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人] ‘브런치 카페’ 김민설 사장 “매일 만드는 수제 리코타치즈의 차별화된 맛 자부해”

이경희 기자 / 기사승인 : 2023-07-25 09: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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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키오스크 지원에 앞서 어르신들 맞춤식 시스템 절실”
▲ 20대 청년사업가 김민설 사장.(사진=이경희 기자)

 

“손님들이 이곳에서 편안함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드리기 위해서 조용히 일하려고 노력하고 서비스를 좀 더 해드리려고 하죠.”


청년사업가 김민설(28) 사장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브런치 카페(제이올린)를 오픈한 지 한 달도 채 안 된 새내기 사장이다.

온라인전자상거래로 의류판매 경험이 있는 김민설 사장은 평소에 요리에 관심이 많아 커피를 좋아하는 남편과 함께 상의 끝에 브런치 카페를 시작했다고.

해당 카페는 서초지역 체인점이고 본점은 지인이 창업한 곳이라며, 수제 리코타치즈와 샐러드, 샌드위치 등을 판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민설 사장은 본점의 브런치 메뉴와 모양과 맛을 비슷하게 내는 거 위주로 연습했지만, 본점과 다르게 이곳 고객들의 입맛에 맞춰서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그니처 메뉴인 ‘플레인 리코타치즈’는 보통 수제품보다 공산품을 많이 팔지만, 그는 리코타 치즈를 매일매일 수제로 만들어서 제공한다면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창업 준비에 대해 그는 요식업계가 다른 업종보다 문턱은 낮지만, 실제로 사업을 영위할 때 자기 시간은 반납해야 할 각오가 필요하고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매우 많다며 일을 도와줄 수 있는 인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민설 사장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키오스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정부가 키오스크 지원에만 나서지 말고 어르신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 20대 청년사업가 김민설 사장.(사진=이경희 기자)


<다음은 김민설 사장과의 일문일답>

Q. 현업이 첫 자영업인가요?
A. 아뇨. 저희 부모님이 의류 공장을 운영하셔서 옷을 판매해 본 적이 있어요. 제가 부모님 밑에서 일을 도왔다기보다는 부모님이 갖다 주시는 옷을 온라인으로 판매를 했었어요. 저는 일을 따로 하면서 남는 옷은 계속 버려야 하니까 제가 원단을 받아서 판매를 하고 수익을 남겨드렸죠.

Q. 이 일은 두 번째 자영업이군요?
A. 네. 그렇죠.

Q. 이 업종을 선택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A. 일단 남편이 커피를 되게 좋아해요. 그래서 남편이 이거 너무 해보고 싶다고 해서 자격증을 따서 시작했고요. 저는 요리나 브런치를 만드는 걸 좋아해서 이것과 함께 병합하면 잘 될 것 같아서 남편과 상의해서 선택했죠.

Q. 남편분과 함께 운영하고 있군요?
A. 네. 그렇죠. 그런데 남편은 공휴일이나 출근하기 전과 퇴근 후에만 와서 도와주고 나머지 시간대에는 제가 운영해요.

Q. 이 가게를 운영한 지는 얼마나 됐나요?
A. 이제 한 달 가량 됐어요.

Q. 처음으로 도전하는 업종인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준비를 했는지 궁금합니다.
A. 제 주변에 카페를 하셨던 분이 몇 분 계시고요. 사실 여기가 체인점(서초점)이에요. 그래서 다른 지점에 계시는 분들한테 피드백을 많이 받고 또 요리해서 맛을 보여드리고 비슷한지 그 부분을 가장 많이 맞춰봤어요.

Q. 요리하는 부분도 따로 준비 과정이 필요하겠군요.
A. 자격증 취득 등 그런 준비는 아니고요. 다른 지점의 브런치 메뉴와 모양과 맛을 비슷하게 내는 거 위주로 연습을 좀 했죠.

 

▲ 브런치 카페 제이올린 외부 전경.(사진=이경희 기자)


Q. 본점에서도 기본적인 교육 시스템이 따로 마련돼 있나요?
A. 아뇨. 거래처로부터 레시피를 받아서 운영하고 있어요. 제가 아는 언니가 이 브런치 카페를 창업한 건데요. 각 지점마다 지역이 다르다 보니까 고객님이 원하는 게 달라서 본점과 다르게 고객의 입맛에 맞춰서 제공하고 있어요.

