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匠人 줌인①] ‘귀 건강 지킴이’ 황재우 대표, 40년 가까이 난청인으로서 보청기와 소비자의 연결고리 역할

임태경 기자 / 기사승인 : 2023-05-12 10:4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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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청기 고를 때 청각 평가 결과뿐만 아니라 당사자의 신체 컨디션·거주 환경 함께 고려해야”
▲난청으로 40년 가까이 보청기 착용 중이라는 황재우 대표는 보청기를 직접 사용하는 사람으로서 누구보다도 청각 장애인들의 고충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최상의 보청기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사진=임태경 기자)


“보청기는 잘 안 들리는 것과 잘 못 알아듣는 것을 개선시켜줘야 합니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분명히 좋아질 수 있습니다.”

황재우(59) 대표는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인근에서 12년째 보청기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난청으로 40년 가까이 보청기 착용 중이라는 황 대표는 보청기를 직접 사용하는 사람으로서 누구보다도 잘 아는 분야니까 현업을 선택했다고 했다.

황 대표에게 생긴 난청의 원인에 대해서는 그가 고등학생 때 특별히 사고를 겪어서 귀를 다친 게 아니어서 선천적인 원인으로 짐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마스크를 낀 채 질문했음에도 불구하고 황 대표는 상대방의 입 모양을 보지 않고도 목소리를 정확히 인지하고 피곤한 기색 없이 차분히 답변하는 모습이어서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는 모든 신제품들을 직접 껴보고 사용해 본 후에 손님에게 적합한 보청기를 제안하할 정도로 손님이 요구하는 제품을 정확히 제공하고 각 제품의 장점과 단점도 소개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보청기를 고를 때 청각 평가 결과뿐만 아니라 당사자의 신체 컨디션과 거주 환경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모든 보청기가 갖고 있는 공통된 단점 2가지가 있는데, 보청기를 처음 사용하는 손님들은 보청기를 문제 삼는 경우가 있다며 그럴 때마다 문제시되는 소리의 근원을 찾고 손님의 오해를 해결한다고 설명했다.

 

▲청력 장애를 가진 황재우 대표는 보청기를 직접 착용해 체험해본 뒤 손님들에게 적합한 보청기를 판매하고 있다.(사진=임태경 기자)  

 

<다음은 황재우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이 일을 시작한 지 얼마나 됐나요?
A. 만 12년 됐습니다.

Q. 현업을 선택한 계기가 궁금한데요. 
A. 사실 제가 보청기를 오랫동안 사용하고 있거든요. 보청기를 많이 사용해 봐서 저도 좀 잘 아는 분야니까 선택했어요. 

Q. 보청기를 사용하게 되기까지의 경위가 궁금한데요.
A. 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보청기를 끼고 살아서 거의 40년 정도 됐거든요. 선천적인 원인인 것 같아요. 선천적 장애로 청력이 나빠서 어느 날 부모님이 보청기를 갖고 오셔서 집에서 끼게 됐어요.

Q. 이 센터를 소개한다면? 
A. 저희 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제가 보청기를 착용하고 있기 때문에 오시는 분이 어떻게 불편한지, 남들에게 얘기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제가 알 수 있고요. 제가 직접 사용자 입장에서 해드리는 얘기가 다른 곳과는 좀 다르죠. 그러니까 ‘이거는 보통 보청기를 껴본 사람만 알 수 있는 겁니다’라고 얘기를 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꿀팁이 있을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하나는 보청기를 분실하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보청기를 분실하면 다시 구매해야 되니까 그거 얘기하는 데가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는데요. 저는 그거를 제가 많이 분실해봤기 때문에 분실하지 않도록 조심하시라는 얘기와 어떻게 관리해야 한다는 얘기를 제가 꼭 해요.

Q. 보청기를 안 잃어버리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A. 제가 잃어버렸을 때 어떻게 하면 잃어버리는지를 알거든요. ‘그렇게 하면 잘 잃어버리니까 그렇게 하지 마세요.’라고 말씀드리죠. 보청기를 끼고 있을 때는 안 잃어버려요. 잘 안 빠져요. 끼고 있다가 빠져서 잃어버렸다는 경우는 별로 없는데요. 빼서 어딘가에 놔뒀는데 다시 끼려고 보니까 없어요. 이게 하루에도 뺐다가 꼈다를 여러 번 할 수 있는데요. 지금은 여기에다가 뺐다가 아까는 저기에다가 뺐다가 이곳저곳에 뺐다가 놔두면 잘 못 찾아요. 


