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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소상공인포커스</title>
    <link>https://bizfocus.kr</link>
    <description>소상공인포커스 RSS 서비스 | 최신기사</description>
	<pubDate>2026-11-02T16:20:16+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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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pyright>Copyright (C) 소상공인포커스, All right reserved</copy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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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CDATA[[희망 줌인] 기술은 어떻게 이어지는가…작은 제조업의 숙련 전수와 승계 과제]]></title>
<link>https://bizfocus.kr/news/newsview.php?ncode=1065588053794725</link>
<description><![CDATA[<p><b><span style="color: rgb(58, 50, 195);">◇ 보이는 동작 뒤의 판단을 꺼낸다</span></b><br>숙련 작업은 같은 동작의 반복처럼 보여도 매번 재료와 기계 상태를 읽는다. 소리, 진동, 저항, 표면의 변화 가운데 무엇을 보고 속도나 압력을 바꾸는지 말로 풀지 않으면 배우는 사람은 겉모양만 흉내 낸다. 경남 창원에서 30년째 금속 가공 공장을 하는 배상호(66)씨는 "소리가 조금만 달라도 손이 먼저 멈추는데, 왜냐고 물으면 말문이 막힌다"고 했다. 전수의 첫걸음은 공정을 준비, 가공, 중간 확인, 마감, 검사로 나누고 단계마다 들어가는 것과 정상 범위, 이상 신호를 적는 일이다. 특히 불량이 커지기 전에 멈추는 기준은 작업 순서와 함께 남겨야 한다.</p><p><br>표준서는 정답 하나를 못 박는 문서가 아니다. 재료 규격이나 설비, 주문 조건이 바뀔 때 조정해도 되는 항목과 바꾸면 안 되는 품질 기준을 가르는 지도에 가깝다. 완성품 사진만 걸어 두기보다 허용되는 편차, 다시 작업해야 하는 상태, 버려야 하는 상태를 나란히 두면 판단을 공유하기 쉽다. 측정 도구의 위치와 사용법, 기록 단위도 통일해야 서로 다른 사람이 남긴 결과를 이어서 볼 수 있다.<br> <br>&nbsp;</p><table border="0" cellpadding="1" cellspacing="0" style="word-break: break-all; margin: 0px auto;" attr_no_border_tbl="1" class="__se_tbl" align="center" id="imgcap_39070"><tbody><tr><td style=""><img id="se_object_39070" class="__se_object" src="https://bizfocus.kr/news/data/20261012/p1065588053794725_564_thum.jpg" rwidth="920" rheight="613" imgqe="true"></td></tr><tr><td style="" class="_caption">▲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작업대에서 숙련자와 배우는 사람이 목재 부품을 함께 살피는 장면. (사진 = 제미나이)</td></tr></tbody></table><p>&nbsp;</p><p><br><b><span style="color: rgb(58, 50, 195);">◇ 관찰에서 단독 작업까지 단계를 만든다</span></b><br>교육은 시범 뒤 곧바로 생산을 맡기기보다 단계를 밟는다. 먼저 작업 목적과 위험 요소를 설명하고, 숙련자가 시범을 보이며 판단하는 지점을 짚는다. 다음엔 배우는 사람이 동작을 말로 설명하며 보조 작업을 하고, 일부 공정을 맡아 결과를 함께 검사한다. 마지막으로 단독 작업과 예외 대응을 확인한다. 그의 공장에서 기술을 배우는 유태민(34)씨는 "검사를 같이 하면서 어디서 틀리는지 알게 됐다"고 했다. 속도가 느리다고 검사를 줄이면 잘못된 습관이 굳는다. 초기에는 생산량과 교육 시간을 따로 계획한다.</p><p><br>가르치는 사람의 기억에만 기대지 않으려면 질문과 수정 이력을 남긴다. 같은 질문이 되풀이되면 개인 탓을 하기 전에 작업표에 설명이 빠졌는지 본다. 영상은 손의 각도와 순서를 보여주는 데 쓸모가 있지만, 기밀 정보나 주문서, 사람 얼굴이 찍히지 않도록 범위를 정해야 한다. 기계 조정이나 위험 작업은 접근 권한과 감독 조건을 따로 두고, 교육용 연습과 납품용 생산을 분명히 나눈다.<br> <br>&nbsp;</p><table border="0" cellpadding="1" cellspacing="0" style="word-break: break-all; margin: 0px auto;" attr_no_border_tbl="1" class="__se_tbl" align="center" id="imgcap_39071"><tbody><tr><td style=""><img id="se_object_39071" class="__se_object" src="https://bizfocus.kr/news/data/20261012/p1065588053794725_377_thum.jpg" rwidth="920" rheight="613" imgqe="true"></td></tr><tr><td style="" class="_caption">▲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두 사람이 측정 도구로 부품의 치수를 확인하는 장면. (사진 = 제미나이)</td></tr></tbody></table><p>&nbsp;</p><p><br><b><span style="color: rgb(58, 50, 195);">◇ 승계는 기술과 약속을 함께 넘기는 일</span></b><br>사업 승계는 작업법만 넘기는 일이 아니다. 진행 중인 주문, 납기와 품질 약속, 거래처별 사양, 금형·공구·소모품, 설비 정비 기록, 견적 기준이 함께 넘어간다. 문서에 없는 구두 약속은 인수자가 알 길이 없고, 고객과의 신뢰를 해친다. 제조 현장 교육 컨설턴트 안재민씨는 "머릿속 약속은 전부 종이로 꺼내야 한다"고 말했다. 자산과 재고는 실제 상태를 확인하고, 개인 연락처와 사업 자료가 섞여 있다면 권한과 보관 방식을 정리한다. 계약·세금·고용의 이전은 사업 형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분야별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p><p><br>전수 기간에는 누가 최종 품질을 승인하는지, 언제 책임이 넘어가는지 단계별로 정한다. 숙련자가 결정을 모두 도로 가져가면 후계자는 판단을 연습하지 못하고, 한꺼번에 맡기면 오류를 잡을 안전망이 사라진다. 제한된 주문에서 시작해 난도와 권한을 넓히고 결과를 함께 검토하는 방식이 균형을 잡는다. 배운 사람이 어떤 조건에서 혼자 판단해도 되는지 확인한 뒤 품질 승인 권한을 넘긴다. 교육에 쓴 시간과 재작업을 함께 적어 두면 다음 공정의 전수 일정과 비용도 현실적으로 잡힌다. 배상호씨는 "손을 떼는 것도 기술"이라며 "하나씩 맡기고 같이 보는 시간이</p><p>&nbsp;</p><p>&nbsp;</p><p>소상공인포커스 / 이지원 기자 leejy0501@daum.net&nbsp;</p>]]></description>
<dc:date>2026-10-30T14:15:53+09:00</dc:date>
<author><![CDATA[이지원 기자]]></author>
<category><![CDATA[소상공인24]]></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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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CDATA[[Special Report | Global Talent Bridge ⑧] 스위스는 왜 세계 연구자가 모이는가]]></title>
<link>https://bizfocus.kr/news/newsview.php?ncode=1065579199009543</link>
<description><![CDATA[<table border="0" cellpadding="1" cellspacing="0" style="word-break: break-all; margin: 0px auto;" attr_no_border_tbl="1" class="__se_tbl" align="center" id="imgcap_39088"><tbody><tr><td style=""><img id="se_object_39088" class="__se_object" src="https://bizfocus.kr/news/data/20261029/p1065579199009543_180_thum.png" rwidth="920" rheight="613" imgqe="true"></td></tr><tr><td style="" class="_caption">▲ 대학과 병원, 제약기업, 투자기관을 잇는 긴밀한 연구 생태계는 세계 각국의 연구자들이 스위스를 찾는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사진=챗GPT)</td></tr></tbody></table><p>&nbsp;</p><p><br>스위스 바젤. 아직 해가 완전히 떠오르지 않은 오전 7시, 세계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 가운데 하나인 이 도시에서는 이미 연구실의 불이 켜져 있다. 한 연구원은 밤새 축적된 실험 데이터를 확인하고, 다른 연구팀은 암세포 반응을 분석한 결과를 검토한다. 불과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세계적인 제약기업 로슈(Roche)와 노바티스(Novartis)의 연구진이 새로운 치료제 개발 회의를 시작한다.&nbsp;</p><p>&nbsp;</p><p><b><span style="color: rgb(58, 50, 195);">●&nbsp;</span><span style="color: rgb(58, 50, 195);">연구는 어떻게 산업이 되고, 산업은 어떻게 국가경쟁력이 되는가</span></b></p><p>같은 시간 취리히에서는 ETH Zurich 박사과정 학생들이 연구실 문을 열고 들어가고, 로잔에서는 EPFL 연구팀이 창업을 준비하는 스타트업과 투자자 미팅을 앞두고 발표 자료를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있다.&nbsp;겉으로 보기에는 서로 다른 장소에서 일어나는 평범한 아침이다. 그러나 이들은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p><p><br>ETH Zurich에서 시작된 기초연구는 병원의 임상연구와 연결되고, 기업의 연구개발센터에서 다시 신약 후보물질로 발전한다. 이후 투자와 특허, 글로벌 임상을 거쳐 세계 시장으로 진출한다. 대학과 연구소, 병원, 기업, 투자기관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연결되어 움직이는 구조가 스위스 혁신의 출발점이다.</p><p><br>많은 사람들은 스위스를 떠올리면 금융과 시계, 알프스를 먼저 생각한다. 경제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제약기업 로슈와 노바티스를 떠올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만으로는 스위스의 경쟁력을 설명하기 어렵다. 진정한 경쟁력은 기업이 아니라 기업을 끊임없이 탄생시키는 연구 생태계에 있다.</p><p><br>세계적으로 우수한 대학은 많다. 세계적인 제약회사도 적지 않다. 하지만 대학과 병원, 연구소, 기업, 투자자가 하나의 혁신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국가는 많지 않다. 스위스는 바로 이 연결 구조를 국가경쟁력으로 만든 대표적인 나라다.</p><p><br>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ETH Zurich)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공과대학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 대학의 가치는 순위에 있지 않다. 학생들은 강의실에서 배운 이론을 연구실에서 실험하고, 연구 결과는 기업과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로 발전한다. 박사과정 연구자는 논문을 작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특허를 준비하고, 창업을 고민하며, 기업 연구소와 함께 새로운 기술의 상용화를 추진한다. 연구가 산업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교육의 일부가 되어 있는 것이다.</p><p><br>스위스가 세계 연구자들을 끌어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제학생은 단순히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오는 것이 아니다. 연구가 실제 산업으로 이어지고, 자신의 아이디어가 신약과 의료기기, 첨단기술로 발전하는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자의 성과는 논문 인용 횟수로만 평가되지 않는다. 사회와 산업에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지도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된다.</p><p><br>ETH Zurich의 국제화는 이러한 철학을 잘 보여준다. 학생의 절반 가까이가 해외에서 왔고, 박사과정에서는 국제학생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스위스는 자국 인재만으로 연구 경쟁력을 유지하려 하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연구자를 끌어들이고, 그들이 장기적으로 스위스 산업 생태계 안에서 성장하도록 제도를 설계한다. 연구실에서 시작된 국제 협력은 결국 국가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p><p><br>이러한 구조는 EPFL에서도 반복된다. 로잔에 위치한 EPFL은 세계적인 공학 연구와 창업의 중심지로 성장했다. 학생들은 졸업 후 취업을 목표로만 하지 않는다. 연구실에서 시작한 기술을 바탕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투자자를 만나며,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간다. 