Q. 각 지점마다 메뉴도 다를 수 있겠군요?
A. 네. 맞아요. 그래서 조금씩 다 개성이 있죠. 다른 점포는 샐러드가 많이 나간다는데요. 저희는 샐러드보다 샌드나 샌드위치 종류를 손님들이 되게 많이 원하세요. 그리고 ‘햄치즈 파니니’도 다른 점포에서는 안 나간다는데, 저희는 그게 생각보다 많이 나가요. 그래서 그런 메뉴 위주로 홍보를 더 하고 있고, 추천해 드리고 있어요.

Q. 카페에 대해 소개한다면?
A. 저희는 리코타 치즈를 수제로 만드는 곳이에요. 그게 시그니처 메뉴인 ‘플레인 리코타치즈’인데요. 그 밖의 메뉴로는 수제로 만든 리코타 치즈로 ‘망고 샌드’와 ‘리코타치즈 샐러드’를 만들어서 제공하고 있어요. 리코타 치즈를 만들려면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기 때문에 보통 수제품보다 공산품을 많이 팔거든요. 하지만 저희는 리코타 치즈를 매일매일 수제로 만들고 있어요. 그걸로 제철 과일과 함께 또 다른 맛으로 내고 있고, 샐러드와 샌드를 겸해서 다른 곳에서는 맛보실 수 없는 메뉴들일 거라고 자부합니다.

Q. 리코타 치즈를 매일 직접 만드는 데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 같군요.
A. 네. 맞아요. 완성하는 데 24시간이 걸리니까 치즈가 전날 잘 안 나오면 다음 날 장사가 조금 힘들어요. 그래서 더 예민하게 자주 보고 좀 더 노력을 하죠.

Q. 만약에 남게 되면 이 부분은 어떻게 처리하나요?
A. 치즈의 경우는 2~3일 정도 쓸 수 있어요. 그래서 갓 나온 치즈는 보통 치즈나 플레인 치즈만 드시는 분들을 위해서 ‘플레인 리코타치즈’로 많이 판매하고요. 남은 거는 이제 다음 날에 ‘망고 샌드’의 재료인 ‘망고 리코타치즈’를 만들거든요. 이런 식으로 3일 안에 다 판매가 돼요.

Q. 현재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A. 저희는 우유를 원재료로 쓰고 체다치즈나 모자렐라 치즈, 베이컨을 재료로 쓰는데 물가 상승 때문에 우유값, 치즈값이 계속 오르니까 그 점이 가장 힘들어요. 그렇다고 저희가 고객들에게 가격을 급하게 올릴 수는 없잖아요. 제가 운영한 지 아직 한 달도 안 됐는데 재료값이 체감돼요.

 

 ▲ 브런치 카페 제이올린 내부 전경.(사진=이경희 기자)

Q. 손님의 주문을 받자마자 즉흥적으로 재료 구매해서 만드는 건 아니잖아요?
A. 네. 그렇죠. 오늘 소진할 재료를 눈대중으로 미리 어느 정도 사놔야 되거든요.

Q. 재료가 남게 되면 처분에 대해 갈등이 생기겠군요.
A. 맞아요. 그래서 대량으로 싸게 못 사고, 적절한 양으로 비싸게 사는 거예요. 그래서 이렇게 하면 마진이 남는 게 없는데 그러다가 인터넷 가격으로 보면 좀 내려갈 때가 있어요. 그때 좀 사놓으려고 하고 있어요.

Q. 주된 손님의 성별이나 연령층이 어떻게 되나요?
A. 저는 한 20~30대가 주로 찾아주실 줄 알았는데 60대~70대 손님들도 종종 오세요. 같은 건물 위층에 음악 학원이 있는데 대략 50~60대 남녀로 구성된 학원 선생님들이 식사하러 오시기도 해요. 인근에 메가스터디 학원도 있어서 10대 학생들도 오고요.

