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매장이 다 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많은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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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민교 대표가 커피를 내리고 있다. / 사진 = 김영란 기자 |
이름부터 이미 선언이다. 'Morethanenough(모어댄이너프)'. 충분함을 넘어서, 그 이상을 나누겠다는 뜻이다. 브랜딩 컨설턴트로 수년간 남의 카페를 만들어온 서민교 대표가 마침내 자신만의 공간을 열었다. 주택을 개조한 골목 속 카페, 모든 메뉴가 직접 개발한 시그니처. 그리고 분기마다 무료 나눔을 준비하는 32살 청년의 가게 이야기.
서민교 대표를 처음 마주하면 조용하고 차분한 인상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록, 그 안에 얼마나 강한 아이덴티티가 담겨 있는지 느낄 수 있다. 남의 꿈을 구현하는 일을 오래 해온 사람이, 어느 날 자신의 꿈을 구현하기로 결심했을 때 - 그 공간이 바로 Morethanenough다.
① 자영업을 시작한 계기 - "내가 만든 카페가 내 생각대로 안 흘러갈 때"
서민교 대표의 전직은 카페 브랜딩 컨설턴트였다. 카페를 콘셉트부터 설계하고, 메뉴를 개발하고, 핫플레이스로 키우는 일을 했다. 누구보다 카페를 잘 알았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문제가 됐다.
Q. 사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브랜딩 컨설팅을 오랫동안 했었어요. 카페를 브랜딩해주고 메뉴를 만들어주고 핫플레이스가 될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이었죠. 그런데 제가 미팅을 통해 구현해드린 것이 처음과 다르게 흘러가는 경우가 너무 많더라고요. 제가 추구했던 방향과 실제 매장 운영 방향이 달라지는 거예요. 그러면 제가 직접 매장을 열어서 제 아이덴티티를 넣어야겠다, 그런 생각으로 커피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남의 아이디어를 구현하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현하기로 결심하는 것. 그 전환점은 단순한 이직이 아니라, 선언이었다. '내가 만든 브랜드는 내가 책임진다.' 그 각오가 Morethanenough라는 이름 안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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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민교 대표가 자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 = 김영란 기자 |
② 브랜드 개발 스토리 - 이름 자체가 철학인 가게, 'Morethanenough'
이 가게의 브랜드 스토리는 이름에서 시작한다. Morethanenough — '충분함을 넘어서'. 그것이 단순한 상호가 아니라 운영 철학이라는 것은, 메뉴 구성과 공간 기획 모두에서 드러난다.
Q. 매장과 메뉴 콘셉트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저희 매장 메뉴들은 제가 직접 개발한 메뉴들이에요. 호떡크림커피나 코코넛크림커피 등 모든 메뉴가 시그니처예요. 다른 카페에 비해 모든 메뉴가 시그니처인 점에서 독보적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서울에 잘 없는 주택을 개조해서 만든 공간이라 그 부분에서도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해요."
호떡크림커피, 코코넛크림커피. 이름만 들어도 기존 카페에선 본 적 없는 메뉴들이다. 브랜딩 전문가답게, 각 메뉴가 가게 전체의 아이덴티티를 구성하는 하나의 조각이다. 공간도 그렇다. 주택 개조라는 선택은 단순한 인테리어 결정이 아니라, '이 가게는 다른 카페와 다르다'는 메시지를 공간 자체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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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외 테라스 좌석 공간. / 사진 = 김영란 기자 |
③ 사업을 통해 겪었던 고충과 어려움 - "하루 5팀만 와도 너무 감사했던 시절"
브랜딩 전문가의 창업이라 해도, 현실은 냉정했다. 입지 조건이 발목을 잡았다.
Q. 사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처음에는 매장이 워낙 외진 곳에 있다 보니 홍보를 따로 하지 않아서 유입이 전혀 없었어요. 하루에 5팀만 와도 너무 감사했던 때였어요. 매장 운영 자체가 너무 힘들었죠. 지금이야 입소문을 타고 오시는 분들이 생겼지만, 그때는 정말 하루하루가 도전이었어요. 지금은 그때와 비교하면 감사하게도 많이 좋아졌고, 내년에는 더욱 좋아질 것 같아요."