캠퍼스 안에서는 연구자와 기업, 벤처투자자가 일상적으로 만나 아이디어를 논의한다. 연구와 창업이 특별한 일이 아니라 대학 문화의 일부가 된 것이다.</p><p><br>스위스 제약산업 역시 이러한 혁신 구조 위에서 성장했다. 로슈와 노바티스는 단순한 글로벌 제약회사가 아니다. 대학과 병원, 연구기관이 생산한 지식을 산업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대학 연구실에서 발견된 새로운 기술은 기업 연구소에서 임상 가능성을 검증받고, 병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치료 효과를 확인한 뒤 세계 시장으로 이어진다. 연구와 산업 사이에 단절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p><p><br>이 때문에 스위스에서는 대학과 기업의 경계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 교수는 기업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기업 연구원은 대학에서 강의를 맡는다. 학생은 연구실과 기업을 오가며 경험을 쌓고, 병원은 연구 데이터를 산업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각각의 기관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혁신 생태계를 구성하는 구성원으로 움직이는 것이다.</p><p><br>스위스 정부도 이러한 연결을 정책으로 뒷받침한다. 연구개발 지원은 논문 수를 늘리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기술이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된다. 혁신기관은 대학과 기업을 연결하고, 창업기업은 연구 성과를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받는다. 결국 정부가 지원하는 것은 개별 연구가 아니라 연구와 산업을 연결하는 생태계다.</p><p><br><b><span style="font-size: 17.3333px;"><span style="color: rgb(58, 50, 195);">● </span></span><span style="color: rgb(58, 50, 195);">여기서 대한민국이 던져야 할 질문도 분명해진다</span></b><br>한국에도 세계적 수준의 대학이 있고, 우수한 병원과 연구소, 경쟁력 있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있다. 그러나 이들이 하나의 생태계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가. 대학의 연구는 기업으로 얼마나 이전되고 있으며, 병원에서 축적된 임상 경험은 얼마나 빠르게 산업으로 이어지고 있는가. 연구자가 창업을 선택했을 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은 충분한가.</p><p><br>스위스는 국가 규모로 보면 결코 큰 나라가 아니다. 인구도 많지 않고 내수시장도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세계 바이오와 제약산업의 중심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연구를 국가의 비용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구는 산업을 만들고, 산업은 다시 새로운 연구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투자라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이해하고 있었다.</p><p><br>국가의 미래를 바꾸는 것은 연구실 하나가 아니다. 그 연구실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기업으로 이어지고,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만들며, 다시 그 성과가 새로운 연구를 가능하게 하는 선순환이다. 스위스의 경쟁력은 바로 이 순환이 멈추지 않는 데 있다.</p><p><br>사람이 지식을 만들고, 지식은 연구가 된다. 연구는 기술을 만들고, 기술은 산업을 성장시킨다. 산업은 다시 새로운 연구를 가능하게 한다. 스위스는 이 순환을 국가 시스템으로 만든 나라다. 그래서 세계의 연구자들은 오늘도 스위스를 선택한다.<br><br><b><span style="font-size: 17.3333px;"><span style="color: rgb(58, 50, 195);">● </span></span><span style="color: rgb(58, 50, 195);">연구실에서 시작된 아이디어는 어떻게 세계 산업이 되는가</span></b><br>스위스를 이해하려면 한 가지 고정관념부터 버려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세계적인 제약회사가 신약을 만들고 대학은 연구를 하는 별개의 기관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스위스에서는 이 둘의 경계가 매우 희미하다. 대학에서 시작된 연구가 병원에서 검증되고 기업에서 개발되며, 다시 대학으로 돌아와 새로운 연구의 출발점이 된다. 하나의 아이디어가 산업이 되기까지 모든 과정이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이어진다.</p><p><br>대표적인 사례가 바젤(Basel)이다. 인구 규모만 보면 결코 거대한 도시가 아니다. 그러나 세계 바이오산업에서는 가장 중요한 도시 가운데 하나다. 로슈와 노바티스의 글로벌 연구개발 거점이 이곳에 자리하고 있으며, 대학과 병원, 바이오 스타트업, 벤처투자기관이 반경 수 킬로미터 안에서 긴밀하게 협력한다. 세계 각국의 연구자들이 바젤을 찾는 이유는 높은 연봉 때문만이 아니다. 자신의 연구가 실제 치료제와 산업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도시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p><p><br>이러한 환경에서는 연구의 출발점도 다르다. 연구자는 논문을 쓰기 위해 실험을 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한다. 병원은 임상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대학과 공유하고, 대학은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며, 기업은 이를 실제 의약품으로 개발한다. 투자기관은 초기 단계부터 연구의 가능성을 평가하고 장기적인 자금을 공급한다. 연구와 산업, 금융이 처음부터 하나의 프로젝트로 움직이는 것이다.</p><p><br>스위스가 바이오 강국으로 성장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연구 성과가 뛰어난 것만으로는 세계시장을 이끌 수 없다. 연구를 임상으로 연결하고, 임상을 산업으로 연결하며, 산업을 다시 세계시장으로 확장하는 과정이 모두 갖춰져야 한다. 스위스는 이 연결 과정을 수십 년 동안 축적해 왔다.</p><p><br>혁신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연결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스위스는 잘 알고 있다. ETH Zurich에서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박사과정 학생은 의료영상 분석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병원 연구진과 함께 데이터를 검토하고, 이후 기업 연구소에서 알고리즘을 고도화한다. 연구실에서 시작된 아이디어는 의료기기로 발전하고, 새로운 스타트업을 통해 세계시장으로 확장될 수도 있다. 연구자의 하루는 대학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p><p><br>이러한 문화는 창업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스위스에서는 대학 연구자가 창업을 선택하는 것이 특별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연구 성과를 사회와 산업에 적용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여진다. 대학은 특허와 기술이전을 적극 지원하고, 기업은 공동연구를 확대하며, 투자기관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술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한다. 실패를 경험한 창업자도 다시 연구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도전 자체가 하나의 자산으로 인정된다.<br><br><b><span style="font-size: 17.3333px;"><span style="color: rgb(58, 50, 195);">● </span></span><span style="color: rgb(58, 50, 195);">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속도’보다 ‘완성도’를 중시하는 문화다</span></b><br>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는 10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고, 연구성과가 시장에서 인정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스위스는 단기 성과에 흔들리지 않는다. 연구와 산업은 긴 호흡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화가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기업을 지속적으로 탄생시키는 토양이 되고 있다.</p><p><br>대한민국 바이오산업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수한 연구자와 병원, 세계적 수준의 의료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바이오벤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개발과 임상, 투자, 글로벌 사업화가 하나의 생태계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측면에서는 아직 보완할 과제가 남아 있다. 대학은 대학대로, 병원은 병원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성장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p><p><br>스위스가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연구비 규모가 아니다. 사람과 기관이 얼마나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는가가 국가경쟁력을 결정한다는 점이다. 연구자가 병원을 이해하고, 의사가 산업을 이해하며, 기업이 대학을 이해할 때 혁신은 훨씬 빠르게 현실이 된다.</p><p><br>결국 스위스의 경쟁력은 뛰어난 연구자 몇 명에게서 나오지 않는다. 한 사람의 연구가 다른 사람의 기술이 되고, 또 다른 사람의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회 전체가 연결되어 있다는 데 있다. 그것이 작은 나라 스위스가 세계 바이오 혁신의 중심에 설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다.<br><br><b><span style="font-size: 17.3333px;"><span style="color: rgb(58, 50, 195);">● </span></span><span style="color: rgb(58, 50, 195);">세계 인재는 왜 스위스를 떠나지 않는가</span></b><br>세계에는 우수한 대학이 많다. 세계적인 연구소도 적지 않다. 그러나 세계 연구자들이 스위스를 지속적으로 선택하는 이유는 대학의 명성이나 기업의 규모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연구자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끝까지 발전시킬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그 과정에서 대학과 병원, 기업, 투자기관이 하나의 팀처럼 움직인다는 신뢰가 스위스를 세계 혁신의 중심으로 만들고 있다.</p><p><br>국제학생들에게 스위스는 단순히 공부하는 나라가 아니다. 박사과정 연구자는 대학 연구실에서 기초연구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글로벌 제약기업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 연구 성과가 특허로 이어지면 기술이전 전문가가 사업화를 지원하고, 창업을 선택하면 혁신기관과 투자자가 성장 가능성을 함께 검토한다. 연구실을 나오는 순간 새로운 길을 다시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의 연장선에서 다양한 선택지가 열려 있는 것이다.</p><p><br>이러한 환경은 세계 인재에게 강력한 매력으로 작용한다. 뛰어난 연구자는 자신의 연구가 논문으로만 남기를 원하지 않는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산업을 변화시키며 실제 환자의 삶을 바꾸기를 원한다. 스위스는 바로 이러한 연구자의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p><p><br>세계적인 제약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로슈와 노바티스는 우수한 연구자를 채용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대학과 공동연구를 확대하고, 병원과 임상 데이터를 공유하며, 스타트업과 협력해 새로운 기술을 흡수한다. 대기업이 혁신을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 생태계의 한 축으로 참여하는 것이다.</p><p><br>스위스 정부 역시 인재를 단순한 노동력이 아니라 국가의 가장 중요한 전략 자산으로 바라본다. 연구개발 예산을 확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연구자들이 안정적으로 연구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새로운 도전을 계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이러한 철학이 수십 년 동안 이어지면서 스위스는 세계 최고의 혁신국가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했다.