내가 분명히 여기에 빼놨는데 찾으려고 보면 없어요. 그럼 잃어버린 거예요. ‘어디에 놔뒀지?’ 몰라요. 그러면 집에서도 잃어버려요. 그래서 그런 일들은 저도 경험을 많이 해봤고 남자들 같은 경우는 가방이 없으니까 주머니에다가 이렇게 넣었다가 나중에 끼려고 보면 또 없어요. 그거를 젊은 사람인 저도 그랬는데 연세 드신 분들이 더 많이 끼시는데 그런 분들은 더 그렇거든요. 그래서 보청기를 안 잃어버리게 케이스를 꼭 갖고 다녀서 보청기를 빼놓을 때는 항상 케이스 안에 넣고 찾을 때도 케이스만 찾아보세요. 나는 여기저기에 안 놔뒀으니까 그거를 습관을 들이셔야 안 잃어버립니다. 보청기는 고가이다 보니까 잃어버리면 굉장히 속상해요.

Q. 이 센터를 이어서 소개한다면? 
A. 다른 부분은 보청기 센터마다 다들 비슷할 거예요. 또 하나는 저는 보청기 신제품이 자꾸 나오면 이게 어떤 건지 제가 사용해 보면서 한번 좀 들어봐요. 그리고 맞춰야 되는 거를 맞춰서 들어보죠. 보청기가 여러 회사가 있는데 그 회사 것들도 사용해 보면 제품마다 소리가 조금씩 차이가 있어요. 그 차이가 좋다,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고요. 그래서 음질이 이렇게 차이가 있구나 알 수 있죠. 그리고 보청기 만드는 기술이 조금씩 다르다 보니까 똑같은 작은 타입을 만들어도 어떤 회사는 더 작게 만들고 또 다른 회사는 조금 더 크게 만들고 그런 차이가 좀 있어요. 그래서 작은 걸 원하시는 분들은 그 가격에서는 이쪽 회사가 작게 나오니까 이쪽 배달도 권할 수도 있는 식으로 제가 사용해 보고 만들어 봐서 주문을 해봐서 이런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다는 거를 얘기해 드리는데 일반 사람들은 모르잖아요. 그냥 여기서 해주는 거 그냥 그거 끼고 말아 버리는데 그런 점이 좀 저희 센터만의 차별화된 장점인 것 같아요.

Q. 대표님이 전담하는 업무를 알고 싶은데요.
A. 손님이 방문하시면 제가 직접 청각 평가를 해요. 그 결과에 따라서 보청기를 제안하고요. 손님이 보청기에 적응될 때까지 훈련도 제가 전담하고 있어요. 만약 사용하시다가 보청기가 고장이 나면 제가 수리할 수 있는 경우는 직접 수리하고요. 아닌 것들은 본사에 보내서 수리하죠. 그런데 보청기를 사가지고 가면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후에도 계속 만남이 필요해요. 소리를 조절하는 것도 많이 필요하고요. 적응하는 것도 많이 가르쳐 드려야 되고요. 이런 거 있어요. 보청기에 뭔가 불만이 있어요. 그런데 보청기를 새로 만들어도 그 불만은 똑같아요. 여기는 잘못하면 보통 손님이 안 한다고 하시는데요. 보청기에서 자꾸 이상한 소리가 난다고 해서요.

Q. 이명 소리 같은 거였나요?
A. 아뇨. 잡음이 많대요. 사람의 말소리도 아니고요. 확인해 보니까 저는 괜찮은데 손님은 아니래요. 그래서 보청기를 어떻게 해결이 안 되니까 새것으로 바꿔드리거든요. 그런데 새 걸로 바꿔도 똑같아요. 그래서 생각을 한 게 그 소리가 항상 들리느냐 아니면 들렸다가 안 들리는 게 반복되느냐 물었더니 들렸다가 안 들린다고 그래서 어디서 들립니까 물었더니 특정 장소에서 들린대요. 저랑 한번 같이 가서 확인해 보자고 제안하고 정말 갔어요. 지금 소리 들리시죠? 물었더니 손님이 지금 들린대요. 장소 옮겨서 지금은 안 들리시죠? 물었더니 손님이 안 들린대요.
 