Q. 소비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메뉴가 있을까요?
A. 나이대별로 추천해드리고 싶은데요. 20~30대는 망고 샌드, 리코타치즈 샐러드를 되게 좋아하시고 많이 드세요. 좀 나이가 있으실수록 리코타치즈 샐러드나 햄치즈 파니니, 베이컨 샌드위치를 많이 드세요. 그렇게 드실 때 가장 만족스러운 반응이에요.

Q. 우리나라에 카페가 편의점보다 더 많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경쟁이 치열할 것 같은데요.
A. 여기도 카페가 엄청 많아요. 하지만 저희는 브런치를 하니까 커피만 파는 매장과는 좀 다르다고 생각해서 경쟁하는 사이라고 보지 않아요. 어차피 2000원짜리 커피를 파는 가게와는 경쟁이 안 돼요.

Q. 여기는 커피 가격대가 어떻게 되나요?
A. 저희는 아메리카노가 3500원이에요. 진짜 싼 커피만 드시는 분들은 다른 곳만 찾으시고, 그렇지 않은 분들이나 브런치와 함께 즐기고 싶은 분들이 오시니까 경쟁을 한다는 생각이 들진 않더라고요.

Q. 가계를 운영하면서 세운 철칙이 있다면?
A. 저는 예전에 온라인으로만 판매했던 회사를 다닌 적이 있어서 싸고, 빠르고, 품질 좋은 이 3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무엇보다도 고객들이 이곳에 와서 좀 편안함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저는 철칙이라기보다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드리기 위해서 조금 더 조용히 일을 하려고 노력하고 좀 더 서비스를 해 드리려고 하죠.

 

▲브런치 카페 제이올린 내부 전경.(사진=이경희 기자)


Q. 온라인 전자 상거래와 오프라인 매장의 장단점을 비교한다면?
A. 일단 온라인의 경우는 고객들이 반응을 즉시 보이지 않고 좀 늦어요. 그래서 한 달 정도의 데이터를 보고 또다시 결정하는 일들을 해왔는데요. 여기는 고객들의 반응이 바로바로 나오니까 제가 즉답을 해야 될 때도 있어요. 손님들이 반응을 즉각 보이니까 처음에는 좀 무서웠는데 지금은 그게 훨씬 편한 것 같아요. 그리고 홍보 관련해서 온라인 쪽은 사실 매체가 되게 많잖아요. 오프라인은 밖에서 전단지 나눠주는 거랑 배너를 설치하는 것밖에 없어서 홍보에 한계를 많이 느껴요. 그래서 저는 인스타그램을 하기는 해요. 그래서 저희가 재료 소진이 되면 인스타그램으로 안내가 나가고요. 네이버 지도에 운영시간을 관리하고 있어요. 만약 저희 매장이 문을 빨리 닫게 되면 문 닫았다는 표시를 신속하게 해 줘야지 손님들이 최대한 헛걸음하지 않을 수 있죠.

Q. 이 일에 종사하면서 긍정적으로 기억되는 부분이 있다면?
A. 일단 대한민국 사람들은 커피에 꽂히게 된 뭐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 그런 점이 되게 긍정적이에요. 아침, 점심, 저녁으로 하루에 두세 잔씩 드시는 분들도 있을 만큼 사람들이 커피를 진짜 많이 먹는다는 걸 실감하고 있어요. 특히, 이곳 주변에 오피스가 즐비하다 보니까 사람들이 커피를 물 마시듯이 찾죠. 어떤 분은 오늘도 커피를 두 잔 마셔야 될 것 같다면서 점심시간 이후에 두 잔을 사러 오시는 분도 계세요.

Q. 동종업계 사장님들 간에 관심 갖고 대화 나누는 부분이 있다면?
A. 배달이요. 고객들은 배달 팁을 계속 내리라고 요구하면 배달 회사에서 배달 팁을 내리지는 않으니까 저희가 부담이 많이 커지죠. 저희가 많이 부담해야 거기서도 상위 노출이 되게끔 많이 작용하니까요. 그러다 보면 마진이 별로 남지 않아서 배달 문제가 사실 가장 골칫거리예요. 여기 건물에 계신 다른 분들과 얘기를 좀 해보면 요즘 배달이 많이 줄어들고 있대요. 저희도 오픈한 지 얼마 안 됐지만 배달이 잘 되지 않는 게 느껴져요.