</p><p><br>여기에서 대한민국이 배워야 할 점은 분명하다. 한국도 세계 수준의 연구역량과 의료기술, 제조업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각각의 기관이 뛰어난 것과 국가 전체가 하나의 혁신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것은 다른 문제다.</p><p><br>반도체를 예로 들어보자. 대학은 반도체 인재를 양성하고, 기업은 우수한 엔지니어를 채용하며, 정부는 연구개발을 지원한다. 그러나 대학의 연구가 중소기업으로 얼마나 이전되고 있는지, 창업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얼마나 되는지, 국제 연구자가 한국에 장기적으로 머물 수 있는 환경은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이 필요하다.</p><p><br>바이오산업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병원과 연구자, 제약기업이 존재하지만 임상과 연구, 투자, 글로벌 사업화가 하나의 생태계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기관 간 연결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스위스는 바로 이러한 연결이 국가경쟁력이라는 사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p><p><br>결국 국가의 미래는 연구비 규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대학과 기업이 얼마나 가까운가, 병원과 연구소가 얼마나 자유롭게 협력하는가, 창업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이어지는가, 세계 인재가 얼마나 오래 머물며 함께 성장하는가가 국가의 혁신 역량을 좌우한다.</p><p><br>스위스는 작은 나라다. 인구도 적고 내수시장도 크지 않다. 그럼에도 세계 바이오와 첨단기술 산업을 이끄는 이유는 사람을 중심에 둔 연결 시스템을 오랫동안 축적했기 때문이다. 대학은 연구를 만들고, 연구는 기업을 성장시키며, 기업은 다시 대학과 연구를 지원한다. 이 선순환은 새로운 인재를 끊임없이 끌어들이고, 그 인재는 다시 국가의 경쟁력을 높인다.</p><p><br>오늘날 세계는 인공지능과 바이오, 반도체, 양자기술을 둘러싼 새로운 경쟁에 들어섰다. 겉으로는 기술 경쟁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사람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다. 우수한 연구자 한 명이 새로운 기술을 만들고, 그 기술이 산업을 성장시키며, 산업이 다시 국가의 미래를 바꾸기 때문이다.</p><p><br>대한민국도 이제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더 많은 연구비를 투입할 것인가가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을 연결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대학과 기업, 병원과 연구소, 투자와 창업이 하나의 생태계로 이어질 때 한국 역시 세계 인재가 찾아오는 혁신 허브로 성장할 수 있다.</p><p><br>스위스는 우리에게 하나의 사실을 보여준다. 연구는 논문으로 끝날 때 비로소 과거가 된다. 그러나 연구가 산업으로 이어지는 순간 미래가 시작된다.&nbsp;사람이 지식을 만들고, 지식은 연구가 된다. 연구는 기술을 만들고, 기술은 산업으로 성장한다. 산업은 자본을 끌어들이고, 자본은 다시 새로운 연구를 가능하게 한다. 국가경쟁력은 이 선순환을 얼마나 오래, 그리고 얼마나 촘촘하게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p><p><br>스위스는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가 아니다. 그러나 사람과 연구, 산업을 가장 정교하게 연결한 나라 가운데 하나다. 그것이 오늘도 세계의 연구자들이 스위스를 선택하는 이유이며, 대한민국이 앞으로 깊이 연구해야 할 국가경쟁력의 모델이다.</p><p>&nbsp;</p><p>&nbsp;</p><p>소상공인포커스 / 서영현 기자 93olivia@naver.com&nbsp;</p>]]></description>
<dc:date>2026-10-30T10:13:45+09:00</dc:date>
<author><![CDATA[서영현 기자]]></author>
<category><![CDATA[이달의 현장르포]]></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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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CDATA[[희망 줌인] 남은 원단은 상품이 될까…수선·재제작의 공정과 채산성]]></title>
<link>https://bizfocus.kr/news/newsview.php?ncode=1065587763493225</link>
<description><![CDATA[<p><b><span style="color: rgb(58, 50, 195);">◇ 먼저 쓸 수 있는 원단을 가려낸다</span></b><br>재제작은 남은 천을 쌓아 두는 데서 시작하지 않는다. 섬유 조성, 두께와 신축성, 남은 폭과 길이, 얼룩·바램·올풀림, 세탁 이력과 냄새를 확인해 용도별로 나눈다. 같은 색으로 보여도 빛과 세탁에 반응하는 방식이 다르면 한 제품 안에서 변하는 정도가 달라진다. 인천 미추홀구에서 15년째 옷 수선집을 하는 전미숙(57)씨는 "같은 색인 줄 알고 붙였다가 빨고 나니 한쪽만 빠진 적이 있다"고 했다. 조성을 모르거나 손상이 넓은 원단은 피부에 닿는 상품이나 힘을 받는 부위에 쓰기 어렵다. 쓰는 범위는 보수적으로 잡는다.</p><p><br>수선하고 남은 조각과 새 제품을 만들고 남은 원단은 관리 조건이 다르다. 손님에게서 받은 옷의 남은 천은 누구 것인지, 써도 된다는 동의를 받았는지부터 확인한다. 가게가 가진 자투리는 출처와 규격을 적어 둔다. 단추와 지퍼, 안감 같은 부자재도 제대로 작동하는지 시험하지 않은 채 다시 쓰지 않는다. 재료비는 이미 냈다며 검사 시간을 빼면 불량 위험이 가격 밖으로 밀려난다. 골라낼 기준을 분명히 세우는 일이 첫 번째 원가 관리다.<br> <br>&nbsp;</p><table border="0" cellpadding="1" cellspacing="0" style="word-break: break-all; margin: 0px auto;" attr_no_border_tbl="1" class="__se_tbl" align="center" id="imgcap_39068"><tbody><tr><td style=""><img id="se_object_39068" class="__se_object" src="https://bizfocus.kr/news/data/20261012/p1065587763493225_890_thum.jpg" rwidth="920" rheight="613" imgqe="true"></td></tr><tr><td style="" class="_caption">▲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의류수선 작업실에서 기술자가 남은 원단을 살피는 장면. (사진 = 제미나이)</td></tr></tbody></table><p>&nbsp;</p><p><br><b><span style="color: rgb(58, 50, 195);">​</span><span style="color: rgb(58, 50, 195);">◇ 작은 조각일수록 공정은 더 잘게 나뉜다</span></b><br>재제작 공정은 분류, 세척과 다림질, 치수 확인, 디자인 배치, 패턴 수정, 재단, 연결, 봉제, 마감, 검사로 이어진다. 원단이 고르지 않으면 기존 패턴을 그대로 쓰기 어렵다. 조각의 방향과 무늬를 맞추는 시간도 길어진다. 여러 조각을 잇는 디자인은 재료를 살리는 대신 봉제선과 시접을 늘린다. 서울 용산구에서 자투리 원단으로 가방과 소품을 만드는 송혜련(36)씨는 "조각을 많이 이을수록 박음질할 선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완성품이 작다고 품도 작은 게 아니다.</p><p><br>수선은 새로 만드는 일과 다른 판단이 필요하다. 기존 봉제선을 풀 때 원단이 버틸 수 있는지, 새 부품을 달면 무게와 당김이 달라지는지 살핀다. 뜯다 보면 처음 견적 때 보이지 않던 손상이 나오기도 한다. 그래서 추가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어디까지 손댈지, 결과가 어떻게 달라질지 다시 확인한다. 전미숙씨는 "뜯어 봐야 아는 게 있어 꼭 다시 연락드린다"고 했다. 재제작 상품은 원단마다 결과가 다르다. 이를 '개성'으로만 포장하지 말고 치수 편차와 관리 방법, 눈에 보이는 수선 흔적을 상품 설명에 적어야 한다.<br> <br>&nbsp;</p><table border="0" cellpadding="1" cellspacing="0" style="word-break: break-all; margin: 0px auto;" attr_no_border_tbl="1" class="__se_tbl" align="center" id="imgcap_39069"><tbody><tr><td style=""><img id="se_object_39069" class="__se_object" src="https://bizfocus.kr/news/data/20261012/p1065587763493225_252_thum.jpg" rwidth="920" rheight="613" imgqe="true"></td></tr><tr><td style="" class="_caption">▲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남은 원단을 작은 천가방으로 재봉하는 작업을 표현한 장면. (사진 = 제미나이)</td></tr></tbody></table><p>&nbsp;</p><p><br><b><span style="color: rgb(58, 50, 195);">◇ 재료 절약과 수익성을 따로 계산한다</span></b><br>채산성 표에는 원단값만 들어가지 않는다. 선별과 세척, 해체, 패턴 조정, 재단, 봉제, 다림질, 촬영과 설명 작성, 포장, 불량과 재작업 가능성까지 넣는다. 한 점씩 모양이 다른 상품은 묶어서 만드는 이점을 누리기 어렵다. 공정마다 걸리는 시간을 실제로 재 보는 게 낫다. 반복해서 쓸 크기와 부자재를 정해 두면 디자인 차이는 살리면서 작업 준비를 줄일 수 있다. 팔리지 않은 완성품은 원단 재고가 아니다.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 상품 재고다.</p><p><br>가격을 매길 때 '환경에 좋다'는 의미가 저절로 더 높은 값을 받아 준다고 가정하지 않는다. 손님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건 소재 출처, 수선·재제작 방식, 기능, 치수, 관리와 수리 가능성이다. 어떤 원단은 받지 않는지, 주문 제작에서 어디까지 바꿀 수 있는지 미리 알리면 상담 시간이 준다. 쓸 원단과 뺄 원단의 기준, 제품별 표준 공정을 정해 두면 다음 제작 때 선별 시간을 비교할 수 있다. 송혜련씨는 "좋은 일이라는 마음만으로는 오래 못 간다"고 했다. 판매가가 실제 작업비를 메우는지 확인한 뒤에 생산량을 늘리는 것, 그것이 재제작을 이어 가는 조건이다.</p><p>&nbsp;</p><p>&nbsp;</p><p>소상공인포커스 / 이경희 기자 leegh0224@bizfocus.kr&nbsp;</p>]]></description>
<dc:date>2026-10-29T12:36:18+09:00</dc:date>
<author><![CDATA[이경희 기자]]></author>
<category><![CDATA[소상공인24]]></category>
</item>
<item>
<title><![CDATA[[Special Report | 글로벌 벤치마킹 ⑦] TSMC는 어떻게 세계 반도체 산업의 질서를 바꾸었는가]]></title>
<link>https://bizfocus.kr/news/newsview.php?ncode=1065578879028641</link>
<description><![CDATA[<table border="0" cellpadding="1" cellspacing="0" style="word-break: break-all; margin: 0px auto;" attr_no_border_tbl="1" class="__se_tbl" align="center" id="imgcap_39087"><tbody><tr><td style=""><img id="se_object_39087" class="__se_object" src="https://bizfocus.kr/news/data/20261029/p1065578879028641_221_thum.png" rwidth="676" rheight="422" imgqe="true"></td></tr><tr><td style="width: 676px;" class="_caption">▲(사진=TSMC 홈페이지 갈무리)</td></tr></tbody></table><p>&nbsp;</p><p>&nbsp;</p><p>1987년 TSMC가 설립됐을 당시 세계 반도체 업계는 이 회사를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반도체 설계 능력이 없는 제조 전문기업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당시 반도체 산업의 상식은 설계와 생산을 모두 보유해야 기술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p><p><br>그러나 TSMC는 기존 상식을 뒤집었다.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을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가장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라는 새로운 철학을 제시했다.&nbsp;이 변화는 반도체 산업의 역할을 네 개의 전문 영역으로 분리하는 계기가 되었다.</p><p><br>반도체를 기획하고 설계하는 팹리스(Fabless), 웨이퍼를 생산하는 파운드리(Foundry), 패키징과 테스트를 담당하는 OSAT, 그리고 이를 활용해 스마트폰과 서버, 자동차를 만드는 완제품 기업이 하나의 공급망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p><p><br>이러한 분업 체계는 반도체 산업 전체의 생산성을 크게 높였다. 설계기업은 공장 건설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지 않아도 연구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고, 파운드리는 다양한 고객의 주문을 받아 생산 규모를 확대하며 공정기술을 빠르게 발전시킬 수 있었다.