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감면(월 2만 원), 두루누리사업(사회보험료 지원), 점포 개선자금 지원 등… 그러나 인지도 부족
정책이 많아도 "알 수 없고, 신청할 수 없다"… 정보격차가 정책의 효과를 무력화
원스톱 조회시스템 구축 필요… "소상공인이 받을 수 있는 모든 혜택을 한눈에"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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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여러 소상공인 지원 정책 안내 자료에 혼란해하는 자영업자의 모습. (사진 = 챗GPT) |
2025년 2월 현재, 정부가 제시한 소상공인 고정비 경감 정책은 10여 가지에 달한다. 화재공제료 50% 지원에서부터 시작하여 전기료 감면, 가스료 지원, 통신료 할인, 카드수수료 우대, 점포 개선자금 저리 대출, 임차인보증금 대출, 사업자 신용카드 우대, 두루누리사업(4대보험료 지원), 전통시장 시설비 지원 등이 있다. 하나하나는 소액이지만, 모두 합치면 월 10~20만 원대의 고정비 절감이 가능하다.
전통시장 화재공제는 기존에 월 3만~5만 원 수준이던 화재보험료를 50% 정도 지원하는 제도로, 올해부터 지원 비율을 60%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 제도의 수혜자는 약 10만 명의 시장 상인들이며, 연간 총 60억 원 규모의 지원이 이루어진다.
전기료의 경우, 소상공인이 사용하는 전기료에 대해 월 2만 원의 정액 감면을 제공한다. 매월 일정 금액을 자동으로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신청만 하면 다음 달부터 자동 적용된다. 이는 2024년부터 신설된 제도로, 올해 예산을 전년 대비 40% 증액하여 수혜 범위를 확대했다.
◇ "정책이 이렇게 많은데도 왜 모를까"… 정보격차의 벽
그런데 놀라운 현실이 있다. 이렇게 많은 정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소상공인이 이를 알지 못한다. 소상공인연합회의 표본 조사에 따르면 "정부가 제공하는 소상공인 고정비 지원 정책을 알고 있다"는 응답이 18.3%에 불과했다. 이는 "신청했다"는 비율 9.7%의 거의 2배 수준이다.
서울 강북구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정 모 씨(48)는 "정부가 뭘 지원한다는 것 정도는 알겠는데, 정확히 뭐를 어디에 신청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천의 한 세탁소 사장은 "뉴스에서 전기료 감면이라는 거를 들었는데, 내가 신청 대상인지, 어디에 신청하는지 알 수가 없다. 세무사한테 물어봐야 하나"라고 하소연했다. 대구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는 박 모 씨(52)는 "정책 안내장이 너무 복잡해서 읽어도 이해가 안 간다. 한글도 작고 전문용어 투성이"라고 지적했다.
정보 접근의 문제는 디지털 세대와 고령 세대의 격차로도 나타난다. 젊은 소상공인들은 온라인으로 정책을 검색할 수 있지만, 60대 이상 고령 자영업자는 "인터넷은 뭔가 어렵고, 종이 안내장도 한글이 작아서 못 읽겠다"는 반응이다. 부산 자갈치시장의 한 노년 상인은 "정부 정책 안내장을 받아도 눈이 침침해서 못 읽고,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는 건 진짜 어렵다"고 말했다.
◇ 정책을 모르면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전달 체계의 현주소
정보 부족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정책의 실질적 효과를 거의 0으로 만든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대상자가 모르면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소상공인 정책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65억 원의 광고비를 투입했으나, 여전히 인지도 상승이 미미했다"고 공인했다.
정보 전달의 또 다른 문제는 '분산'이다. 화재공제는 시장진흥공단에, 전기료 감면은 지자체에, 두루누리사업은 고용노동부에, 전통시장 시설비는 다시 별도 부서에 문의해야 한다. 소상공인들은 "정책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모두 알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호소한다.
더구나 신청 방식도 제각기다. 어떤 정책은 온라인으로만 신청 가능하고, 어떤 정책은 오프라인만 가능하며, 어떤 정책은 서류를 먼저 제출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의 파편화'는 지원 사각지대를 만들고, 결국 필요한 사람이 도움을 받지 못하는 악순환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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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소상공인이 받을 수 있는 모든 정책을 한눈에 조회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의 개념도. (사진 = 챗GPT) |
◇ "소상공인 맞춤형 정책 플랫폼" 구축 필요
전문가들은 "분산된 정책을 통합하는 '원스톱 정책 조회·신청 플랫폼'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한국정책학회 연구위원은 "소상공인이 자신의 사업장 정보(업종, 매출, 위치, 직원 수 등)를 한 번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받을 수 있는 모든 정책을 추천해주는 AI 기반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그리고 신청도 플랫폼 내에서 한 번에 처리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일부 지자체에서 시도하고 있는 사례가 있다. 서울시는 '소상공인 정책 허브'라는 앱을 개발하여, 자신이 받을 수 있는 모든 시 정책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사용자 반응은 긍정적이다. 앱을 이용한 소상공인들은 "이제야 내가 받을 수 있는 정책을 알았다"며 "신청도 간단해서 좋다"고 평가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중앙 차원에서도 '통합 소상공인 지원 플랫폼'을 구축하여, 모든 소상공인이 중앙정부·지자체 정책을 한 곳에서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플랫폼은 카카오톡, 네이버 앱 등 생활 밀착형 채널과 연동될 예정이다.
◇ "정책의 가치는 전달에서 결정된다"
소상공인 정책 전달 체계의 개선은 단순한 '편의성' 문제가 아니다. 한국경제연구원 박 박사는 "정책의 효과는 예산 규모가 아닌 '전달 효율'에서 결정된다"며 "같은 10조 원의 예산이라도, 필요한 사람이 모두 받으면 100% 효과를 발휘하지만, 절반만 알고 신청하면 50% 효과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현재 소상공인 지원 정책의 신청률은 평균 40% 수준이다. 이는 정부가 편성한 예산의 60%가 집행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지난해의 경우, 소상공인 지원 정책 예산 3조4천억 원 중 약 1조원 규모가 최종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전달 체계 개선을 위해 정부와 소상공인연합회는 '찾아가는 정책 설명회'를 전국 240개 시군구에서 월 2회씩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고령 자영업자를 위해 정책 안내문을 '쉬운 한글' 버전으로 제작하고, 콜센터를 통한 전화 상담도 강화할 예정이다. 정책이 아무리 좋아도 전해지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2025년이 소상공인 정책의 '전달' 혁신의 해가 되길 기대한다.
소상공인포커스 / 이경희 기자 leegh0224@biz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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