 

▲카페 제이올린에서 판매 중인 수제 샐러드.

▲수제로 만든 플레인 리코타치즈.

Q.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정부에서 키오스크를 되게 많이 지원한다고 들었는데요. 지원하고 나서 그 이후에 어르신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이 잘 안 다져진 것 같아요. 어르신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정부의 키오스크 지원을 받은 건 아니고 따로 포스 계약을 해서 키오스크도 같이 설치했는데요. 사실 하루 매출은 오후 12시부터 2시 사이에 거의 다 벌거든요. 그만큼 손님이 진짜 많은 시간대니까 인건비를 줄일 겸 키오스크를 이용하고 있지만, 주문만 받는 사람이 따로 필요해요. 커피 사 가고, 식사 여기서 하시려는 분들은 많이 줄 서 계시고 이러다 보면 저는 좀 혼란이 오거든요.

이런 가운데 어르신들 중에서 키오스크를 잘 사용 못 하시는 분들이 오시면 주문하기 힘들어하시고, 여기는 좀 불편한 곳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게 조금 안타깝죠. 그래서 제가 다른 업무를 하다가 주문 도와드리려고 손님께 다가가기는 하는데 손님도 불편해하시고, 자기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소외감도 느끼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가 고객들한테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이 많이 떨어진다는 고민도 들어요. 저희 입장에서도 키오스크가 무용지물이 되는 셈이고요.

Q.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께 조언한다면?
A. 만약에 제 친구나 제 동생이 이 일을 하겠다고 나서면 말리고 싶어요. 저는 사실 지금 남편이 함께 해 주고 있으니까 버티는 건데요. 저는 또 아는 동생들이 와서 아르바이트도 해주고 이렇게 저를 배려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지인이나 이 일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없으면 진짜 힘들어서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수제로 만든 햄치즈 파니니.
▲망고 리코타치즈와 통망고가 들어가는 샌드.

Q. 어떤 점이 가장 힘드세요?
A. 일단은 저희는 장사가 오전에 잘 될지 오후에 잘 될지 미리 알 수가 없으니까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문을 열어요. 지금 그러고 있어요. 그러려면 준비와 마무리 시간까지 고려해서 실제로는 저희가 새벽 6시 반에 나와서 밤 9시 반에 퇴근하거든요. 게다가 주말에도 저희 치즈도 만들어야 하고 재료 준비를 하거든요. 분명히 다른 가게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그런 걸 생각하면 일단 한 3개월 간은 자기 시간이 없이 이 일에만 매달려야 되지 않을까 생각돼요. 그리고 처음에는 잠도 잘 못 자요.

Q. 막상 도와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어도 인건비 부담도 클 텐데요.
A. 누구나 보통 5~6시간씩 일하고 싶지, 2~3시간씩 일 안 하고 싶어 해요. 하지만 저희는 이제 막 개업한 입장이라서 주휴수당을 줄 수 있는 환경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주휴수당 받지 않고 2~3시간씩만 일할 수 있는 친구들이 와서 일을 도와주는데요. 돈을 받지만 그렇게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물거든요.

Q. 요식업계에 종사하는 사장님들은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업종이라고 생각해서 선택했다고 한 목소리를 내거든요.
A. 맞아요. 문턱은 낮아 보이는데 뛰어들면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A. 일단 저는 열심히 이 일을 해보고, 지금 베이글 등 빵을 만들고 싶어서, 제빵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클래스를 좀 알아보고 있어요. 그래서 주변에 하나 더 가맹점 확장이 아닌, 제빵 업종으로 새롭게 매장을 내고 싶다고 남편에게도 얘기하고 있어요. 고객들이 여기 와서 디저트를 좀 많이 찾으세요. 그러다 보니까 디저트 카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한 적이 있는데요. 물론 베이글은 디저트가 아니지만, 제과와 제빵 쪽으로 좀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소상공인포커스 / 이경희 기자 leegh0224@biz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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