<br><br><b><span style="font-size: 17.3333px;"><span style="color: rgb(58, 50, 195);">● </span></span><span style="color: rgb(58, 50, 195);">애플과 엔비디아는 왜 TSMC를 선택했는가</span></b><br>TSMC의 성공은 단순히 생산 능력 때문이 아니었다.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세계적인 기술기업들에게 높은 신뢰를 제공했다.&nbsp;애플은 아이폰과 맥(Mac)에 사용되는 자체 설계 칩을 개발하지만 생산은 TSMC에 맡긴다. 엔비디아 역시 AI 가속기에 사용되는 첨단 GPU를 직접 설계하지만 생산은 TSMC와 협력한다. AMD와 퀄컴, 브로드컴 등 주요 팹리스 기업들도 같은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p><p><br>이들은 TSMC를 선택한 이유로 첨단 공정기술뿐 아니라 고객의 설계정보를 보호하고, 자체 제품으로 경쟁하지 않는 사업모델을 중요한 강점으로 평가한다.&nbsp;이러한 신뢰는 수십 년에 걸쳐 구축된 자산이다. TSMC는 고객의 성공이 곧 자신의 성장이라는 원칙을 유지하며 생산기술과 수율 향상, 안정적인 공급에 집중했다. 그 결과 고객사는 연구개발에, TSMC는 제조 혁신에 집중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p><p><br><b><span style="color: rgb(58, 50, 195);">● </span><span style="color: rgb(58, 50, 195);">세계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가 되다</span></b><br>2020년 이후 생성형 인공지능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TSMC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AI 반도체는 이전 세대보다 훨씬 미세한 공정과 높은 생산 기술을 요구한다. 이러한 첨단 공정을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에 글로벌 AI 기업들은 TSMC와의 협력을 전략적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p><p><br>오늘날 데이터센터, 자율주행차, 스마트폰, 클라우드 서비스 등 첨단 디지털 산업은 모두 반도체를 기반으로 움직인다. 그 중심에는 설계기업과 제조기업을 연결하는 TSMC의 생산 플랫폼이 자리하고 있다. 이제 TSMC는 단순한 제조기업을 넘어 세계 디지털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인프라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p><p><br><b><span style="color: rgb(239, 0, 124);">■ </span><span style="color: rgb(239, 0, 124);">Global Data</span></b><br>TSMC 2025 주요 지표<br>고객사 : 534개<br>생산 제품 : 12,682종<br>연간 생산능력 : 12인치 웨이퍼 환산 1,700만 장 이상<br>임직원 : 9만 명 이상<br>첨단공정(7나노 이하) 매출 비중 : 74%<br>3나노 공정 매출 비중 : 24%<br>연간 설비투자 : 약 1조 2천억 대만달러 규모<br>Decision Point<br>TSMC는 공장을 판매한 것이 아니라 ‘신뢰’를 판매했다.&nbsp;반도체 산업은 기술 경쟁인 동시에 신뢰 경쟁이다. 고객이 수년간 연구개발한 설계 정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기업이라는 평판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TSMC는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수십 년 동안 지켜왔고, 그 신뢰가 오늘날 세계 최고 파운드리 기업이라는 위치를 만들었다.</p><p><br><b><span style="color: rgb(120, 32, 185);">※ 소상공인포커스 시사점</span></b><br>TSMC의 성장 과정은 모든 산업에 중요한 교훈을 준다. 기업의 경쟁력은 모든 것을 직접 하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 협력하는 분업 구조를 만들 때 더 큰 경쟁력이 만들어진다.&nbsp;<span style="font-size: 13pt;">중소기업과 소상공인도 마찬가지다. 모든 기능을 내부에서 해결하려 하기보다 핵심 기술과 서비스에 집중하고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성장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span></p><p>&nbsp;</p><p>&nbsp;</p><p>소상공인포커스 / 서영현 기자 93olivia@naver.com&nbsp;</p>]]></description>
<dc:date>2026-10-29T11:07:16+09:00</dc:date>
<author><![CDATA[서영현 기자]]></author>
<category><![CDATA[소상공인 심층/기획]]></category>
</item>
<item>
<title><![CDATA[[희망 줌인] 동네서점은 무엇을 파는가…책 판매와 공간 운영의 사업모델]]></title>
<link>https://bizfocus.kr/news/newsview.php?ncode=1065587559475725</link>
<description><![CDATA[<p><b><span style="color: rgb(58, 50, 195);">◇ 책의 선택이 공간의 성격을 만든다</span></b><br>작은 서점은 모든 책을 갖출 수 없다. 그래서 무엇을 들이지 않을지부터 정한다. 주제와 독자, 책을 읽는 상황을 기준으로 진열 범위를 잡으면 서가는 단순한 재고 목록을 넘어 '왜 이 책인가'를 보여준다. 서울 성북구에서 8년째 동네서점을 운영하는 안경숙(46)씨는 "들일 책보다 뺄 책 고르는 데 시간이 더 든다"고 했다. 신간과 오래 팔리는 책, 주문 도서, 독립 출판물은 공급 방식이 제각각이다. 함께 다루려면 주문 단위와 입고 주기, 반품 가능 여부를 거래 조건별로 나눠 관리할 일이다.</p><p><br>큐레이션은 주인의 취향을 내건 문구 몇 줄로 끝나지 않는다. 비슷한 궁금증을 가진 독자가 다음 책으로 건너갈 수 있게 주제와 난이도, 형식을 잇는 설계다. 소개 글은 책을 읽지 않은 사람도 고른 이유를 알 만큼 구체적이어야 한다. 그렇다고 내용을 부풀리거나 출판사 설명을 그대로 옮기지는 않는다. 서가 위치와 검색되는 재고 정보가 맞아야 추천이 구매로 이어진다. 찾는 책이 없을 때 주문을 받아 주는 절차도 서비스다.<br> <br>&nbsp;</p><table border="0" cellpadding="1" cellspacing="0" style="word-break: break-all; margin: 0px auto;" attr_no_border_tbl="1" class="__se_tbl" align="center" id="imgcap_39066"><tbody><tr><td style=""><img id="se_object_39066" class="__se_object" src="https://bizfocus.kr/news/data/20261012/p1065587559475725_110_thum.jpg" rwidth="920" rheight="613" imgqe="true"></td></tr><tr><td style="" class="_caption">▲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작은 서점에서 방문자가 책장을 둘러보는 장면. (사진 = 제미나이)</td></tr></tbody></table><p>&nbsp;</p><p><br><b><span style="color: rgb(58, 50, 195);">◇ 머무는 시간에도 비용과 역할이 있다</span></b><br>좌석과 모임 공간을 두는 순간 서점은 판매점과 머무는 공간을 함께 운영하게 된다. 자리가 몇 개냐보다 책을 고르는 손님과 오래 앉아 있는 이용자의 동선이 부딪히지 않는지가 중요하다. 소음, 조명, 냉난방, 청소, 화장실 안내, 음료 반입처럼 사소해 보이는 조건이 모두 일거리가 된다. 경기 고양에서 모임 공간을 겸한 서점을 하는 배은정(39)씨는 "자리를 열어 두면 사람은 모이지만 치우는 건 내 몫"이라고 했다. 무료 자리에도 관리 시간이 든다. 공간이 책 판매를 돕는 장치인지, 따로 설계할 서비스인지 목적부터 정해야 한다.</p><p><br>독서모임, 강연, 전시, 대관은 각각 다른 사업이다. 프로그램마다 준비와 진행, 홍보, 좌석 배치, 철수에 드는 시간을 적어 둔다. 참가비나 대관료를 받는다면 어디까지 포함되는지 분명히 알린다. 행사 중에 일반 영업을 계속할 수 있는지도 따진다. 매장이 작을수록 행사 하나가 공간 전체를 차지하기 쉽다. 일정표에 행사 시간만 적지 말고 준비와 원상복구 시간까지 막아 두면 이중 예약과 과로를 피할 수 있다.<br> <br>&nbsp;</p><table border="0" cellpadding="1" cellspacing="0" style="word-break: break-all; margin: 0px auto;" attr_no_border_tbl="1" class="__se_tbl" align="center" id="imgcap_39067"><tbody><tr><td style=""><img id="se_object_39067" class="__se_object" src="https://bizfocus.kr/news/data/20261012/p1065587559475725_487_thum.jpg" rwidth="920" rheight="613" imgqe="true"></td></tr><tr><td style="" class="_caption">▲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서점 테이블에 둘러앉아 책을 읽는 모임을 표현한 장면. (사진 = 제미나이)</td></tr></tbody></table><p>&nbsp;</p><p><br><b><span style="color: rgb(58, 50, 195);">◇ 판매와 관계를 같은 장부에서 본다</span></b><br>책 판매 수입과 공간 프로그램 수입을 나눠 적으면 무엇이 무엇을 받쳐 주는지 보인다. 프로그램 참가 수입과 확인되는 책 판매는 수입으로, 준비비·외부 진행자비·결제수수료·추가 근무비는 비용으로 따로 잡는다. 연결 고리가 확인되지 않으면 행사 뒤 팔린 책을 전부 행사 덕으로 돌리지 않는다. 소상공인 경영 컨설턴트 유현석씨는 "모임이 잘되면 책도 팔렸겠거니 하기 쉽지만 장부를 나눠 봐야 안다"고 말했다. 회원제나 정기 구독을 운영한다면 제공 범위와 사용 기한, 예약 우선권을 실제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정한다. 앞으로 할 서비스를 먼저 약속하는 구조일수록 이행에 필요한 시간과 현금을 따로 관리해야 한다.</p><p><br>동네와의 관계도 사업이 되려면 되풀이할 수 있는 방식이 있어야 한다. 학교나 모임, 창작자와 손잡을 때는 서로의 역할과 일정, 판매·정산 방식을 기록으로 남긴다. 한 번 베푼 호의가 늘 공짜로 해 주는 일로 굳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서점이 직접 할 일과 바깥과 함께할 일을 나누면 운영 부담도 눈에 들어온다. 서점의 개성은 큰 행사를 자주 여는 데서만 나오지 않는다. 어떤 독자의 어떤 선택을 도울지, 책을 사는 시간과 머무는 시간을 어떻게 이을지 꾸준히 지켜 갈 때 책과 공간은 서로를 지탱한다. 안경숙씨는 "큰 행사보다 어떤 책을 권하는 곳인지 지켜 가는 게 더 어렵다"고 했다.</p><p>&nbsp;</p><p>&nbsp;</p><p>소상공인포커스 / 이지원 기자 leejy0501@daum.net&nbsp;</p>]]></description>
<dc:date>2026-10-28T11:32:31+09:00</dc:date>
<author><![CDATA[이지원 기자]]></author>
<category><![CDATA[소상공인24]]></category>
</item>
<item>
<title><![CDATA[[Special Report | Global Talent Bridge ⑦] 독일은 왜 세계 인재를 끌어들이는가]]></title>
<link>https://bizfocus.kr/news/newsview.php?ncode=1065578590868664</link>
<description><![CDATA[<p><b><span style="color: rgb(58, 50, 195);"></span></b></p><table border="0" cellpadding="1" cellspacing="0" style="word-break: break-all; margin: 0px auto;" attr_no_border_tbl="1" class="__se_tbl" align="center" id="imgcap_39086"><tbody><tr><td style=""><img id="se_object_39086" class="__se_object" src="https://bizfocus.kr/news/data/20261022/p1065578590868664_598_thum.jpeg" rwidth="920" rheight="613" imgqe="true"></td></tr><tr><td style="" class="_caption">▲ 제조업 강국 독일을 만든 것은 최첨단 공장이 아니라 연구실과 현장을 연결하는 '사람'이다. 대학에서 시작된 기술이 연구소와 중소기업(미텔슈탄트)으로 흘러들어가 세계적 제품이 되는 독일의 산학협력 선순환 생태계는, 인구 감소와 인재 난에 직면한 한국 제조업이 나아가야 할 결정적 이정표를 제시한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사진=챗GPT)</td></tr></tbody></table><p><b></b></p><p><b><br></b></p><p><b><br></b></p><p><b><span style="color: rgb(58, 50, 195);">● </span><span style="color: rgb(58, 50, 195);">제조업 강국을 만든 것은 공장이 아니라 사람이다</span></b><br>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뮌헨. 이른 아침, 뮌헨공과대학교(TUM) 캠퍼스에는 세계 각국에서 모인 학생들이 강의실보다 연구실로 먼저 향한다. 독일 학생, 인도 학생, 중국 학생, 한국 학생이 하나의 연구팀을 이루어 차세대 배터리 소재를 분석하고, 인공지능 기반 제조공정을 시뮬레이션한다. 이들에게 독일은 단순히 학위를 받는 나라가 아니다. 연구가 산업으로 이어지고, 산업이 다시 세계시장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직접 배우는 현장이다.</p><p><br>한 국제학생은 이렇게 말했다.&nbsp;“독일에서 배우는 것은 교과서가 아니라 산업입니다. 