중 소진되고 하반기에는 고갈되는 패턴이 매년 반복된다"며 "분기별 균형 배분과 긴급 추가 편성 메커니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청 과정의 까다로움도 문제다. 정책자금을 받기 위해서는 신용평가, 사업계획서 제출, 현장 실사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이 최소 3~4주 걸린다. 급하게 운영자금이 필요한 소상공인에게는 '지원은 있지만 때가 아닌'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서울 신림동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정 모 씨는 "작년 9월에 신청했는데 대출 실행이 11월에야 됐다. 2개월 동안 급하게 카드론을 써서 버텼는데, 그 이자가 만만치 않았다"며 "정책자금이 '응급실' 역할을 하려면 심사 기간을 2주 이내로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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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지방 소도시 주민센터에서 정책자금 상담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 = 챗GPT) |
◇ 인구소멸지역 소상공인에게 '정보'가 곧 '생존'이다
인구소멸위험지역 소상공인들은 정책자금의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아, 정보 접근성 제고도 시급한 과제다. 전남 함평에서 농기구 수리점을 운영하는 김 모 씨(67)는 "정책자금이라는 게 있다는 걸 올해 처음 알았다. 우리 동네는 인터넷 사정도 안 좋고 소상공인지원센터도 한 시간 거리"라며 "혜택이 있어도 접근이 안 되면 없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경남 합천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안 모 씨(71)는 더 절박했다. "마을에 젊은 사람이 거의 없어서 손님도 줄고 정보도 없다. 시청이나 면사무소에서 이런 걸 안내해줬으면 좋겠는데, 공무원들도 바빠서 일일이 찾아다니기는 어려운 모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구소멸위험지역의 정책자금 신청률은 수도권 대비 40% 수준에 그치고 있어, 지역 간 정보 격차가 자금 접근성의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 3.4조 원이 골목 끝 작은 가게까지 흘러들어가려면
전문가들은 "예산 증액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지역 밀착형 전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읍면동 이장·통장을 통한 정책 안내, 농협·새마을금고 등 지역 금융기관과의 연계 창구 확대, 모바일 문자를 통한 맞춤형 정보 발송 등이 제안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정책과장은 "올해부터 전국 62개 소상공인지원센터에 '정책자금 전담 상담사'를 2명씩 배치하고, 인구소멸지역에는 이동식 상담 차량을 운영하여 찾아가는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온라인 신청이 어려운 소상공인을 위해 전화 한 통으로 신청을 완료할 수 있는 'ARS 간편신청 시스템'도 3월 중 도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3조4천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정책자금이 서류 더미 속에 잠들지 않고, 골목 끝 작은 가게에까지 흘러들어가도록 하는 것이 올해 소상공인 정책의 가장 큰 과제다. 예산의 크기가 아닌, 예산이 닿는 범위가 정책의 진정한 성과를 결정한다.
소상공인포커스 / 이경희 기자 leegh0224@biz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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