▲총력평가실 내부 모습.(사진=임태경 기자)

Q. 원인이 무엇이었나요?
A. 그때가 여름이었는데 한강이었나 놀이터인가 거기서 매미 우는 소리가 들렸다 안 들렸다 하잖아요. 매미 우는 소리였더라고요. 그런데 그분이 그 소리를 매미 우는 소리인 줄 몰랐어요. 그분은 귀가 좀 안 좋으신 분이었죠. 구분이 잘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 보청기에서 자꾸 이상한 소리가 난다고 그러면 저희는 보청기가 불량이라고만 생각을 하기 쉽죠. 그래서 이런 거 알려드려야 되는데 이걸 진짜 못 알려드려요. 저도 초창기에 한번 그랬다가 나중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요.

Q. 대표님은 젊은 나이에 보청기를 끼셨는데, 그 당시에 보청기를 통해서 들리는 소리와 귀가 나빠지기 전에 들었던 소리가 같은 소리인 경우, 다른 소리로 오해할 만큼 차이가 큰가 봐요?
A. 그럴 수도 있고요. 그분의 경우, 매미 소리는 좀 큰 소리였으니까 그런데요. 다른 소리는 그렇지 않고요. 예를 들면 선풍기 소리 같은 경우는 내가 보청기를 안 꼈을 때는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를 못 들었어요. 보청기를 끼니까 뭐가 위잉 하는 소리가 들려요. 그것도 보청기가 잘못됐다고 생각을 하는 거예요. 젊은 사람들은 금방 알아요. 그리고 쉽게 인정을 해요. 이런 거구나 원래 그렇구나 그래가지고 적응하는 게 전혀 문제가 없어요. 

 

그런데 연세 있는 분들은 몰라요. 모르는 게 많다 보니까 제가 생각했던 것과 만약에 다르면 보청기가 다 잘못됐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거를 캐치를 해야 되는 거예요. 이것도 저만 할 수 있는 거예요. 보청기를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거를 몰라요. 그런 것도 안내해 줘야 되기 때문에 보청기 착용하고 나서도 계속 오가는 분들이 많이 있어요. 많이 오셔서 뭔가 얘기하고 해야 제가 알려드리고 그러면서 그런 불만들을 긍정으로 바꾸면 보청기가 이제 괜찮다고 점점 얘기하는 거예요. 그런데 보청기를 구매해 놓고 안 끼시는 분들은 그게 잘 안 돼서 못 끼시는 거거든요.

Q. 모든 보청기가 갖고 있는 단점이 있다면?
A. 모든 소리가 시끄럽게 들리는 게 불편하다는 손님들이 있는데요. 그거 말고도 울리는 현상이 있거든요. 저리 뛰면 왕왕거리고 막 울려요. 그 두 가지가 제일 큰 불편함이에요. 그거를 이해를 시켜야 되거든요. 그거는 안 없어집니다. 아무리 좋은 보청기라도 그렇고요. 예전 거나 지금 거나 다 있어요. 그러니까 이런 특징이 있는 거라고 인정을 하고 착용해야 되는 건데 아니라고 하면서 자꾸 안 끼시더라고요. 

Q. 그런 단점이 있다면 보청기를 착용하는 분들은 일정한 소음에 계속 노출돼 있다는 느낌을 받을 것 같군요. 
A. 네. 그런데 그 시끄러운 거는 자꾸 들어야 되고요. 그러다 보면 점점 익숙해져요. 이 소음이 커진 게 아니거든요. 소음은 똑같은데 나한테는 크게 들리는 건데요. 이 정도 크기는 일반인들도 듣고 있으니까 내가 좀 들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게 필요하고요. 그리고 올리는 것도 마찬가지인데요. 덜 울리게 하려면 보청기를 바꿔야죠. 그러니까 귀 안에 집어넣는 보청기 대신에 안경 쓰듯이 귀에 거는 보청기로 바꾸면 훨씬 소음이 적게 들리거든요. 대신에 귀에 거는 게 보이느냐 안 보이냐에 대해서 보이는 게 싫으신 분들은 또 안 하려고 하고요. 보여도 괜찮으면 귀에 거시는 거 하면 훨씬 더 편안하게 사용할 수가 있을 것 같아요. 

Q. 보청기의 그러한 공통적인 단점이 있다는 전제 하에 보청기를 현명하게 선택하는 비법이 있다면?
A. 보청기 가격이 다양한데요. 처음에는 비싼 거 안 하셔도 돼요. 적당히 중간 정도 가격으로 하시면 듣는 것도 문제가 없고, 최고급 제품이랑 차이가 많이 나는 건 아니에요. 보청기를 좀 사용하시면서 좀 더 비싼 것으로 바꿔도 괜찮고요. 그냥 그대로 중간 정도 가격대로 하시면 무난하게 다 하실 수가 있고요.