연구실에서 시작한 아이디어가 몇 년 뒤 공장에서 제품이 되고, 세계시장으로 나가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nbsp;이 한마디는 독일이 세계 인재를 끌어들이는 이유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p><p><br>많은 사람들은 독일을 자동차와 기계산업의 나라로 기억한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폭스바겐, 지멘스와 보쉬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독일 산업을 상징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들은 어느 날 갑자기 탄생한 것이 아니다. 그 배경에는 수십 년 동안 축적된 교육과 연구, 산학협력, 그리고 인재를 중심에 둔 국가 전략이 있었다.</p><p><br>세계는 흔히 독일을 제조업 강국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독일의 진정한 경쟁력은 공장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아무리 최첨단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어도 그것을 설계하고 운영하며 혁신하는 인재가 없다면 제조업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 독일은 오래전부터 이 사실을 이해했고, 산업정책의 중심에 언제나 사람을 두었다.</p><p><br>독일 대학은 학생을 졸업시키는 곳이 아니라 산업을 성장시키는 출발점이다. 대학 연구실에서 시작된 기술은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막스플랑크 연구소 같은 세계적 연구기관을 거쳐 기업으로 이전되고, 기업은 다시 대학과 공동연구를 수행하며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다. 이 순환 구조 속에서 학생은 단순한 학습자가 아니라 미래 산업을 함께 설계하는 연구자가 된다.<br><br><b><span style="font-size: 17.3333px;"><span style="color: rgb(58, 50, 195);">● </span></span><span style="color: rgb(58, 50, 195);">독일을 대표하는 산업 경쟁력의 또 다른 축은 '미텔슈탄트(Mittelstand)'다</span></b><br>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대기업보다 주목받지 못하지만, 독일에는 각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수많은 중견·중소기업이 존재한다. 이들 기업은 특정 기술을 수십 년 동안 축적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고, 대학과 직업교육기관, 연구소와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전문인력을 지속적으로 양성해 왔다.</p><p><br>이러한 구조는 독일의 직업교육제도인 '듀얼 시스템(Dual System)'에서도 잘 드러난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이론을 배우는 동시에 기업 현장에서 실무를 경험한다. 졸업과 동시에 산업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업은 필요한 인재를 직접 육성하고, 학생은 교육과 취업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교육과 산업이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p><p><br>독일이 세계 각국의 학생들에게 매력적인 이유도 바로 이 점에 있다. 독일에서 배우는 것은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 자체다. 연구실에서 개발된 기술이 어떻게 특허가 되고, 기업으로 이전되며,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제품으로 발전하는지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이것이 독일이 제조업 강국으로 남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이며, 세계 인재들이 독일을 선택하는 가장 강력한 동기다.</p><p><br>오늘날 세계는 반도체와 인공지능, 바이오, 친환경 에너지를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독일은 여전히 같은 원칙을 지킨다. 기술은 사람이 만들고, 산업은 기술이 성장시키며, 국가경쟁력은 결국 사람에게서 시작된다는 믿음이다. 이 원칙은 시대가 변해도 흔들리지 않는 독일 산업의 가장 큰 자산이다.<br><br><b><span style="font-size: 17.3333px;"><span style="color: rgb(58, 50, 195);">● </span></span><span style="color: rgb(58, 50, 195);">독일은 어떻게 사람을 산업으로 연결하는가</span></b><br>독일의 인재 전략을 이해하려면 대학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대학과 연구소, 기업, 직업교육기관, 지방정부가 서로 역할을 나누면서도 하나의 산업 생태계처럼 움직이는 과정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독일 제조업의 경쟁력은 어느 한 기업이나 명문대학이 만들어낸 결과가 아니라, 지식이 기술로 이전되고 기술이 제품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설계된 연결망에서 나온다.</p><p><br>그 중심에 프라운호퍼협회가 있다. 독일의 대학이 기초학문과 장기 연구를 담당한다면,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대학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 전환하는 역할을 맡는다. 기업이 해결해야 할 생산공정과 소재, 자동화, 에너지, 인공지능 문제를 연구기관과 함께 풀고, 연구 결과를 특허와 시제품, 생산기술로 연결한다. 연구가 논문으로 끝나지 않고 산업현장에서 활용될 때까지 이어지는 것이다.</p><p><br>이 과정에서 학생과 젊은 연구자는 단순한 보조인력이 아니다. 기업이 실제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연구하고, 기술이 시장에서 어떤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지 경험한다. 대학에서 얻은 지식을 공장과 기업의 언어로 바꾸는 훈련을 받는 셈이다. 독일이 세계 인재들에게 매력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연구자는 자신의 연구가 산업과 사회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고, 기업은 필요한 기술과 인재를 연구단계부터 확보할 수 있다.</p><p><br>프라운호퍼의 강점은 연구기관이 산업과 가까이 있다는 데만 있지 않다. 연구비의 상당 부분을 기업과 공공 연구과제를 통해 확보하면서 시장이 요구하는 기술과 장기 국가전략을 동시에 추구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과 첨단제조, 에너지 전환, 양자기술, 디지털 인프라 등으로 연구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유럽 최초의 엑사스케일급 슈퍼컴퓨터를 활용하는 인공지능 공장 사업에도 프라운호퍼 기관들이 참여하고 있다. 독일은 전통 제조업의 강점을 지키는 데 머무르지 않고, 기존 제조역량을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는 방향으로 인재와 연구체계를 재편하고 있다.</p><p><br>미텔슈탄트 역시 독일 인재 생태계에서 빼놓을 수 없다. 독일의 중견·중소기업은 규모만 작은 기업이 아니다. 특정 부품과 장비, 소재, 생산기술에서 세계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기업이 많다. 이들은 대기업의 하청업체에 머무르지 않고 좁은 분야를 깊게 파고들어 세계적인 기술기업으로 성장했다. 독일 제조업의 저력은 대기업 몇 곳이 아니라 수천 개의 전문기업이 지역 곳곳에서 기술과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있다.</p><p><br>미텔슈탄트 기업의 경쟁력은 오랜 기술축적과 숙련인력에서 나온다. 한 기업이 특정 기계와 부품을 수십 년 동안 개발하면서 경험을 쌓고, 그 경험이 다시 다음 세대의 기술자에게 전달된다. 단기간의 비용 절감을 위해 생산을 모두 외부로 이전하기보다 핵심기술과 숙련인력을 지역 안에 남겨두는 기업문화가 강하다. 학생은 지역 학교와 직업교육기관에서 기술을 배우고, 기업은 학생을 장기간 훈련하며, 지방정부와 금융기관은 기업이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p><p><br>이러한 시스템은 독일의 듀얼 직업교육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학생은 교육기관에서 이론을 배우면서 일정 기간 기업현장에서 실제 업무를 수행한다. 기업은 단순히 완성된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필요한 인력을 교육과정부터 함께 육성한다. 학생 입장에서는 교육이 취업과 단절되지 않고, 기업 입장에서는 현장을 이해하는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p><p><br>독일의 직업교육을 단순히 기술자를 길러내는 제도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품질과 안전에 대한 책임, 공정 전체를 이해하는 태도를 함께 가르치는 산업문화에 가깝다. 대학을 나오지 않더라도 숙련기술자와 마이스터로 성장할 수 있고, 다시 후배를 교육하거나 기업을 창업할 수 있다. 학력과 직업의 위계보다 각자의 전문성을 산업 안에서 축적할 수 있도록 여러 경로를 열어두는 것이 독일 모델의 강점이다.<br>세계적인 자동차와 기계, 화학기업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제조업 생태계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과학자, 생산라인을 설계하는 엔지니어, 공정을 관리하는 기술자, 정밀부품을 만드는 숙련인력, 국제시장과 금융을 이해하는 경영자가 함께 성장해야 한다. 독일은 이 인력들을 서로 분리하지 않고 산업 안에서 연결해 왔다.</p><p><br>이 연결망은 국제학생에게도 열려 있다. 독일 대학의 외국인 학생은 빠르게 늘고 있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2024학년도 외국인 신입생은 14만5천100명으로 전년보다 10% 증가했다. 전체 신입생의 약 30%가 외국인이었고, 10년 전 22%보다 크게 높아졌다. 특히 공학 분야의 외국인 신입생은 12%, 수학·자연과학은 14% 증가했다. 2024·2025년 겨울학기 독일 대학의 외국인 학생은 49만2천600명으로 전년보다 5% 늘었다. 독일의 자국 학생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대학의 성장과 이공계 인재 공급을 국제학생이 상당 부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p><p><br>이 숫자는 독일이 국제학생을 대학의 부수적인 국제화 지표로 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독일의 젊은 인구와 자국 대학 진학 가능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외국인 학생은 대학과 연구소, 산업현장을 유지하는 중요한 인적 기반이 되고 있다. 독일의 고등교육 졸업자 가운데 이공계 전공 비중은 2024년 34%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국제학생 비중도 2016년 8%에서 2023년 13%로 상승해 같은 해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8%를 크게 웃돌았다. 독일의 인재 유치가 단순한 숫자 확대가 아니라 이공계와 산업인력 확보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p><p><br>독일이 국제학생을 끌어들이는 또 다른 힘은 선택 가능한 교육과정이다. 독일학술교류처의 2025·2026년 국제과정 목록에는 2천500개가 넘는 프로그램이 등록돼 있으며, 이 가운데 영어로만 진행되는 과정이 2천 개를 넘는다. 공학 분야와 수학·자연과학 과정도 폭넓게 개설돼 있다. 독일어를 완전히 익히기 전에도 국제학생이 연구와 산업 분야에 진입할 수 있도록 교육 진입장벽을 낮춘 것이다.</p><p><br>그러나 독일 모델을 지나치게 이상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독일도 숙련인력 부족과 인구 고령화, 행정절차, 언어 장벽, 주거난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국제학생이 대학에 입학하는 것과 졸업 후 독일 산업에 정착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기업이 요구하는 독일어 능력과 현장경험을 갖추지 못하면 취업으로 연결되기 어렵고, 중소도시와 지방기업은 세계 인재를 끌어들이는 데 대도시보다 불리하다.</p><p><br>독일이 주목받는 이유는 문제가 없어서가 아니다. 문제가 발생할 때 교육과 산업, 이민정책을 함께 조정하려 한다는 데 있다. 국제학생을 유치한 뒤 대학에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기업 인턴십과 연구 프로젝트, 취업과 체류제도를 연결해 산업인력으로 성장시킬 가능성을 열어둔다. 외국인 신입생 증가가 독일 학생 감소를 보완하고 있는 현실은 국제인재가 이미 독일 산업의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조건이 되었음을 보여준다.</p><p><br>독일의 경험은 대한민국에도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한국도 세계적인 대학과 연구소, 대기업과 중소기업, 우수한 제조기반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대학에서 배출된 인재가 기업과 연구소, 지역 중소기업으로 이동하는 과정은 여전히 매끄럽지 않다. 대학은 논문과 학위에 집중하고, 기업은 즉시 활용할 수 있는 경력자를 찾으며, 학생은 기업이 어떤 기술을 요구하는지 충분히 알지 못한 채 취업시장에 진입한다.</p><p><br>특히 중소기업은 필요한 기술인력을 구하지 못하고 있지만, 외국인 유학생과 연결되는 통로는 제한적이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인공지능, 바이오 분야에서 공부한 국제학생이 있어도 비자와 언어, 기업정보 부족으로 자신의 전공과 무관한 일을 선택하거나 졸업 후 한국을 떠나는 경우가 생긴다. 