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알리기 재능기부 ‘즐거운 합창단‧문예반’
출산율 높이기 해법 ‘미혼모 다문화가정’ 편견깨야
시니어층 소통하는 ‘창구‧모임‧친구’ 제도적 확대를
▲ 날로 악화되어 가는 자연과 환경에 관심을 갖다보니 관련 기록물들을 남기는 환경 사진작가가 되었다. |
● 은퇴가 따로 없이 왕성한 활동을 보이시고 있는데?
▼ 경기도 양평으로 이사 가서 처음 만난 사진 동우회 “자연을 닮은 사람들”을 통해 사진을 배우다 알게 된 환경 사진협회.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찍은 나의 첫 사진은 폭풍우가 지나간 후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더미였다.
또한 인간과 그 속에 사는 동식물이 자연이란 품속에서 살아가는 모습. 그 속엔 새끼를 잃는 찰라의 때까치도 있고, 경쟁자를 발로 차는 개구리도 있었다. 인간도 동물도 자연이란 환경 속에서 서로 연관이 있는 듯 없는 듯 연결된 것을 찾아 사진으로 남긴다는 그게 좋아서 나는 환경 사진작가가 되었다.
직장 생활을 5년간 했다. 결혼과 동시에 회사를 그만두고 남편의 사업장을 도와 처음엔 둘이 같이 했고 직원을 4명 이상 두다 보니 그래도 간간이 남편의 사업을 도왔다. 그 사이 아이를 키우면서 운전면허와 조리사 자격증에 피부관리사 수료증을 땄다.
회사 다닐 때엔 사보에 만화도 그리고 회사 문예반을 이끌며 사원들의 여가를 도왔다. 그때의 기억과 경력을 살려 지금은 지역사회에서 합창단을 7년째 하고 있다. 이어 양평 문화원 문예반에 들어 동인지 3권을 공동 출판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같은 일상을 꾸준히 하겠지만 더 하고 싶은 일은 전국을 일주하는 것이고 욕심을 부려 스페인 산티아고를 걷고 싶다.
● 고령화의 버팀목 출산율은 급락인데, 현실적 고견을 들려 달라.
▼ 젊어 한때 나도 출산을 꺼렸었다. 해야 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여서 이것저것 경험하고 돌아다니고 싶은 곳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 그런지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지 않은 것에 무조건 걱정스러운 눈으로 보진 않는다. 젊음의 객기와 치기가 사라지면 아이에 대한 기대치가 살아나고 그렇게 되면 출산율이 크게 늘지 않을지는 몰라도 아이는 생긴다고 본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동거율이 점차 높아져 가는데 그 사이에 생긴 아이들을 사회적 시선이 차갑게 말고 따듯하게 바라보면 출산율이 꾸준히 늘지 않을까 한다. 사회적 편견과 지위를 평준화해준다면 출산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또 이제는 단일 민족이 아니라 혼합 민족으로 가는 길에 있다.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에 대한 편견도 바뀌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원하든 원치 않던 이혼이나 미혼모나 미혼부로 한 부모 가정이 생기고 있다. 한 자녀 가정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그들에게 아이를 케어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자녀를 안심하고 맡기고 나서 일할 수 있는 도움이 필요하다. 시대가 바뀌는 만큼 사회적 제도도 바뀌어야 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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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양평에서 열리는 갈산 누리 봄 축제에서 그동안 갈고 닭은 라인댄스를 선보이다. |
● 이제 시니어 계층의 총괄적인 고충에 설득력을 담보하여 달라.
▼ 예전에는 나이 든 노인들이 존대를 받았다. 지금의 노년들은 끼인 세대이다. 옛 관습과 생각이 천천히 변하는데 시대는 첨단으로 가고 있어 당황스러운 이 세대에 중간자로써 목소리를 높이지도 못한다. 지금은 나이 든 사람은 귀찮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배운 것은 많은데 일할 곳이 적다. 실제로 활동하고 다니시는 분들은 극소수이다. 방과 후 돌봄 교실도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산후조리사도 출산율이 적어 그런지 개점 휴무 상태이다. 문화원이나 동사무소에서 하는 많은 교육들이 우리에게 기회를 주어 교육받는 사람은 많은데 제대로 활용하며 활동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잘 보지 못했다.