Q. 저희 할머니도 보청기를 사용하시는데요. 할머니께서 보청기를 귀에 넣으려고 하기 전에 보청기에서 끼 하는 전자음 같은 소리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보청기를 귀에 넣기가 좀 꺼려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던데요. 실제로 이런 점 때문에 불편한가요?
A. 그 소리는 보청기가 귀에 딱 들어가면 이제 안 나는 소리고요. 그런 거 말고 보청기를 딱 끼면 일단 내가 들었던 것보다 더 크게 들리니까 시끄럽단 말이에요. 그런데 사람들은 말소리만 좀 크게 듣는 건 줄 알고 오신 분들도 계시고 이런 건 줄 몰랐다고 하시거든요. 그래서 아예 보청기를 안 쓰겠다고 돌아가시는 분도 계시고요. 그런데 나중에 한참 이따가 전화하셔서 ‘요즘 뭐 좋은 거 나왔나요?’ 물어봐요. 여전히 보청기에 그런 특징이 있어요. 

 

제가 지금 40년 동안 보청기를 껴도 그때나 지금이나 시끄러운 건 마찬가지예요. 익숙해졌기 때문에 괜찮을 뿐이지 지금도 보청기를 빼는 게 훨씬 더 편해요. 그래서 보청기를 안 사용하시는 분들이 참 많은데요. 저는 경험자이니까 ‘저도 이렇게 보청기 꼈다고 다 좋아지는 건 아니다. 좋은 것만 있는 게 아니고 불편한 것도 많다’라고 얘기를 다 해드리거든요. ‘보청기 끼면 잘 들려요?’라고 물으면 ‘안 그래요. 잘 안 들려요. 못 듣는 것도 많아요.’ 이런 얘기를 잘 들으시고 너무 기대치 높게 하지 마시고 보청기를 끼시면 그래도 안 끼는 것보다 훨씬 좋아져요. 듣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남들과 같이 텔레비전도 봐야지. 얘기도 해야지. 그런 것들을 할 수 있게 제가 도와드릴 테니까 누구보다도 저만 할 수 있는 얘기니까 찾아오시면 잘 안내해 드리려고 노력하죠.

Q. 대표님이 처음에 사용했던 보청기와 현재 사용하고 계신 보청기를 비교할 때 성능 면에서 차이가 큰가요? 
A. 네. 옛날에는 아날로그였고 지금은 디지털이거든요. 옛날에는 청각 평가가 필요 없었어요. 물론 청각 평가를 하기는 했는데 해봤자 그쪽에 맞출 수가 없었어요. 그냥 소리 크게 작게 하는 증폭기 수준이었고요. 지금은 디지털이니까 평가를 하면 청력에 맞게 피팅을 해요. 그렇게 하다 보니까 훨씬 더 자연스럽게 잘 들리고요. 소음 들어오는 거를 기술적으로 좀 이만한 소리가 보통 위에 들어올 때는 조금 작아지게 해서 들어오게끔 그런 기술도 있어요. 하여간 기능상으로는 많이 좋아지긴 했어요. 

 

또 옛날보다 기능이 예를 들면 충전한다든지 블루투스 한다든지 보청기도 이어폰처럼 똑같이 할 수가 있어요. 그러면서 노래도 듣고 통화도 하고 보정기도 하고 AI 기능이 있어서 넘어짐 감지, 위치 추적, 심지어 번역 이런 것까지 할 수 있는 것도 있어요. 그런데 어르신들은 그런 걸 다 못하시지만 좀 사용하실 줄 아는 분들이 착용하면 되게 좋아요. 이어폰에도 소음 감소, 노이즈 캔슬 등 그런 기능이 있잖아요. 이어폰을 끼면 증폭 기능도 조금 더 있다고 하더라고요. 거기에도 AI 기능 좀 들어갈 것이고요.

Q. 보청기를 끼면 말소리만 분명하게 들릴 줄 알았는데 모든 소리가 다 크게 들려서 불편함을 호소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 부분은 잘 개선이 안 됐다고 생각하나요?
A. 개선이 됐는데도 여전히 남아있어서 그거는 완전히 없앨 수는 없는 부분이겠죠. 그래서 시끄러운 건 어쩔 수 없이 시끄러워요. 그렇지만 아까처럼 좀 덜 시끄럽게 하는 기술은 예전 것보다 좋아졌어요. 옛날에 꼈던 보청기가 지금은 고장 났지만 아직도 갖고 있어요. 그거는 제가 고등학교 때 조용한 데서 끼면 잘 들려요. 그런데 밖에 나가면 너무 시끄러워서 못 껴요. 빼야 돼요. 지금은 밖에 나가서도 낄 수 있을 정도로 개선이 된 거죠.