"하루에 5팀만 와도 너무 감사했다." 이 한 문장 안에 창업 초기의 모든 무게감이 담겨 있다. 브랜딩을 아무리 잘 알아도, 사람이 오지 않으면 매장은 유지되지 않는다. 그 현실을 버틴 것은 입소문이었고, 그 입소문은 메뉴와 공간의 진정성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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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rethanenough 매장 입구. / 사진 = 김영란 기자 |
④ 시장 활성화와 제도 개선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에 바라는 점
정부 지원을 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서민교 대표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Q. 정부와 지자체의 소상공인 지원 정책이 도움이 됐나요?
"도움을 받은 적이 없어요. 찾아보려고 해도 어떻게 찾아야 할지 모르겠고, 검색해봐도 대출 정보 정도만 나오더라고요. 예비창업자나 스타트업 분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홍보가 더 잘 됐으면 좋겠어요. 지원 제도가 있어도 모르면 소용이 없으니까요."
'지원 제도가 있어도 모르면 소용이 없다.' 이 말은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정책 접근성의 구조적 문제를 짚는다. 대출 검색 결과만 가득한 창업 지원 시스템, 찾는 방법조차 알 수 없는 각종 지원책. 청년 창업자들에게 필요한 건 지원금의 규모보다 먼저 '내가 무엇을 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시스템'일지 모른다.
⑤ 경영 철학 - "이 매장이 다 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Q. 사업을 운영하면서 세운 소신과 철칙이 있다면요?
"저는 이 매장을 열었지만, 이게 다 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에게 많이 베풀고 나눌 수 있는, 제가 너무 욕심내지 않고 사람들이 많이 활용할 수 있는 매장이 됐으면 해요. 손님들이 왔을 때 그런 따뜻함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브랜드 이름이 'Morethanenough'인 이유가 여기 있다. 충분함에서 멈추지 않고, 그 이상을 나눈다는 것. 그것은 단순한 서비스 철학이 아니라, 이 32살 청년이 커피 한 잔을 통해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이다.
호떡크림커피 · 코코넛크림커피 등 전 메뉴 직접 개발. 기성 카페와의 차별화를 위해 모든 메뉴를 시그니처로 구성했으며, 주택을 개조한 독특한 공간과 함께 '서울에 없는 카페'를 지향한다.
Q. 창업을 꿈꾸는 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너무 다 완벽하게 준비해서 창업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어느 정도 좋은 아이템이 떠오르면, 미루기보다는 지금 당장 시작해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브랜딩 전문가의 조언치고는 의외로 단순하다. 완벽한 준비보다 빠른 실행. 그러나 이 조언의 무게감은 그의 경력에서 나온다. 수십 개의 카페 창업을 옆에서 지켜본 사람이, "너무 오래 준비하다가 타이밍을 놓치는 분들을 많이 봤다"고 말할 때 — 그건 단순한 격언이 아닌 현장의 증언이다.
Q. 앞으로의 계획과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분기별로 한 번씩, 하루 세 시간 무료 나눔을 준비 중이에요. 살면서 힘들었던 것들을 적거나 하면서 마음을 풀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QR코드를 만들어서 드시고 마음이 편해지셨다면, 그 QR코드를 통해 어려운 분들께 기부할 수 있는 것도 기획 중이에요. 이번 연말부터 시작해볼 생각이에요. 앞으로는 2호점, 3호점도 생각하고 있어요. 저와 비슷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 함께해줬으면 좋겠어요."
무료 나눔, QR코드 기부, 2호점·3호점. 32살의 계획치고는 스케일이 크다. 하지만 'Morethanenough'라는 이름을 이미 달고 있는 가게니까,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충분함을 넘어 나누는 것. 그것이 이 카페의 처음이자,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방향이다.
에필로그 - 분기마다 무료 나눔, QR코드 기부까지 |
소상공인포커스 / 김영란 기자 supu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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