한국은 유학생을 늘리는 정책과 산업인력을 확보하는 정책을 별도로 추진해 왔다. 독일이 보여주는 가장 큰 교훈은 두 정책이 분리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p><p><br>한국이 독일 모델을 그대로 복제할 수는 없다. 독일의 미텔슈탄트와 직업교육은 오랜 역사와 지역기업문화 위에서 형성됐다. 그러나 원리는 배울 수 있다. 첫째, 대학의 연구를 기업의 문제와 연결해야 한다. 둘째, 학생이 졸업 전에 현장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산학협력을 일상화해야 한다. 셋째, 중소기업도 인재를 소비하는 곳이 아니라 직접 키우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넷째, 국제학생을 대학의 등록금 수입이 아니라 산업과 지역을 함께 살릴 인재로 바라봐야 한다.</p><p><br>대학과 기업이 공동으로 국제학생의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학생이 연구실과 기업을 오가며 기술을 익히며, 졸업 후에는 한국 기업이나 본국의 현지법인에서 경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에서 성장한 독일·유럽·아시아 학생이 귀국한 뒤에도 한국 기업과 연구기관의 협력자로 활동한다면, 그 관계는 취업을 넘어 연구와 투자, 수출로 이어질 수 있다.</p><p><br>독일 제조업의 경쟁력은 공장의 크기에서 나오지 않았다. 대학에서 시작된 지식이 연구소를 거쳐 기술이 되고, 기업에서 제품으로 성장하며, 숙련인력이 그 품질을 지켜내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이 과정에 국제학생과 외국인 연구자가 합류하면서 독일은 인구감소 속에서도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p><p><br>대한민국이 독일에서 배워야 할 것은 자동차나 기계기술만이 아니다. 사람을 교육하고, 그 사람을 연구와 기업에 연결하며, 다시 다음 세대의 인재를 키우게 하는 순환의 원리다.&nbsp;좋은 대학이 있다고 좋은 산업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좋은 기업이 있다고 인재가 저절로 모이는 것도 아니다. 대학과 연구소, 기업과 지역사회가 한 사람의 성장을 함께 책임질 때 비로소 지식은 산업이 된다.</p><p><br>독일은 공장을 먼저 세우고 사람을 찾지 않았다. 사람을 길러냈기 때문에 공장이 성장했고, 기술이 축적됐으며, 세계시장을 이끄는 기업이 탄생했다.<br><br><b><span style="font-size: 17.3333px;"><span style="color: rgb(58, 50, 195);">● </span></span><span style="color: rgb(58, 50, 195);">사람이 움직이면 지식이 이동한다</span></b><br>지식은 연구를 통해 기술이 되고, 기술은 숙련과 결합해 산업이 된다. 산업은 자본과 무역을 끌어들이고, 다시 새로운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한다. 독일 제조업의 진정한 경쟁력은 바로 이 순환을 멈추지 않았다는 데 있다.</p><p>&nbsp;</p><p>&nbsp;</p><p>소상공인포커스 / 서영현 기자 93olivia@naver.com&nbsp;</p>]]></description>
<dc:date>2026-10-28T10:03:45+09:00</dc:date>
<author><![CDATA[서영현 기자]]></author>
<category><![CDATA[이달의 현장르포]]></category>
</item>
<item>
<title><![CDATA[[Special Report | 글로벌 벤치마킹⑥] TSMC는 어떻게 세계 반도체 질서를 바꾸었는가]]></title>
<link>https://bizfocus.kr/news/newsview.php?ncode=1065578355564881</link>
<description><![CDATA[<table border="0" cellpadding="1" cellspacing="0" style="word-break: break-all; margin: 0px auto;" attr_no_border_tbl="1" class="__se_tbl" align="center" id="imgcap_39085"><tbody><tr><td style=""><img id="se_object_39085" class="__se_object" src="https://bizfocus.kr/news/data/20261022/p1065578355564881_798_thum.png" rwidth="920" rheight="613" imgqe="true"></td></tr><tr><td style="" class="_caption">▲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지 않는 기업이 세계 AI 시대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TSMC의 성공은 단지 공장을 많이 지었기 때문이 아니라, '설계'와 '제조'를 완벽히 분리하는 세계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분업 생태계를 직접 설계했기 때문이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사진=챗GPT)</td></tr></tbody></table><p>&nbsp;</p><p>&nbsp;</p><p>반도체를 직접 설계하지 않는 기업이 세계 AI 시대의 핵심이 되었다. TSMC의 성공은 공장을 많이 지었기 때문이 아니라, 세계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분업체계를 설계했기 때문이다.</p><p><br><b><span style="color: rgb(58, 50, 195);">● </span><span style="color: rgb(58, 50, 195);">모리스 창은 왜 ‘반도체를 설계하지 않는 회사’를 만들었는가</span></b><br>1980년대 중반 세계 반도체 산업은 미국과 일본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었다. 당시 대부분의 반도체 기업은 설계부터 생산,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수행하는 IDM(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 방식으로 운영됐다. 인텔,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모토로라, NEC, 도시바 등이 대표적인 기업이었다. 새로운 반도체를 개발하려면 설계 능력뿐 아니라 수십억 달러가 필요한 생산시설까지 직접 확보해야 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작은 기업이 시장에 진입하기에는 현실적인 장벽이 너무 높았다.</p><p><br>모리스 창은 이러한 산업 구조의 한계를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경험한 인물이었다. 미국 MIT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한 뒤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그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서 25년 이상 근무하며 반도체 산업의 성장 과정을 직접 지켜봤다. 생산기술과 경영을 모두 경험한 그는 뛰어난 설계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공장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며 기존 산업 구조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p><p><br>1985년 대만 정부는 해외에서 활동하던 모리스 창에게 귀국을 요청했다. 당시 대만은 ITRI를 중심으로 반도체 기술을 축적하고 있었지만, 이를 세계적인 산업으로 성장시킬 사업 모델은 아직 갖추지 못한 상황이었다. 모리스 창은 ITRI 원장으로 취임한 뒤 대만 반도체 산업을 면밀히 분석했고, 기존 기업들과는 전혀 다른 길을 선택했다.</p><p><br>그가 내린 결론은 단순했지만 혁신적이었다. “모든 기업이 반도체 공장을 가질 필요는 없다.”&nbsp;당시 이 생각은 매우 파격적이었다. 반도체 산업에서는 설계와 생산을 함께 보유하는 것이 당연한 상식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리스 창은 생산만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기업이 등장하면 설계기업은 연구개발에 집중할 수 있고, 생산기업은 공정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서로 더 큰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p><p><br>1987년 설립된 TSMC는 이러한 발상에서 출발했다. 회사는 자체 브랜드의 반도체를 개발하거나 판매하지 않았다. 오직 고객이 설계한 반도체를 최고의 품질로 생산하는 것만을 기업의 존재 이유로 삼았다. 당시에는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새로운 사업 모델이었지만, 훗날 세계 반도체 산업의 구조를 바꾸는 결정적 전환점이 되었다.</p><p><br><b><span style="color: rgb(239, 0, 124);">■	Decision Point</span></b><br>1987년, 모리스 창은 “우리는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선택했다.&nbsp;이 결정은 단순한 경영 전략이 아니었다. 설계기업은 공장을 직접 운영하지 않아도 되었고, 생산기업은 제조기술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 분업체계가 탄생했다. 오늘날 세계 수많은 팹리스 기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출발점도 바로 이 선택이었다.</p><p><br><b><span style="color: rgb(239, 0, 124);">■	Key Person</span></b><br>모리스 창(Morris Chang)<br>MIT 기계공학 전공<br>스탠퍼드대학교 전기공학 석사<br>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에서 25년 이상 근무<br>1985년 ITRI 원장 취임<br>1987년 TSMC 설립<br>세계 최초의 순수 파운드리(Foundry) 사업모델 정착</p><p><br><b><span style="color: rgb(239, 0, 124);">■	Timeline</span></b><br>1985년<br>모리스 창, 대만 귀국 및 ITRI 원장 취임<br>1986년<br>6인치 웨이퍼 기술 개발 및 사업화 준비<br>1987년<br>TSMC 설립<br>1990년대<br>세계 최초 순수 파운드리 모델 확산<br>2000년대<br>팹리스 기업 성장 가속화<br>2020년대<br>AI 반도체 시대의 핵심 생산기지로 도약</p><p><br><b><span style="color: rgb(239, 0, 124);">■	Global Data</span></b><br>2025년 고객사 : 534개<br>생산 제품 : 12,682종<br>연간 생산능력 : 12인치 웨이퍼 환산 1,700만 장 이상<br>임직원 : 9만 명 이상<br>첨단공정(7nm 이하) 매출 비중 : 74%<br>3nm 공정 매출 비중 : 24%<br>(자료 : TSMC Annual Report 2025)</p><p><br><b><span style="color: rgb(120, 32, 185);">※&nbsp;소상공인포커스 시사점</span></b><br>TSMC의 성공은 첨단 공장을 많이 보유했기 때문만이 아니다. 산업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꾼 것이 더 중요한 이유였다. 모든 기업이 모든 것을 직접 할 필요는 없다는 발상은 반도체 산업의 역할을 재정의했고, 설계기업과 생산기업이 각자의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생태계를 만들었다.</p><p><br>중소기업에도 같은 교훈이 적용된다. 모든 기술과 생산 역량을 혼자 확보하려 하기보다 자신만의 핵심 경쟁력을 중심으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할 때 더 큰 시장을 열 수 있다. 세계 산업은 규모보다 분업과 협력의 생태계를 통해 성장하고 있으며, TSMC는 그 흐름을 가장 먼저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p><p>&nbsp;</p><p>&nbsp;</p><p>소상공인포커스 / 서영현 기자 93olivia@naver.com&nbsp;</p>]]></description>
<dc:date>2026-10-27T10:59:07+09:00</dc:date>
<author><![CDATA[서영현 기자]]></author>
<category><![CDATA[소상공인 심층/기획]]></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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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CDATA[[희망 줌인] 구두 한 켤레를 되살리는 일…구두수선업의 기술과 서비스 가치]]></title>
<link>https://bizfocus.kr/news/newsview.php?ncode=1065587325219586</link>
