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15% 절감, 상품 회전율 23% 증가… 자동화·데이터 활용으로 경영 효율화 입증
디지털양극화 심화 우려… 기술 도입 여력 없는 소상공인의 도태 위기
공동키오스크, 디지털허브 모델 확산… 모든 소상공인에게 공평한 기술 혜택 제공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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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스마트 기술을 도입한 소상공인의 운영 모습으로 효율성을 보여주는 모습. (사진 = 챗GPT) |
2025년 2월, 한국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표한 '스마트상점 성과 평가' 보고서는 고무적인 결과를 제시했다. 지난 2023~2024년 2년간 스마트상점 사업에 참여한 소상공인 1,200개 업체를 분석한 결과, 평균 매출이 9.8% 증가했으며, 동 기간 참여하지 않은 소상공인의 매출이 -2.3%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12.1%포인트의 성과 차이가 발생했다.
스마트상점 사업은 소상공인이 키오스크(무인주문 시스템), POS 시스템, 재고 관리 앱, 데이터 분석 도구, 온라인 주문 시스템 등을 도입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2023년 처음 시작되어 현재까지 약 4만 개 소상공인이 참여했으며, 올해는 참여 규모를 8만 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매출 증가 외에도 구체적인 경영 개선 지표들이 나타났다. △ 인건비 절감률 평균 15% △ 상품 회전율 증가 평균 23% △ 고객 재방문율 증가 평균 18% △ 폐기율 감소 평균 12% 등이다. 특히 인건비 절감 효과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민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 "키오스크 하나가 직원 한 명의 일을 한다"… 현장의 목소리
스마트상점 사업의 성과는 현장에서 더욱 생생하게 나타난다.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강 모 씨(42)는 "키오스크를 도입하면서 저녁 시간대 알바 1명을 줄일 수 있었다"며 "월 인건비 240만 원을 절감했고, 무엇보다 고객들이 줄을 서지 않아서 서비스 만족도도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부산의 떡볶이 전문점 사장 박 모 씨(50)는 "POS 시스템과 재고 관리 앱을 도입하면서 재료 낭비가 확 줄었다"며 "예전에는 재료가 남으면 버렸는데, 이제는 재고 현황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판매량에 맞춰 매입한다. 월 재료비가 20% 정도 내려갔다"고 말했다.
더 흥미로운 사례는 데이터 활용이다. 인천의 카페 사장 이 모 씨(38)는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오후 3시~5시 시간대에 특정 음료의 판매량이 급증한다는 걸 알았다"며 "그때마다 그 음료에 할인을 주니까 전체 객단가가 올라갔다. 데이터 기반 경영이 이런 건 몰랐다"고 말했다. 대전의 한 미용실은 예약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시간대별 고객 분산이 가능해졌고, 결과적으로 대기 시간을 줄이며 고객 만족도와 재방문율을 동시에 높일 수 있었다.
◇ 디지털양극화 심화… "기술 도입할 여유 없는 소상공인은?"
그런데 스마트상점 성공 사례 뒤에는 심각한 우려가 숨어 있다. 기술 도입에는 초기 비용이 든다. 키오스크 1대 설치에 500만~1,000만 원, POS 시스템 200만~500만 원, 재고 관리 앱 월 10~30만 원, 온라인 주문 시스템 월 5~20만 원 등이 필요하다. 정부가 일부를 지원하지만, 소상공인이 자부담하는 비용도 상당하다.
더 문제는 기술 활용 능력이다. 40대 이상 고령 자영업자들은 "키오스크를 어떻게 쓰는지 모르겠다", "데이터 분석은 뭐하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을 보인다. 서울의 한 식당 사장은 "정부에서 키오스크를 설치해줬는데, 고객들이 어떻게 쓰는지 몰라서 결국 직원이 일일이 설명해줘야 한다"며 "차라리 직원을 두는 게 나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상점 사업 참여자 중 50대 이상이 63%를 차지했으나, 기술 활용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35% 수준에 그쳤다. 반면 30대 이하 참여자의 만족도는 82%로 두 배 이상 높았다. 이는 "디지털 세대와 비디지털 세대 간의 경영 격차가 급속히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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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디지털 교육을 받는 고령 소상공인의 모습으로 세대 간 기술 격차를 줄이는 시도를 보여주는 모습. (사진 = 챗GPT) |
◇ 공동키오스크·디지털허브 모델 확산… "혼자가 아닌 함께"의 디지털 전환
디지털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모델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공동키오스크' 시스템이다. 개별 점포가 아닌 상권 전체가 하나의 키오스크를 공유하면서, 초기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식이다. 서울시가 시범 운영 중인 강남역 식당가의 경우, 15개 음식점이 한 곳에 설치된 공동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을 받는다. 각 점포는 월 5만 원씩만 부담하면서도 무인주문 시스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 다른 모델은 '디지털허브 센터'다. 이것은 지역 단위로 설치되는 소상공인 전용 디지털 교육·지원 센터로, 소상공인들이 무료로 기술 교육을 받고, 필요하면 공동 이용 시설에서 데이터 분석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서울 성동구의 한 센터는 "매주 30명의 소상공인이 와서 키오스크 사용법, 데이터 분석, 온라인 마케팅 등을 배우고 있다"며 "참여자들이 실제 가게에 적용하면서 매출이 올라갔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올해 '디지털허브' 센터를 현재 50개에서 150개로 확대할 계획이며, 공동키오스크도 전국 200개 상권에 설치할 예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디지털 전환은 더 이상 대기업의 특권이 아니며, 골목 끝 작은 가게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모든 소상공인에게 공평한 기술 혜택을" … 2025년 디지털 전환의 과제
스마트상점 사업의 성과는 분명하다. 매출 9.8% 증가, 인건비 15% 절감, 회전율 23% 증가 등의 수치는 "디지털화가 소상공인의 경영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증거다. 문제는 이러한 혜택을 모든 소상공인이 누릴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현재의 디지털 전환은 기술 도입 여력이 있는 젊은 세대와 자본이 풍부한 업체 중심으로 진행 중"이라며 "30년 이상 같은 장소에서 사업해온 고령 자영업자나 저부가가치 업종 종사자들은 도태될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공동키오스크와 디지털허브 센터 확산에 올해 최소 1,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70대 이상 자영업자를 위한 맞춤형 기술 교육", "기술 도입 전·후 경영 컨설팅 의무화" 등도 제안되고 있다.
결국 2025년의 과제는 명확하다. 디지털 전환이 "기술 있는 소상공인만의 축제"가 아닌, "모든 소상공인의 생존 도구"가 되도록 정부가 정책을 펴고, 소상공인들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스마트상점이 보여준 9.8%의 매출 증가는, 그 도전이 헛되지 않을 것임을 증명하고 있다.
소상공인포커스 / 김영란 기자 supu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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