Q. 하지만 그 부분이 좀 더 개발이 돼야 할 숙제가 남아있군요.
A. 네. 개발해도 아마 똑같을 거예요. 그런데 그거는 저처럼 보청기를 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르잖아요. 그냥 한 번 끼고서는 비교가 안 되니까 그런가 보다 하는데요. 저는 쭉 껴보고 또 여러 개 껴보고 비교를 하니까 이게 조금 이렇구나 라는 걸 알 수가 있죠.

Q. 대표님 같은 분이 실제로 보청기를 착용하고 성능 검사를 좀 제대로 할 수 있으니까 연구 개발하시는 분과 파트너가 돼서 개발하는 수밖에 없겠군요.
A. 건의는 하는데 이게 회사들이 대부분 외국 회사들이거든요. 정형외과용 및 신체보정용 기기를 제조하는 스타키코리아가 지금 여기 있는 거고요. 실제로 제품 개발은 미국에서 다 할 것이고요.

Q. 국내 보청기 회사들은 외국에 있는 제품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루트가 대부분이라는 말씀이군요?
A. 그렇죠. 거기서 다 들여오겠죠. 완제품이 아니라 마이크, 리시버, 앰프 이런 식으로 다 각각 들여와서 그거를 조립해서 소리를 맞춰서 판매하는 거고요. 우리나라도 보청기를 만들 수는 있는데 삼성 이런 대기업에 기술은 다 갖고 있는데 경제성이 없으니까 그렇게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게 국내 현실이죠.

Q. 보청기가 최대한 고장 나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방법이 있다면? 
A. 청소를 잘해야 돼요. 그런데 귀 청소가 어려워요. 우리가 귀 청소하는 깊이보다 보청기가 더 깊게 들어가요. 그렇기 때문에 아마 귀 청소해도 그 안쪽까지는 청소를 못해요. 그렇기 때문에 그거 말고 그냥 보청기를 청소하는 게 필요하죠. 보청기를 자꾸 털어주고 청소하면 조금 더 오래 쓸 수 있는데요. 그게 막혀버리면 고장이 난 것처럼 소리가 안 나거든요. 그러면 그걸 청소하면 다시 잘 들리기 때문에 그런 거 가르쳐 드려도 어르신들은 잘 못하기 때문에 저희 센터에 자꾸 왔다 갔다 하셔야 되고요. 그렇게 하면 오래 쓸 수 있고요. 거기가 제일 잘 고장이 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방수가 아직 안 되기 때문에 물에 안 들어가도록 조심해야 해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하셔야죠.

Q. 보청기에 대해서 요즘 유행하고 있는 트렌드나 최근 들어 소비자들이 주로 요구하는 사항들이 있다면? 
A. 예전에는 사람들이 보청기가 안 보이는 모델로 많이 찾았어요. 연세 좀 있으신 분들은 보여도 되고 안 보여도 되고 신경 안 쓰시지만, 옛날에는 그래도 안 보이게 하려고 했는데요. 지금은 불편할 게 없는 쪽으로 추구하니까 귀에 거는 모델로 많이 하고요. 판매점에서도 일단 그런 모델을 권하는 편이고요. 병원에서는 거의 다 그런 쪽으로 해요. 병원에서는 제가 볼 때는 그냥 판매하기가 쉬워서 좀 그런 것 같아요. 귀 안에 집어넣는 보청기는 주문을 해야 되고 제작 기간이 많이 필요한데요. 요즘은 귀에 거는 보청기가 바로바로 판매하기 쉽고 울리는 것도 좀 덜하고 착용하기에도 조금 편해서 이제 귀에 거는 보청기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2가지 모델을 같이 해드리면 대부분 귀에 거는 모델을 많이 선택하시거든요. 그리고 충전으로 하느냐 배터리로 하느냐 2가지 타입이 있는데요.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보다 충전을 하는 게 요즘 새로운 게 많이 나와서 아시고서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이 있고요. 또, 블루투스 기능이 있느냐 없느냐 그런 것 때문에 또 하시는 분들이 있죠. 뿐만 아니라 스마트하게 AI 기능이 있는 것들도 출시됐고요. 충전식도 배터리 시간이 조금 더 긴 거 예전에는 24시간 쓸 수 있는 거였는데 지금은 더 오래 쓸 수 있는 것으로 나오고 있어요.