<description><![CDATA[<p><b><span style="color: rgb(58, 50, 195);">◇ 손상보다 먼저 구조를 읽는다</span></b><br>수선 접수는 망가진 한 곳만 보고 끝나지 않는다. 밑창의 마모 방향, 굽의 기울기, 갑피의 갈라짐과 접힘, 봉제선, 안감, 접착 부위를 차례로 살핀다. 겉으로는 굽만 닳은 것 같아도 바닥의 균형이나 속 보강재 상태에 따라 작업 범위가 달라진다. 서울 종로구에서 30년째 구두를 고쳐 온 황병철(64)씨는 "굽만 갈아 달라던 구두도 뒤집어 보면 할 일이 따로 있다"고 했다. 겉감이 가죽인지 합성 소재인지, 코팅과 장식이 열과 약품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마감 방법을 정하는 단서다.</p><p><br>그다음은 고칠 수 있는 것과 기대할 수 있는 것을 나누는 단계다. 부품을 바꿔 기능을 되살릴 수 있는지, 흔적이 남는지, 뜯는 과정에서 주변 소재가 더 약해질 위험은 없는지 설명한다. '새것처럼 된다'는 약속보다 작업 뒤 무엇이 달라지고 어떤 한계가 남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쪽이 정확하다. 접수 때 좌우 상태와 손님이 불편을 느낀 지점을 적고 작업 전 외관을 확인해 두면 완성의 기준을 서로 맞추기 쉽다.<br> <br>&nbsp;</p><table border="0" cellpadding="1" cellspacing="0" style="word-break: break-all; margin: 0px auto;" attr_no_border_tbl="1" class="__se_tbl" align="center" id="imgcap_39064"><tbody><tr><td style=""><img id="se_object_39064" class="__se_object" src="https://bizfocus.kr/news/data/20261012/p1065587325219586_423_thum.jpg" rwidth="920" rheight="613" imgqe="true"></td></tr><tr><td style="" class="_caption">▲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구두수선 작업대에서 기술자가 가죽 구두의 상태를 살피는 장면. (사진 = 제미나이)</td></tr></tbody></table><p>&nbsp;</p><p><br><b><span style="color: rgb(58, 50, 195);">◇ 분해와 복원이 기술의 시간을 만든다</span></b><br>실제 공정은 세척, 기존 부품 제거, 접착면 정리, 재단과 성형, 접착이나 봉제, 압착과 건조, 연마, 색 맞춤, 마감으로 이어진다. 모든 구두가 이 순서를 따르지는 않는다. 오래된 접착제를 무리하게 떼면 갑피나 바닥이 상한다. 새 부품 두께가 달라지면 양쪽 높이와 착화감이 어긋난다. 어느 단계에서 멈추고 상태를 다시 볼지 정하는 판단이 손기술만큼 중요하다. 경기 의정부에서 구두수선집을 하는 송기태(58)씨는 "손이 빠른 것보다 어디서 손을 멈추고 다시 들여다볼지 아는 게 기술"이라고 말했다.</p><p><br>작업대의 가치는 마지막 광택에만 있지 않다. 뜯어낸 면을 고르게 다듬는 준비, 접착제가 제 힘을 낼 때까지 기다리는 건조, 좌우 균형을 맞추는 미세 조정은 완성품만 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 가격을 부품값으로만 설명하면 서비스의 핵심이 빠진다. 진단과 분해, 재료 준비, 작업 대기, 마감, 재작업 위험까지 어떤 공정이 필요한지 보여주면 손님도 비용과 기간을 구체적으로 이해한다. 황병철씨는 "손님은 광 낸 모습만 보지만 시간은 그 전에 다 들어간다"고 했다.<br> <br>&nbsp;</p><table border="0" cellpadding="1" cellspacing="0" style="word-break: break-all; margin: 0px auto;" attr_no_border_tbl="1" class="__se_tbl" align="center" id="imgcap_39065"><tbody><tr><td style=""><img id="se_object_39065" class="__se_object" src="https://bizfocus.kr/news/data/20261012/p1065587325219586_394_thum.jpg" rwidth="920" rheight="613" imgqe="true"></td></tr><tr><td style="" class="_caption">▲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구두 밑창과 교체용 소재를 맞춰보는 손을 표현한 장면. (사진 = 제미나이)</td></tr></tbody></table><p>&nbsp;</p><p><br><b><span style="color: rgb(58, 50, 195);">◇ 고치는 기준을 서비스로 만든다</span></b><br>구두수선의 서비스 가치는 무엇이든 다 고치는 데 있지 않다. 구조가 이미 약해 안전하게 신기 어렵거나 수선비가 손님의 선택과 맞지 않으면, 이유를 설명하고 맡지 않는 것도 판단이다. 반대로 통째로 바꾸기보다 부분 보강이 맞는 경우라면 어떤 환경에서 신을지, 어떻게 관리할지를 함께 알려준다. 송기태씨는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먼저 말씀드린다"고 했다.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분명히 가르는 태도가 결과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줄인다.</p><p><br>가게 운영에서는 소재별 작업 기준, 자주 쓰는 부품 규격, 접착·건조 조건, 완성 검사 항목을 적어 두는 일이 숙련의 바탕이 된다. 접수표와 작업표를 이어 두면 누가 맡든 손님의 요청과 실제 조치가 끊기지 않는다. 수선 전후 사진을 쓸 때는 손님 물건이라는 점을 감안해 동의를 받고 식별 정보가 드러나지 않는지 살핀다. 접수 기록과 완성 검사 항목이 연결되면 작업 결과와 남은 한계를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인도 날짜와 확인 항목도 함께 남긴다. 구두를 돌려줄 때는 맡긴 구성품이 다 있는지 확인하고, 바로 신어도 되는지 더 말려야 하는지처럼 다시 신기 위한 조건을 분명히 전한다.</p><p>&nbsp;</p><p>&nbsp;</p><p>소상공인포커스 / 이경희 기자 leegh0224@bizfocus.kr&nbsp;</p>]]></description>
<dc:date>2026-10-27T10:28:58+09:00</dc:date>
<author><![CDATA[이경희 기자]]></author>
<category><![CDATA[소상공인24]]></category>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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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CDATA[[Special Report | Global Talent Bridge ⑥] 몽골 청년은 왜 한국을 선택하는가]]></title>
<link>https://bizfocus.kr/news/newsview.php?ncode=1065578052214459</link>
<description><![CDATA[<table border="0" cellpadding="1" cellspacing="0" style="word-break: break-all; margin: 0px auto;" attr_no_border_tbl="1" class="__se_tbl" align="center" id="imgcap_39084"><tbody><tr><td style=""><img id="se_object_39084" class="__se_object" src="https://bizfocus.kr/news/data/20261022/p1065578052214459_664_thum.png" rwidth="920" rheight="613" imgqe="true"></td></tr><tr><td style="" class="_caption">▲ 세계적인 핵심광물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몽골과 대한민국의 협력도 자원개발 중심에서 전문인력 양성과 산업기술 축적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풍부한 광물자원을 보유한 몽골이 장기적인 국가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원광 수출 중심의 산업구조를 넘어 정제·가공 기술과 환경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뒷받침할 전문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사진=챗GPT)</td></tr></tbody></table><p>&nbsp;</p><p>&nbsp;</p><p>늦가을 오후, 전북대학교 자원공학 실험실. 모니터에는 몽골 남고비 사막의 지질 단면도가 펼쳐져 있었다. 화면을 바라보던 한 몽골인 대학원생은 구리 광맥의 구조를 분석하며 한국인 교수와 토론을 이어갔다. 그의 연구 주제는 광석을 얼마나 많이 채굴할 것인가가 아니었다. 채굴 이후 어떻게 정제하고, 환경을 보전하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연결할 것인가였다.</p><p><br>잠시 휴식시간이 되자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nbsp;"왜 한국을 선택했습니까?"&nbsp;그는 잠시 생각한 뒤 이렇게 답했다.&nbsp;"몽골에는 광물이 많습니다. 하지만 광물을 산업으로 만드는 경험은 아직 부족합니다. 저는 광산을 배우러 온 것이 아니라 산업을 배우러 왔습니다."&nbsp;짧은 대답이었지만 그 한 문장은 오늘날 몽골이 직면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p><p><br>많은 사람들은 몽골을 떠올리면 끝없이 펼쳐진 초원과 게르, 그리고 풍부한 광물자원을 먼저 생각한다. 실제로 몽골은 세계적인 구리와 석탄, 희토류, 몰리브덴, 형석 등의 매장량을 보유한 자원부국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공급망 재편과 핵심광물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몽골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nbsp;그러나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광물이 많기 때문만은 아니다.&nbsp;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br><br><b><span style="color: rgb(58, 50, 195);">● </span><span style="color: rgb(58, 50, 195);">그 광물을 누가 산업으로 만들 것인가.</span></b><br>광산은 기계가 개발할 수 있다. 제련공장도 자본이 있으면 세울 수 있다. 그러나 광산을 친환경적으로 운영하고, 광물을 첨단소재로 가공하며, 글로벌 공급망 속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자원은 땅속에 묻혀 있지만 산업은 사람의 머릿속에서 시작된다.</p><p><br>세계은행은 몽골 경제를 분석하며 의미 있는 표현을 사용했다. 몽골의 지속 가능한 성장은 '광산에서 두뇌로(Mines to Minds)' 전환하는 데 달려 있다는 것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몽골은 풍부한 광물 덕분에 높은 경제성장을 경험했지만, 원광 수출 중심의 산업구조만으로는 장기적인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광산이 국가에 부를 가져다줄 수는 있지만, 미래를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는 의미다.</p><p><br>이러한 분석은 대한민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nbsp;한국은 자원이 거의 없는 나라였다. 그러나 교육과 기술, 제조업, 연구개발에 투자하면서 세계적인 산업국가로 성장했다. 반대로 몽골은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이제는 그 자원을 어떻게 산업으로 연결할 것인가라는 새로운 과제를 안고 있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두 나라가 지금 '사람'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다시 만나고 있는 것이다.</p><p><br>최근 한국에서 공부하는 몽골 유학생이 빠르게 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학위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다. 한국이 걸어온 산업화 과정과 연구개발 시스템, 기업과 대학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배우기 위해서다. 특히 자원공학, 지질학, 환경공학, 기계공학, 도시교통, 보건의료 분야를 선택하는 학생들은 한국의 경험을 몽골의 미래와 연결하려는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p><p><br>이들은 졸업장을 들고 귀국하는 학생이 아니다. 앞으로 몽골의 광산을 설계할 엔지니어이며, 도시철도를 구축할 기술자이고, 병원을 운영할 의료전문가이며, 디지털 행정을 구축할 정책전문가가 될 가능성이 높은 미래 인재들이다.&nbsp;대한민국은 지금까지 몽골을 자원협력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p><p><br>광산보다 먼저 사람을 이해해야 한다.&nbsp;광물을 계약으로 확보하는 시대는 오래가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만들어진 신뢰는 수십 년 동안 산업을 연결한다. 오늘 한국 대학에서 연구하는 한 명의 몽골 학생은 10년 뒤 몽골 정부의 자원정책을 설계하는 전문가가 될 수도 있고, 한국 기업과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책임자가 될 수도 있다.</p><p><br>이처럼 한 사람의 성장은 한 나라의 산업과 다른 나라의 기술을 연결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된다.<br>세계는 지금 핵심광물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경쟁은 광산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그 광산을 미래 산업으로 전환할 사람을 확보하는 데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대한민국과 몽골의 협력은 새로운 의미를 갖기 시작한다.<br><br><b><span style="font-size: 17.3333px;"><span style="color: rgb(58, 50, 195);">● </span></span><span style="color: rgb(58, 50, 195);">자원은 풍부하지만 사람은 충분한가</span></b><br>몽골 경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광물경제'라는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몽골 수출에서 광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며, 국가 재정과 외화 수입도 국제 원자재 가격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구리 가격이 오르면 경제가 성장하고, 가격이 하락하면 국가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다.