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의 달人] 차 없는 거리, 축제·웹툰·스마트상점가까지 그리는 오병환 회장과의 인터뷰

이경희 기자 / 기사승인 : 2025-07-11 13: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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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폭 6m, 일직선 480m의 골목 안양3동 댕리단길을 8년째 이끄는 상인회.
연성대학교 웹튠디자인과와의 협업으로 각 상점만의 웹툰 캐릭터를 만들어내다.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든 지금, 코로나 지원금 상환 시기가 겹치며 이중고를 겪는 상인들.
▲ 안양3동 상인연합회 오병환 회장. (사진 = 이경희 기자 / 소상공인포커스 DB)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3동. 폭 6m, 길이 480m의 일직선 골목길이 만들어낸 '댕리단길'은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이 함께 일궈온 살아 있는 상권이다. 이 길을 9년간 지켜온 안양3동 댕리단길 상인연합회(이하 상인회)는 110여 개 회원 상점을 품에 안고 마을 축제, 웹툰 협업, 스마트상점가 지정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회장을 맡고 있는 오병환 씨(56세, 약선오리 대표)를 만나 댕리단길의 현재와 미래를 들었다.


① 9년의 역사, 110개 상점의 연대
Q. 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상인회의 현재는 어떻습니까?
안양3동 전체를 아우르는 상인회지만 앞쪽 댕리단길에 회원 상점이 많이 분포되어 있다. 상인회가 결성된 지 올해로 9년이 되었고, 결성 이후 꾸준히 활성화가 잘 되고 있다. 최근에는 회원 업소가 표기된 댕리단길 안내도도 설치했다. 저희 상권에는 1인 사업장이 많아 행사가 있으면 서로 많이 도와주시고, 9년째 불우이웃 돕기도 매년 이어오고 있다.


상인회 사무실조차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이웃 상인들의 연대로 굳건히 운영돼 온 것이 댕리단길의 특징이다. 110개 회원 상점의 현황 파악과 니즈 수렴에도 큰 어려움이 없다고 오 회장은 자신 있게 말한다.


"사무실도 없는 상인회지만, 주변 상인분들이 워낙 잘 도와주셔서 지금까지 왔다. 9년 개근 불우이웃 돕기, 이게 댕리단길 정신이다."


② 연성대와 손잡은 웹툰 협업
Q. 상인회 회원사와 함께 진행하는 사업이 있으신가요?
댕리단길 주변에는 학군이 많이 밀집해 있다. 현재 연성대학교 웹툰디자인과와 협업해 각 상점의 개성과 특성에 맞는 이미지 관련 웹툰 제작을 진행 중이다.


대학과 지역 상권이 손을 맞잡은 '웹툰 협업'은 댕리단길만의 독특한 콘텐츠 전략이다. 각 점포의 분위기와 메뉴, 사장님의 이야기를 웹툰으로 담아 SNS에 배포하면 젊은 유입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 출발했다.
 

▲ 안양3동 댕리단길 전경.(사진 = 이경희 기자 / 소상공인포커스 DB)


③ 코로나 이후 상권의 변화
Q. 코로나 이후 상점들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코로나 전에는 2차, 3차 문화가 주를 이뤘는데, 지금은 영업시간이 많이 단축됐다. 음식점들은 그나마 조금 나아졌지만 주점이나 노래방은 많이 위축됐다. 코로나 때 지원금을 받았던 것을 이제 상환해야 하는 시점이라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코로나 때보다 오히려 더 힘든 상황이라고 느끼는 분들도 많다.


밤 문화 중심의 상권 특성상 주점·노래방의 위축이 전체 상권 활력에 직격탄이 됐다. 오 회장은 "지원금 상환이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는 소상공인이 많다"며 정책 보완을 촉구했다.


④ 스마트상점가 지정과 디지털 전환
Q. 스마트기기 지원을 받은 적이 있으신가요?
네, 있다. 2020년에 경기도 시장상권진흥원의 희망상권 프로젝트 일환으로 ICT 사업을 진행했고, 2022년에는 중기부와 소상공인진흥공단으로부터 스마트상점가로 지정받아 키오스크·메뉴보드·테이블오더 등을 설치했다. 앞으로는 태블릿오더, 전자메뉴판 등이 추가되면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댕리단길은 이미 스마트상점가 지정이라는 성과를 이뤘다. 2020년부터 이어진 단계적 디지털 전환으로 회원 상점들의 운영 효율이 높아졌고, 무인화 트렌드에 대해서도 오 회장은 "인건비와 구인난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필연적"이라며 현실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⑤ 마을 축제와 정부 지원의 빛과 그늘
Q. 정부와 지자체 지원은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나요?
네, 안양시 지원으로 댕리단길 마을 축제와 안내도 제작을 했고, 주민자치위원회와 협력해 행복누리마을축제도 진행했다. 2023년에는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지원으로 유튜브·블로그·SNS 홍보를 해서 큰 도움이 됐고요. 다만 저희 상권 특성상 온라인 마켓 진출이 쉽지 않아, 오프라인 행사와 공간 활성화 지원이 더 필요한다.

 

▲ 댕리단길 안내도가 설치된 모습. (사진 = 이경희 기자 / 소상공인포커스 DB)


⑥ '차 없는 댕리단길'을 꿈꾸다
Q.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저희 상권은 폭 6m, 길이 약 480m의 일직선 길이다. 이 길을 상시 '차 없는 거리'로 만들어 버스킹 공연, 플리마켓, 벼룩시장 등을 정기적으로 열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해 주셨으면 한다. 또한 전통시장은 전통시장법으로 상대적으로 지원이 많은데, 댕리단길 같은 골목상권도 상점가 등록이 가능하도록 문턱을 낮춰 주셨으면 한다.


오 회장의 꿈은 단순하면서도 구체적이다. 480m 직선 골목을 주말마다 사람들로 가득한 '차 없는 거리'로 만들고, 전통시장과 동등한 제도적 울타리 안에서 댕리단길 상인들이 마음 놓고 장사할 수 있는 환경. 9년간 현장을 지켜온 회장의 목소리에는 지친 기색과 함께 여전히 꺼지지 않은 열기가 담겨 있었다.

 

 

소상공인포커스 / 이경희 기자 leegh0224@biz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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