활동하는 사람은 자기가 일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민망해하기도 한다. 나이 들어 노후대책이 안 되어 있어 늙어서도 일한다는 시선을 받는다. 일하는 사람은 모임에 들어올 시간이 일하는 시간과 겹치게 되면 일 쪽으로 간다. 어렵게 얻은 소중한 일거리를 놓을 수가 없다. 이런 사회적 암묵에서 벗어나 우리가 배운 대로 활동하며 자긍심을 키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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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평 문예반 인문학 강사를 초빙하여 인문학에 대한 지식을 넓힌다. |
● 이전과는 다른 현 실버세대만의 애로요인을 세부문 정도로 진솔하게 말씀하여 달라.
▼ 첫째, 가야 할 곳이 없다. 그리고 어디를 가던 최소한의 경비는 든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안에만 있는 것이 경제적인 이유도 있다고 본다. 몸이 아픈 사람 말고는 다들 조금이라도 일하며 용돈을 벌 수 있는 일이 필요하다. 노인 일자리 창출이 조금 더 활성화되었으면 하는 생각.
둘째, 컴퓨터나 핸드폰 사용이 부담스러운 사람이 많다. 햄버거집이나 커피집에 가서 키오스크를 못해 난감해 하는 일도 있다. 사회는 격동적으로 변하고 있는데 그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마음의 짐이 제일 무겁다. 부단한 노력으로 문맹률이 98% 이상 퇴치되고 IT 나라로 급부상한 나라임에도 아직도 핸드폰 사용이 서툰 사람과 컴퓨터를 못하는 사람이 있다고 본다.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셋째, 친구가 없다. 나이가 많으면 우리는 하나 둘 친구를 떠나보내기도 한다. 그리고 새로운 친구를 만들어 가기도 하는데 이게 쉽지가 않다. 경로당도 사실 가기가 버겁다. 우리는 친구를 만들고 사회 소통을 위해 가는데 칠십 먹은 노인이 가도 어리다고 막내 노릇을 하며 궂은일을 다 맡아 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나이 든 사람들이 모여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평준화된 모임 장소와 친구가 필요하다.
● 은퇴 후 실버세대의 일자리 창출이 중요 과제이지만, 현실은 절대 간단치 않아 보인다.
▼ 나이가 들면 체력적 한계도 무시할 수가 없다. 장시간 하는 일도 힘들다. 하루에 서너 시간씩 시간을 쓰는 일들이 맞지 않을까 한다. 앉아서 할 수 있는 일들,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게 할 수 있는 일들을 많이 찾는다.
주변에 이야기 들어보면 딱히 배워서 활용도가 높지 않은 것은 우리의 체력이 받쳐주지 않음도 있다. 나중에 어쩌면 써먹을지도 모르는 기술도 좋지만 당장은 쓸 수 있는 음식 자원봉사 같은 것은 어떨까 싶다. 세끼 조리는 늘 하고 있으니 거기에 조금 더 해서 나눔 하는 것을 하면 좋겠다. 또한 요즘 중년이나 노년이나 간병인 교육을 많이 받는다. 이것은 가족 케어나 사회적으로도 분명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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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셔널지오그래픽과 함께 하는 한국환경사진작가 초대전. |
● 실버 세대만의 미학과 장점, 그리고 반려자의 각별함에 대해 마무리 인사하여 달라
▼ 그래도 우리에겐 시간이 여유롭다. 바삐 움직이는 젊은 세대 보다 너그러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 또한 우리에겐 살아온 연륜이라는 값진 경험이 있다. 조언과 행동을 알려줄 수가 있다. 그런데 과연 우리들의 경험을 값있게 들을 사람이 있을까? 모든 것은 컴퓨터로 핸드폰으로 검색만 하면 답이 다 있다. 무엇을 알려고 하면 나이 든 사람의 경험치보다는 즉답을 해주는 미디어가 훨씬 가깝게 여기는 틀을 깨야 하는데, 우리의 가치가 너무 값싸졌다.
남성 시니어들은 여자 시니어에 비해 활동이 자유롭다. 그러나 여성들은 저녁에는 남편의 저녁을 챙기기 위해 일찍 귀가해야 한다. 여자들도 나이가 들면 모든 일에 힘에 부친다.
이제 시니어 부부는 서로에게 친구가 되어 동반하는 삶을 사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그리고 소중한 존재라는 걸 알았으면 한다.
◘ 프로필
환경사진협회 작가
자연을 닮은 사람들 작가
양평문화원 여성합창단
소상공인포커스 / 소정현 기자 oilga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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