</p><p><br>문제는 광물을 많이 보유했다고 해서 반드시 산업강국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nbsp;세계에는 자원이 풍부하지만 경제가 성장하지 못한 나라가 적지 않다. 반대로 자원이 거의 없지만 세계적인 제조업과 첨단기술 국가로 성장한 나라들도 있다. 결국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것은 자원의 양이 아니라 자원을 활용하는 사람의 역량이다.</p><p><br>몽골 정부도 이러한 현실을 인식하고 있다. 최근 광물 개발과 함께 지질조사, 광산 안전, 환경복원, 제련기술, 핵심광물 가공, 국제금융, 물류 분야의 전문인력 양성을 국가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공부하는 몽골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배경 역시 여기에 있다.</p><p><br>몽골 정부는 이미 이러한 현실을 국가 전략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광물을 더 많이 캐는 것이 아니라 광물을 더 높은 부가가치를 가진 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국가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인식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최근 한국과 몽골이 추진하는 다양한 인재양성 사업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p><p><br>대표적인 사례가 핵심광물 전문인력 양성사업이다. 한국과 몽골은 광업협력을 단순한 자원개발 사업으로 접근하지 않고, 광산개발부터 탐사, 제련, 환경복원, 안전관리까지 담당할 엔지니어를 함께 양성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교육협력이 아니다. 앞으로 20~30년 동안 양국 광물산업을 함께 이끌어 갈 전문가를 공동으로 육성하는 장기 투자에 가깝다.</p><p><br>이러한 접근은 기존 자원외교와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nbsp;과거의 자원외교는 계약을 중심으로 움직였다. 어느 기업이 광산 개발권을 확보할 것인지, 어느 국가가 공급권을 갖게 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관심사였다. 그러나 오늘날 핵심광물 경쟁은 계약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탐사기술을 이해하는 지질전문가, 국제 환경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기술자, 제련공정을 운영할 엔지니어, 국제금융을 이해하는 투자전문가가 함께 움직여야 하나의 공급망이 완성된다.</p><p><br>결국 광산을 운영하는 것은 장비가 아니라 사람이다.&nbsp;이 점에서 몽골 청년들이 한국에서 배우는 경험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한국 대학에서 자원공학을 공부한 학생은 단순히 채굴기술만 배우는 것이 아니다. 광산의 경제성을 분석하는 방법, 환경영향을 최소화하는 운영방식, 기업과 연구기관이 협력하는 시스템, 그리고 국제시장과 연결되는 공급망의 구조까지 함께 경험하게 된다.</p><p><br>울란바토르 도시철도 전문인력 양성사업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지하철 건설을 하나의 건설 프로젝트로 생각한다. 그러나 도시철도는 토목기술만으로 운영되지 않는다. 차량기술, 신호체계, 전력공급, 정보통신, 도시계획, 운영관리 등 수십 개 분야의 전문인력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p><p><br>한국에서 교육을 받은 몽골 교수와 학생들이 귀국해 다시 후배를 양성하기 시작하면, 한 번의 교육은 한 세대의 기술축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것이 바로 사람을 중심으로 한 산업협력이다.</p><p><br>의료 분야도 마찬가지다. 최근 한국과 몽골은 암 진단과 치료, 병원 운영, 의료인력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히 병원을 지어주는 것이 아니라 의사와 간호사, 의료기술자, 병원행정 전문가를 함께 육성하는 방향으로 협력이 발전하고 있다. 의료기술은 장비보다 사람이 먼저 성장해야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p><p><br>캐시미어 산업 역시 흥미로운 사례다. 몽골은 세계적인 캐시미어 생산국이지만 상당수는 원료 형태로 수출된다. 반면 한국은 디자인과 품질관리, 브랜드 개발, 글로벌 유통 경험을 갖고 있다. 만약 한국에서 공부한 몽골 청년들이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귀국해 디자인과 브랜드, 전자상거래를 결합한다면, 몽골은 단순한 원료 수출국이 아니라 고부가가치 소비재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갖게 된다.</p><p><br>이처럼 한 명의 유학생이 배우는 기술은 개인의 경력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사람이 귀국한 이후 기업을 만들고, 연구소를 운영하며, 정부 정책에 참여하고, 한국 기업과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되면 한 사람의 경험은 국가 간 산업협력으로 확대된다.</p><p><br><b><span style="font-size: 17.3333px;"><span style="color: rgb(58, 50, 195);">● </span></span><span style="color: rgb(58, 50, 195);">지금은 ‘유학생’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span></b><br>그들은 미래의 엔지니어이며, 연구자이고, 기업인이며, 정책전문가다. 더 나아가 대한민국과 몽골을 연결하는 경제 네트워크의 핵심 구성원이다.&nbsp;세계는 지금 핵심광물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공급망을 오래 유지하는 나라는 광산을 많이 확보한 나라가 아니라 사람을 많이 확보한 나라다. 아무리 우수한 광산이라도 그것을 운영할 전문인력이 부족하면 안정적인 공급망은 만들어질 수 없다. 반대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면 새로운 기술과 투자, 공동연구가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산업생태계는 더욱 견고해진다.</p><p><br>대한민국이 몽골과 협력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광물을 사 오는 관계는 시장가격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다. 그러나 함께 공부하고 함께 연구하며 함께 성장한 인재 네트워크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계약보다 오래가고, 외교보다 깊으며, 일시적인 투자보다 훨씬 큰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낸다.</p><p><br>따라서 앞으로 한·몽 협력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어야 한다. 광산은 산업의 출발점일 뿐이다. 그 광산을 미래산업으로 바꾸는 것은 결국 사람이며, 사람을 키우는 교육과 연구가 두 나라의 새로운 경제지도를 그려 나갈 것이다.</p><p>&nbsp;</p><p>&nbsp;</p><p>소상공인포커스 / 서영현 기자 93olivia@naver.com&nbsp;</p>]]></description>
<dc:date>2026-10-26T11:54:08+09:00</dc:date>
<author><![CDATA[서영현 기자]]></author>
<category><![CDATA[이달의 현장르포]]></category>
</item>
<item>
<title><![CDATA[[소상공인 줌인] 연말 자금 공백, 10월에 먼저 본다…주별 현금흐름표 작성법]]></title>
<link>https://bizfocus.kr/news/newsview.php?ncode=1065587118853239</link>
<description><![CDATA[<p><span style="font-size: 13pt; color: rgb(58, 50, 195);"><b>◇ 손익과 통장 흐름을 분리한다</b></span></p><p>현금흐름표는 장사가 남는지를 따지는 손익표와 하는 일이 다르다. 물건이 팔려도 카드나 온라인 주문 대금은 나중에 정산돼 들어올 수 있고, 이미 사들인 재료값은 약속한 날에 빠져나간다. 예상 매출을 판매일에 모두 현금으로 적으면 실제 통장 잔액보다 낙관적인 그림이 나온다. 입금은 정산 내역과 계약에서 확인한 예정일에, 지출은 청구서와 납부 일정에 맞춰 주별 칸에 넣는다. 미수금은 "받을 권리"와 "당장 쓸 수 있는 돈"을 나눠 적는다. 이미 결제했지만 아직 빠져나가지 않은 금액도 예정 지출에서 빼먹지 않는다. 경기 김포에서 8년째 떡집을 하는 오미란(52)씨는 "장부엔 매출이 찍혀 있는데 통장엔 돈이 없어서 재료 대금 날 애를 먹은 적이 있다"고 했다.</p><p><br>표 맨 윗줄엔 그 주 초에 쓸 수 있는 잔액을 둔다. 그 아래로 확정된 입금과 들어올 가능성이 있는 입금을 나눈다. 지출은 세 갈래다. 임차료·급여처럼 날짜가 정해진 항목, 매입처럼 판매와 함께 움직이는 항목, 수리나 교체처럼 생길지 모르는 항목이다. 마지막 줄엔 주말 예상 잔액과 다음 주로 넘길 금액을 적는다. 사업 자금과 개인 생활비가 섞여 있다면 오간 내역을 따로 표시해 영업에서 생긴 흐름이 가려지지 않게 한다.<br> <br>&nbsp;</p><table border="0" cellpadding="1" cellspacing="0" style="word-break: break-all; margin: 0px auto;" attr_no_border_tbl="1" class="__se_tbl" align="center" id="imgcap_39062"><tbody><tr><td style=""><img id="se_object_39062" class="__se_object" src="https://bizfocus.kr/news/data/20261012/p1065587118853239_336_thum.jpg" rwidth="920" rheight="613" imgqe="true"></td></tr><tr><td style="" class="_caption">▲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점주가 주간 일정과 지출 자료를 함께 정리하는 장면. (사진 = 제미나이)</td></tr></tbody></table><p>&nbsp;</p><p><br><b><span style="color: rgb(58, 50, 195);">◇ 매출이 아니라 정산일을 따라 적는다</span></b><br>입금 일정은 결제수단별, 거래처별로 확인한다. 휴일이나 취소·환불, 보류된 거래는 정산 날짜를 바꿀 수 있다. 최근 명세와 현재 계약 조건을 근거로 적되, 확정되지 않은 금액은 따로 둔다. 외상 거래는 약속한 지급일만 적지 말고 늦어질 가능성도 표시한다. 들어올 것 같은 돈을 이미 들어온 돈처럼 쓰면 한 건이 늦어지는 순간 뒤의 납부가 줄줄이 흔들린다.</p><p><br>지출도 한 달 평균을 주 수로 나눠 적지 않는다. 실제로 빠져나가는 날에 전액을 놓아야 잔액이 얇아지는 주가 보인다. 세금과 공과금, 보험료, 장비 할부, 거래처 대금처럼 목적과 납부 근거가 다른 항목은 한데 묶지 않는다. 금액과 시기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 예상 범위를 두고 보수적인 값을 따져 본다. 세무사 권민석씨는 "현금흐름표는 미래를 맞히는 문서가 아니라 틀릴 수 있는 가정을 눈에 보이게 꺼내 놓는 문서"라고 말했다.<br> <br>&nbsp;</p><table border="0" cellpadding="1" cellspacing="0" style="word-break: break-all; margin: 0px auto;" attr_no_border_tbl="1" class="__se_tbl" align="center" id="imgcap_39063"><tbody><tr><td style=""><img id="se_object_39063" class="__se_object" src="https://bizfocus.kr/news/data/20261012/p1065587118853239_916_thum.jpg" rwidth="920" rheight="613" imgqe="true"></td></tr><tr><td style="" class="_caption">▲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점주가 메모카드와 계산기로 입출금 일정을 배열하는 장면. (사진 = 제미나이)</td></tr></tbody></table><p>&nbsp;</p><p><br><b><span style="color: rgb(58, 50, 195);">◇ 부족 주간을 찾으면 행동 순서를 정한다</span></b><br>예상 잔액이 가게를 돌리는 데 필요한 바닥선 아래로 떨어지는 주가 보이면 먼저 숫자부터 다시 확인한다. 빠진 지출은 없는지, 입금이 두 번 잡히지 않았는지, 정산이 보류될 가능성은 없는지 본다. 그다음 발주 시기와 수량, 미리 쓰려던 비용, 거래처와 맞출 수 있는 결제 일정을 따진다. 계약이나 납부 의무를 일방적으로 미루는 건 해법이 아니다. 조건을 바꿔야 한다면 상대방과 확인하고, 금융비용이 생기는 선택은 갚을 수 있는지와 전체 비용을 따져야 한다.</p><p><br>매주 실제 잔액을 넣어 예상과 비교한다. 차이가 판매량 때문인지, 정산 시점 때문인지, 예상 못 한 지출 때문인지 이유를 적어 두면 다음 표가 더 정확해진다. 틀린 전망을 감추려고 숫자를 덮어쓰지 말고, 당시의 가정과 고친 값을 함께 남긴다. 표를 보는 날과 통장 잔액의 기준 시각을 정해 두면 비교 조건이 흔들리지 않아 착시가 줄어든다. 권민석 세무사는 "사업 형태와 세무 처리가 얽힌 항목은 장부에 임의로 분류하지 말고 세무·회계 담당자에게 확인하는 게 좋다"고 했다. 주별 현금흐름표의 쓸모는 연말 매출을 낙관하는 데 있지 않다. 돈이 모자랄 수 있는 때를 미리 찾아 선택할 시간을 버는 데 있다.</p><p>&nbsp;</p><p>&nbsp;</p><p>소상공인포커스 / 이지원 기자 leejy0501@daum.net&nbsp;</p>]]></description>
<dc:date>2026-10-26T09:25:58+09:00</dc:date>
<author><![CDATA[이지원 기자]]></author>
<category><![CDATA[소상공인24]]></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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