Q. 블루투스, AI 등 다른 기능들도 원하는 소비자들이 생기는 추세군요.
A. 그렇죠. 그런데 난청인들한테는 이 내용을 제가 평상시 목소리를 내고 설명을 하면 편한데, 못 들으시니까 설명하기가 굉장히 힘들어요. 목소리를 크게 해야 되고요. 그리고 설명할 게 굉장히 많은데 그걸 다 설명을 못 해요. 그러면 저는 답답하죠. 판매를 하려면 설명이 필요한데 그게 잘 안 되니까 대충대충 해서 할 수밖에 없는데 손님이 그마저도 다 못 알아들어요. 못 듣는 분들은 동문서답을 많이 해요. 내가 이렇게 얘기했는데 딴 얘기하고요. 상담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그런 판매상이 굉장히 어려움이 많아요. 그러니까 그런 기능이 많아도 설명을 잘 못해요. 그리고 나는 그런 거 필요 없다. 나는 잘 듣는 것만 있으면 된다고 하세요.

Q. 처음 손님으로서 보청기를 착용했을 때보다 현업에 종사하면서 좀 더 나에게 맞는 보청기를 찾는 혜안을 가졌을 것 같은데요. 각각 보청기의 성능 부분이 많은 차이가 있나요?
A. 보청기를 사용하려면 일단 청각을 평가해야 되는데 그 청각 평가한 것만 보고 보청기를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청각 평가 결과가 많이 안 나쁘다는 결과를 보면 보통 보청기를 안 해도 된다고 얘기를 하는 경우가 있고요. 또 어떤 경우는 이 결과는 보청기를 착용해도 소용이 없다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데 실제로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과는 차이가 많이 있어요. 청각 장애가 없는 분들은 그런 점들을 잘 모르죠.

병원에서는 의사들이 평가 결과를 보고 많이 얘기하시기 때문에 실제로 보청기를 착용해 봐야 알 수 있는 거라서 의사가 판단하는 것과 차이가 있을 수 있어요. 그리고 들리는 정도가 사람마다 다 다르고 만족도가 다 달라서 조금만 좋아져도 되게 만족하는 분들이 계신 반면에 많이 좋아졌는데도 별로 만족스럽지 않다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런 부분들은 저도 보청기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잘 집어서 알려드릴 수 있죠.

Q. 평가 결과에 따라서 보청기를 사용 유무와 어떤 보청기가 적합한지를 선택하는 부분이 객관적으로 잘 매칭이 돼야 할 텐데요. 현재도 그런 문제점이 있나요?
A. 네. 어쨌든 그 평가 결과를 갖고서 이분은 어떤 보청기가 필요하겠다고 상담을 많이 해드리는데 보청기를 고를 때 평가 결과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고려해야 되는 것들이 많거든요. 그분의 신체 컨디션과 거주 환경 이런 것들을 보고 나서 어떤 보청기가 필요한지를 얘기해드리는 경우가 있고요.

Q. 이 센터를 찾는 주된 손님층은?
A. 원래는 대부분 80대가 제일 많았어요. 80대가 주로 많았었고 90대는 없었어요. 2순위로 70대, 3순위로 60대 이렇게 주로 찾아오셨는데요. 최근에 들어와서는 90대 되신 분들이 점점 늘고 있어요. 90대 손님들이 90대인지 모를 만큼 생각보다 너무 정정하세요. 대부분 연세 드시면 ‘내가 살날이 이제 얼마 안 남았는데 뭐 하러 보청기를 하느냐. 이게 저렴하면 착용해 보겠지만 안경 같으면 해 보겠지만 다 비싸니까.’ 그러면서 구매할 수 있는데도 안 하시는 분들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만큼 또 오래 사시니까 안 되겠는지 최근 들어 90세 넘어서 보청기 구매하시거든요. 또 어떤 분들은 내가 하루라도 좀 듣고 살아야겠다는 분들도 계시고요.

Q.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A. 개인적으로는 건강해서 더 오래 운영했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오시는 분들은 제가 보청기 착용하고 있는 사람이니까 저를 믿고 그냥 따라와 주셨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보청기도 정말 많이 잘 판매하는 곳들이 많이 있거든요. 많이 있는데 그렇게 되면 어려우신 분들한테 보청기를 기증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어요. 저도 그 정도가 돼서 좋은 일을 좀 했으면 좋겠어요.

 

소상공인포커스 / 임태경 기자 allonbeb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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